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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운하 계획 '백지화'하라"

[그대로 흐르게 하라 ③] 지역 주민 반대 운동 확산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경부운하. 녹색연합은 경부운하 백지화를 위한 녹색 순례의 대장정에 올랐다. 낙동강 하구에서 출발하여 서울 한강까지 530㎞ 경부운하 예정 지역을 발로 걸으면서 운하 실체를 확인한다. 3월 12일부터 21일까지 양산 물금, 창원 대산 강변 여과 취수장, 대구 도동서원, 달성습지, 해평습지, 속리산국립공원 화양구곡, 문경 고모산성, 충주댐, 여주 남한강 등을 살펴본다. 그 길을 <프레시안>과 녹색연합 공동 연재 기사를 통해 8회에 걸쳐 싣는다.

"경부운하, 부산 시민은 떨고 있다"
"바로 이게 경부운하의 실체다"

▲괴산 지역 농민·시민 165명은 18일 '운하백지화괴산군민행동'을 발족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운하 사업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운하 예정 지역 주민이 운하 사업 반대 운동에 나서기 시작한 것. ⓒ녹색연합

총선을 앞둔 시점에 운하 예정 지역의 주민이 한반도 대운하 반대 운동에 나섰다.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 중심의 반대 운동에서 운하 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을 지역 주민이 직접 들고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첫 포문을 연 이들은 한강과 낙동강, 경부운하와 금강운하가 연결되는 곳에 자리 잡은 충청북도 괴산 군민이었다.

괴산 지역 농민·시민 165명은 18일 괴산군민회관에서 '운하백지화괴산군민행동'을 발족하고, 창립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운하 건설로 절단나게 될 국토의 아픈 현실을 가슴으로 흐느끼며 농사철인데도 운하 반대에 나서게 됐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대개 운하 사업 예정 지역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운하 건설에 지지를 보냈다. 운하 사업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탓이었다. 그러나 괴산국민행동은 운하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들은 이미 인근 석산 개발로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우리는 석산 개발 후 부작용을 경험했다. 석산을 개발하면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들었는데 오히려 가재를 잡던 하천에 토사가 쌓이는 등 환경 파괴가 석산 개발의 결과였다. 운하 추진 측에서 주장하는 장밋빛 환상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충주댐 건설 후 발생한 환경 변화 역시 괴산 군민이 운하 반대 운동에 나서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재화 괴산친환경농민연합회 회장은 "충주댐이 생긴 후 오전 9시 30분, 10시나 돼야 해를 볼 수 있게 되었다"며는 "한강에서 낙동강까지 운하가 뚫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창립 대회가 끝난 후 거리 행진을 하며 운하 반대 여론 조성에 나섰다. 이들은 수십여 개의 만장과 피켓을 들고 군민회관에서 괴산군청까지 행진했다. 10살이 채 안 된 어린이부터 70대 이상 노인까지 다양한 세대의 사람이 함께 걸었다. 축제였다. 괴산 지역 주민의 움직임에는 자심감이 넘쳤다.

괴산 이외에도 운하 예정 지역을 중심으로 '주민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우선 이날 경기환경연합, 경기여성단체연합 등 경기 지역 54곳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팔당 상수원을 위협하는 운하백지화경기행동'이 경기도청 앞에서 발족식을 갖고 운하 반대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지자체 차원에서 운하 사업에 적극 찬성하는 대구에서도 지난 3월 14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대구경북운하백지화국민행동본부'가 발족했다. 대구경북행동본부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일부 지역 언론이 경부운하의 타당성은 검증하지 않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단순 논리로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성토했다.

19일 오전 충북 충주시 중앙탑 공원에서는 경기도 여주·이천·양평, 강원도 원주, 충북 충주·제천·괴산 등 7개 시·군 지역의 7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남한강을 사랑하는 3도 사람들' 발족을 알리는 기자 회견이 열렸다. 이 단체는 앞으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강의 중요성과 강과 생활관의 관계를 알리는 등 '강'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총선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운하 반대 운동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번 총선을 한반도 대운하를 추진하는 분수령으로 삼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 주민 사이에서 운하 반대 운동이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 총선은 물론 운하 사업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종교인 순례단 이필완 목사, "한반도 대운하, 진실을 똑바로 보자"

한반도 대운하에 본격적인 제동을 걸며 제일 먼저 현장으로 뛰어든 이들은 종교인들이었다. 지난 2월 11일 한강 하구 김포 애기봉에서 출발한 '종교인 생명평화 100일 순례단'은 3월 19일 현재 36일째 경부 운하 전 구간을 도보로 걸음 순례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4월 1일 낙동강 하구 을숙도에 도착한다.

이들은 4월 1일 부산에 도착하면 1차 경부운하 순례를 마치게 된다. 그 후 바로 목포로 넘어가서 영산강에서 다시 서울까지 걸어 올라갈 계획이다. 3월 16일 경북 구미시 동락공원에서 '생명의 어머니이신 강을 모시기 위한 2008 문화예술인 축전'이 열렸다. 그 자리에서 종교인 순례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이필완 목사를 만났다. 그간의 행보 속에 얼굴이 많이 그을린 모습이었다.

▲'종교인 생명평화 100일 순례단'을 이끌고 경부운하 전 구간을 걷고 있는 이필완 목사. ⓒ녹색연합

- 순례를 시작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


"한반도 대운하의 찬반을 따지기보다 우선 성찰하자, 현장 구석구석을 살펴보자. 그리고 재고하자, 이런 참회와 성찰이 첫 번째 이유였다."

- 종교인 순례단이 걸어본 강은 어떠했는가?

"김포 애기봉에서 출발해 서울 한강의 장엄함을 보고, 양평의 자갈밭과 남한강, 문경새재를 지나 상주, 구미에 이르기까지 넓게 펼쳐진 금빛 모래를 보았다. 운하를 만들려는 사람은 남한강, 낙동강 전체의 이 금빛 모래를 돈으로, 골재로 본다.. 낙동강 유역의 살아있는 습지와 모래사장을 팔아먹을 땅으로 본 거다."

- 길을 걸으면서 느낀 점은?

"처음 시작할 때 경부운하의 찬반을 따지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문경새재를 넘어서면서 모두 확실히 깨달았다. 서울대 교수들은 경부운하를 보고 구사일생(九死一生)이라 했지만, 우리는 이것이 '구십구사일생(九十九死一生)'이라고 생각한다. 생명이 깃든 모든 것을 죽이고 운하 하나를 살리자고 하는 것이다."

-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

"사람들이 운하의 진실을 똑바로 바라봐야 한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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