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의 영향인가. 같은 제작사가 만든 특수효과 영화 <10,000 BC>가 우스운 한국 제목에도 불구하고 첫주 개봉에서 흥행몰이를 했다. 한국영화 제목의 발음은 '기원전 만년'이나 적어도 '비씨 만년'이 아니라 그냥 '만 비씨'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만 비씨가 뭐냐 만 비씨가'라는 비아냥이 흘러 다녔지만 오히려 그것이 입소문에 도움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믿거나 말거나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전국 3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돼 50만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10,000 BC>처럼 지난 주는 전작의 도움을 받은 작품이 또 한편 괜찮은 흥행성적을 냈다. 바로 <스탭 업2>다. 단순한 청춘 로맨스물임에도 불구하고 '속시원하고 가슴 뚫리는' 느낌의 '춤바람'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전작 <스탭 업>이 인기를 모은 바 있고, 대동소이한 내용이지만 전작 이상의 '춤솜씨'를 뽐낸다는 소문에 <스탭업2>도 인기를 모았다. 전국 35만선. 쏠쏠한 재미를 맛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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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화가 잇따라 관객들을 채감에 따라 31일동안 줄곧 정상을 차지해 오던 <추격자>가 갑작스럽게 3위로 밀렸다. 그러나 이 영화의 고른 흥행세는 지칠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어서 지난 주말을 경유하면서 412만 정도의 관객을 모았으며 앞으로도 이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요즘의 극장가는 한마디로 '추격자판'인 셈이다.이 영화 한편이 한국영화판을 살릴 수 있을까.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 1위인 <10,000 BC>에서 3위인 <추격자>까지를 제외하면 나머지 4위~10위의 작품들은 관객들을 '이삭줍기'한 것에 그쳤기 때문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보석줍기'라고 하겠지만. 청춘스타 차태현이 주연을 맡은 <바보>는 전국 100만선을 넘볼 수 있을지 다음 주 결과가 주목된다. 2년 가까이 개봉이 늦춰진 작품인 것에 비하면 꽤나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바보>에 비해, 온갖 TV 버라이어티 쇼에 남녀 주인공인 이천희와 한지혜를 내보내며 '방정'을 떨었음에도 불구하고 <허밍>의 개봉성적은 초라하기 이를데 없다. 이럴려고 그렇게까지 야단법석이었는지, 제작사나 마켓팅사나 좀 자성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칼레드 호세이니의 동명 원작소설을 마크 포스터 감독이 만든 <연을 좇는 아이>의 성적은 참담하다. 전국 9천명 수준. 우리 영화계 수준을 보여주는 대목인 것 같아 마음이 심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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