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 유출 사고 책임을 외면해 여론의 뭇매를 맞아온 삼성중공업이 결국 1000억 원을 내놓는다. 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은 29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이사회를 열고 기름 유출로 피해를 입은 태안 등 피해 지역을 지원하고자 1000억 원을 기금 형태로 출연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1000억 원은 삼성중공업 유보금에서 충당할 예정이며 시기, 운영 등은 모두 '태안 기름 유출 사고 피해 보상 등에 관한 특별법(태안특별법)'에 따라 구성될 특별대책위원회에 일임한다. 삼성중공업이 이번에 기금 형태로 내놓는 1000억 원은 피해 배상 금액과는 별도의 금액이다.
김 사장은 "1000억 원은 우리 회사의 능력에서 현재 낼 수 있는 최대한의 금액"이라며 "이를 관리할 곳이 정해지면 즉시 출연금을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주주, 외국인 투자자도 회사의 이런 상황을 십분 이해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월 21일 검찰이 삼성중공업 측 관계자를 기소한 직후 주요 언론을 통해 사과 성명을 발표했으나, 보상 문제를 놓고는 "법적인 절차와 법원의 판단에 따르겠다"면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런 삼성중공업의 태도를 놓고 태안 주민 등은 "법적 책임 이상의 성의 있는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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