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MB계 '권력투쟁', 이상득 갈등으로 표면화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MB계 '권력투쟁', 이상득 갈등으로 표면화

'靜中動' 이재오-정두언, 행동개시?

'친이 대 친박' 갈등이 줄기를 이뤄 온 한나라당에 새로운 갈등 전선이 형성됐다. 표면적으로 '노령 중진 의원 물갈이'로 보였던 이상득 국회 부의장(73. 5선)에 대한 공천배제 논란의 배경은 이명박계 내부의 파워게임이 숨어있다는 것. 이는 권력 핵심부의 균열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와 파장이 적지 않다.

28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 회의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로 격론이 오갔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이 부의장의 공천배제를 주장한 공심위원은 강혜련 교수와 김애실 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교수는 17대 총선에서도 한나라당 공심위원을 맡았는데, 당시에도 '물갈이'를 적극 주장했던 인물이다.

'이상득 vs 이재오'

김애실 의원은 처음부터 '이명박계'로 분류되던 인물. 그런 김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 부의장의 공천배제를 주장했다는 것이 언뜻 납득이 안 된다. 그러나 김 의원이 이명박계의 좌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재오 의원 측 인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논란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바로 이명박계 내에서 '이상득 대 이재오'의 대립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투표 중 박재완 의원(왼쪽)과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와 같은 분석의 근거는 대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 관계자는 "대선 막판 이재오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당시 이재오 의원을 뜯어 말린 쪽이 이 부의장이었다"며 "당시 모양새는 '중재'였지만, 이 의원이 최고의원직을 내놓고 사실상 내몰린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말했다. 그 당시부터 둘 사이의 균열이 감지됐다는 얘기다.

이런 흔적은 최근 '조각 파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장관 인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은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권력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재오 의원은 김경한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의 재산을 보고 놀랐다. 공직에 들어가 재산이 공개되면 국민정서상 '돈 많은 사람들만 장관 하나'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고 장관 인선 전체를 정면으로 비난했다. 이 의원의 내각 비판은 곧 이를 주도한 박 비서관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정두언'

정두언 의원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정 의원은 최근 홈페이지에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정부 인선이나 한나라당 공천은 총선에서 압승한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 역시 당 내의 이 부의장과 청와대의 박 비서관 측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당 주변에서는 "이재오 의원과 정두언 의원이 손을 잡았다"는 얘기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정 의원이 강혜련 교수를 포섭했다"는 소문까지 들린다.

이들이 '이상득 공천배제'라는 카드를 꺼내 들고 강하게 나올 수 있는 것은 '명분'에서도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과제가 '개혁 공천'임을 감안할 때 '물갈이' 요구는 효과적인 무기일 뿐 아니라, 명분도 챙길 수 있는 카드다. '집안 싸움'에 대한 비난도 피해갈 수 있다. 이것이 '명분'의 힘이다.
▲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재오(왼쪽), 정두언 의원. ⓒ뉴시스

또 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수도권 지역 소장파 의원들을 '개혁'이라는 깃발 아래 결집시키면 영남권 다선 중진들을 제압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게다가 '영남 다선 중진'이 많은 박근혜계를 견제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박근혜계가 '이상득 물갈이'에 부정적인 건 그런 맥락에서 동병상련이다.

"이재오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최대한 세를 확보해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 장악을 노리고 있다"는 것은 당 주변에서 이미 기정사실화된 얘기. 따라서 이번 '이상득 논란'은 이재오 의원의 액션 플랜이 가동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 부의장은 대선 이후 "친형으로서 나서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며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 대통령의 일본 특사를 하는가 하면 총선 불출마설을 일축하고 6선에 도전하는 등 활동폭을 서서히 늘리고 있었다.

'러시아 특사' 외에는 대외 활동이 거의 없었던 '이명박계 좌장' 이재오 의원과 역시 한동안 기자들의 전화조차 받지 않던 '이명박의 남자' 정두언 의원이 내각파동을 고리로 공천 논란의 가장 민감한 영역에서 영향력이 거론되고 있는 건 심상치 않은 일이다.

일단 이상득 의원은 논란 끝에 공천 문턱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공심위 주변에서 흘러나온다. 그러나 신호탄이 오른 '수도권 주니어그룹 대 영남권 시니어그룹' 사이의 이명박계 권력갈등은 청와대와 당의 진로에 적잖은 파장을 지속적으로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