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여름에는 이천, 겨울에는 서울서 지낸다"

"농사 짓는 게 좋다"…"대학 입시·등록금 다 '자율'로"

"교육이 기본적으로 개방되고 학교 간 경쟁 체제를 갖출 수 있고 다양성이 확보되면 지금보다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오전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교육에 대한 철학'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도연 후보자는 "수능시험 날에는 비행기의 이착륙도 금지될 수밖에 없는 현재의 획일적인 입시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며 대입 제도를 각 대학에 완전히 자율적으로 맡기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등록금도 결국은 대학의 자율에 맡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 후보자는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영어 교육 정책과 관련해 "제가 교육부 장관에 오게 된 것이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문제점이 있다면 바꿀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자율성, 효율성, 다양성…"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김도연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새 정부가 이미 공약한 대로 점수 위주의 학생 선발 방식에서 벗어나 잠재력을 고려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먼저 구축하겠다"며 "이러한 제도적 기반을 충분히 조성한 후 대입제도를 각 대학의 완전 자율로 맡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입 자율의 첫 단계로 올해에는 대입과 관련된 업무를 대학 및 대학교육협의회로 이양하겠다"며 "오랜 기간 유지했던 획일적 입시제도를 벗어나는 일이기에 그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초·중등교육 분야에 대해 "초·중등 관련 업무 역시 빠르게 지방으로 이양해 실질적인 교육자치를 실현하고 학교 교육의 다양성을 추구하겠다"며 "자율성 신장을 위해 중앙정부의 역할은 최소한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서울대 공대 학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수월성 위주의 교육을 지향했다"며 "형평성과 수월성은 함께 존중받아야 할 가치이지만 초-중-고-대학으로 단계가 오를수록 조금씩 수월성 위주의 교육이 도입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입 제도, 진짜 자율 주면 다양화될 것"
  
  한편 영어교육 정책과 관련해 김 후보자는 김교흥 의원(통합민주당)이 "영어 광풍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데 재검토할 의향이 없냐"고 묻자 "다시 한 번 철저히 분석해 문제점, 추진 방안 등을 연구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영어 교육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며 "인수위 영어 교육 계획이 두 달 사이 만들어진 게 아니고 그 전부터 충분한 스터디가 있었던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학부모들이 사교육비와 대학 등록금으로 인해 겪는 고통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최순영 의원(민주노동당)의 질문에 "사교육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인 것 같고 우리가 꼭 풀어야 할 문제라고 본다"며 "어떻게 할 수 있을지는 열심히 검토해서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고 등록금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등록금은 결국은 대학의 자율에 맡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천정배 의원(통합민주당)은 "후보자는 가난해서 교육 기회를 박탈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말하고서, 1000만 원이 넘는 대학 등록금을 자율에 맡긴다는 말은 결국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말 아닌가"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또 천 의원은 "후보자는 엘리트 교육, 경쟁에서 승리한 삶을 살아왔다"며 "그래서 지나친 엘리트 교육관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고 김 후보자를 압박했다. 천 의원은 "본고사 도입, 평준화 해제 등의 의견을 내놓은 바 있는데 지금도 이런 생각을 갖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도연 후보자는 "국영수 위주의 본고사는 좋지 않지만 각 대학별로 다양한 제도가 도입되면 좋겠다는 뜻"이라며 "가능성은 잘 모르겠지만 진짜 자율을 주면 충분히 그렇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고교 평준화도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데 있어서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큰 틀은 유지해야 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여름에는 이천 집에서, 겨울에는 서울 집에서 지낸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도연 후보자의 부동산 소유 문제가 논란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김도연 후보자는 경기도 이천, 서울 송파구와 관악구에 각각 한 채씩 총 세 채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경위를 묻는 이경숙 의원(통합민주당)의 질문에 "여름에는 주로 경기도 이천시에 있고 겨울에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아파트에서 지낸다"고 답했다. 그는 "이천시에 거주하는 것은 어릴 적부터 가졌던 꿈이었다"며 "농사짓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관악구에 있는 또 다른 아파트에 대해서도 "학교 근처로 집을 옮기려고 관악구에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집안 사정상 이사를 미루고 전세를 주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