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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화에 매달리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

16일, 여의도 국회 앞 1만2천명 참가 속 총력투쟁대회 열려

민주노총이 총력투쟁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16일 오후3시 현재 파업을 진행 중인 보건의료노조, 민주택시연맹 등 소속 노조원 1만2천여 명의 참여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사용자, 정부 측이 불성실 교섭으로 일관해 파업과 투쟁이 불가피했다"면서 "투쟁으로 정면돌파하겠다"고 선언해, 6, 7월은 노동자들의 투쟁이 한층 가속화 될 전망이다.

***16일 오후3시, 1만2천여명 노동자 여의도 국회 앞 집결**

섭씨 29.7도. 초여름의 더운 날씨도 노동자들의 뜨거운 투쟁의 열기를 잠재우지 못했다. 전국에서 상경한 1만2천여명의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오후2시부터 본격적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속속들이 집결하기 시작했다. 특히 민주택시연맹 소속 조합원들은 오전부터 1천여대의 택시를 몰고 여의도 공원 일대에 집결하면서 이날 대회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이날 대회는 민주노총이 지난 5월1일 노동절 행사에서 이미 예고한 이후, 지난 2달 동안 만반의 준비를 하며 투쟁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어느 노동자 대회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또한 민주노총이 이처럼 대규모 집회를 준비한 것은 보건의료노조의 파업 사례에서 보듯, 장기 파업 혹은 교섭 지연의 이유가 사용자와 정부의 불성실한 교섭이라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6월초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와 사용자 측에 10일까지 최대한 성실교섭을 요구했으나, 실질적인 진전과 교섭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이 민주노총 자체 판단이다.

***이수호 민노총 위원장, "누더기 주5일제가, 파업과 투쟁을 불러"**

이날 대회에서도 노동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온전한 주5일제 실시' 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여기서 '온전한 주5일제'란 주40시간, 주5일 근무란 의미와 함께, 임금삭감 및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제를 의미한다. 지난해 개정된 근로기준법에서는 주40시간만 명시, 구체적인 시행방법에 대해서는 노사자율에 맡기고 있는데, 이런 애매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각 사업장에서 주5일제 실시에 대해 큰 갈등을 빚고 있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지난해 주5일제가 누더기 상태로 입법화되면서 각 사업장에서 주5일제 도입의 취지는 사라지고 실제로 변형된 주6일제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에 대해)정부와 정치권이 삶의 질 개선과 일자리 늘리기라는 확고한 정책목표를 상실한 채 자본가들의 이해타산에 영합한 나머지 누더기 주5일제를 입법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위원장은 "현장의 힘으로 개악된 노동법을 돌파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권과 정책 당국자들은 이러한 혼란을 불러온 사태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지고 새로운 법개정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 파업과 투쟁으로 인한 손실 책임 중 상당부분이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위원장, "사용자측 불성실 교섭도 파업과 투쟁의 중요한 원인"**

이 위원장은 최근 병원 파업에서도 나타났듯이 사용자 측의 불성실한 교섭태도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이 위원장은 "금속노조의 경우 교섭을 회피는 물론 13차례의 교섭이 진행되었지만 사용자가 먼저 개악안을 들고 나와 교섭분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협상에 들어가도 주5일제, 비정규직 문제 등에서 (노조가)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안을 들고 나와 파업을 유도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최근 파업 장기화 조짐이 있는 병원파업에 대해서도 "병원 사용자가 교섭을 질질 끌어 노조를 불리한 여론에 빠뜨리고 정부의 개입을 유도해 의료수가인상 등의 부수수입을 챙길려는 의도까지 보이고 있다"며 병원 사용자들의 부도덕성을 질타했다.

이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더 이상 대화에 매달리지 않고 정면돌파의 길을 갈 것"이라며 "총연맹 차원에서 교섭과 투쟁을 받아안겠다"고 말해 집회 참가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 부당한 차별 호소하기도**

최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병원, 택시, 완성차 노조와 같은 대형 사업장 노동자들 이외에도 이날 집회에는 열악한 노조활동 환경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소 영세 사업장 노동자들도 다수 참여, 자신들의 요구와 투쟁 상황을 알려 나갔다.

열린우리당 당사까지 행진 도중에 만난 김명숙씨는 의정부 시설관리공단 주차팀에서 7년째 일하고 있는 노동자다. 김씨는 주5일제 도입으로 인한 실질임금 삭감을 강조했다.

김씨의 기본급은 월56만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이다. 따라서 김씨의 임금은 시간외 수당으로 충당되는데, 평균 하루 3시간 이상 초과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주40시간이 도입되면서 시간외 수당은 더 이상 받기 힘들어졌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주5일제가 도입되면 실 노동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월30만원 정도의 임금삭감 효과가 나타난다"며 "이런 임금으로 어떻게 생활할 수 있겠냐"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노조가 힘이 있고, 기본급이 일정 수준 이상인 사업장은 주5일제가 되면 남은 시간에 여가생활이나 자기 개발을 할 수 있지만, 우리들은 생활고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임금삭감없는 주5일제 도입은 불가피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또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로 일하고 있는 류득기씨는 노동자성을 인정 받지 못함으로써 차별을 받는 학습지 교사의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학습지 교사는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돼, 노동법 상 노동자성을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업, 교섭 등 노동법으로부터 보장되는 노동자들의 기본적 단체행동이 사실상 불법으로 판정되거나 실효가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김씨는 "2002년 이래 교섭만 했지, 실재로 타결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사측은 노동자 성이 인정되지 않는 노조와의 임단협 협상이 법적 효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성실교섭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대회는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서 정리 집회를 한 뒤 오후7시께 해산했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노동자들이 집결한 대회인 만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합리한 노동현실이 일제히 고발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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