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안상수 원내대표는 박은경 내정자에 대해 "농지 취득 과정에 불법은 없었다"고 옹호했고, 남주홍 내정자에 대해서는 "친북좌파인 이재정 장관도 임명되지 않았느냐"며 오히려 '역(逆)색깔론'을 들고 나왔다.
"농지취득, 불법 없었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안상수 원내대표는 "두 내정자에게 문제가 있다면 인사청문회를 열어서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밝혀내야 한다"며 "그런데 인사청문회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야당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청와대에서 재확인 작업을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확인한 결과 내용은 이렇다"며 박은경, 남주홍 내정자에 대해 옹호하고 나섰다.
안 원내대표는 박 내정자에 대해 "농지를 취득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당시 농지는 절대농지라도 취득하는 데 아무런 불법 사실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안 원내대표에 따르면 외지인들도 농지 거래 활성화를 위해 작은 평수의 농지는 취득을 허용했고 영농계획서를 제출하게 돼 있는데, 박 내정자는 영농계획서를 작성해 냈기 때문에 농지 취득 과정에서 위장전입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안 원내대표는 그러나 박 내정자가 직접 농사를 지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안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문제를 삼았던 것은 위장전입을 통한 불법 농지획득"이라며 "이해찬 전 총리를 인준해 줄 때도 대부도 땅과 관련해 많은 의혹이 있었으나 총리 인준안을 부결시키지는 않았다"고 '형평론'을 제기했다.
안 원내대표는 "어떻게 이해찬은 되고 환경부 장관 후보는 안 되나?", "불법한 사실이 없다면 농지를 취득한 사실만 갖고 도덕성을 비난할 수 있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인물 구하는 것 어렵다"
'형평론'은 남주홍 내정자에게로 이어졌다. 안 원내대표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을 임명할 때도 극도의 친북좌파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어서 반대 의견을 냈었다"며 "이념이 우파라든지 다르다면 청문회를 열어 능력이나 사상, 이념을 검증해보면 되는 것 아니냐"며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 두 내정자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며 불리해지고 있는 여론을 의식한 듯, 안 원내대표는 또 "너무 도덕성만 강조하다 보면 능력 있는 인사들을 구하기 힘든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며 "도덕적으로 완벽하고 국정운영 능력이 탁월한 인물을 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이해해달라는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야당 시절 한나라당이 '국민정서법'을 들이대 줄줄이 낙마시킨 장상, 장대환, 이헌재, 이기준, 강동석, 최영도, 김병준 등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엄격한 기준'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안 원내대표는 '언론탓'도 곁들였다. 안 원내대표는 "언론의 보도가 잘못된 경우가 그동안 얼마나 많았나"라며 "언론의 보도가 의혹이 있다고 해서 청문 절차 없이 사퇴하라. 청문회를 거부하겠다고 한다면 결국 언론이 국무위원을 임명할 권한이 있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민심 부글부글 끓고 있다"
나경원 대변인은 "안 원내대표의 입장이라기보다는 당사자들의 해명을 전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여론이 불리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방어하는 듯한 모습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희룡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한승수 총리 후보에 대해서는 "인준을 거부해야 될 정도로 결정적인 하자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남‧박 내정자에 대해서는 "여러가 지 돌출적인 문제로 국민들을 정말 부글부글 열이 끓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이어 "이명박 정부가 아무리 능력과 실용을 강조하지만 최소한의 국민들의 공감대와 도덕적 수준과 기준을 존중한다는 것을 국민들한테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강남의 복부인 수준의 철학이나 기준을 갖고서는 국민들에게 고통분담을 하자고 할 때 국민들이 따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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