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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남주홍ㆍ박은경 바꿔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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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남주홍ㆍ박은경 바꿔와라"

인사청문회 거부 방침 확정…청와대-한나라 '대략 난감'

통합민주당이 남주홍 통일부장관 내정자, 박은경 환경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거부 방침을 공식화함으로써 25일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첫걸음부터 비틀거릴 전망이다.

민주당 '장관인사청문회 T/F 대책회의' 임종석 단장은 25일 오후 첫 회의 후 가진 브리핑에서 "남주홍 내정자, 박은경 내정자에 대해 이미 언론을 통해 충분히 국민적 검증이 이뤄졌다"며 "언론 청문회를 통해 부적격자로 확인된 만큼 국회 청문회를 열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 한다"고 밝혔다.

임 단장은 이어 "이 두 장관 내정자를 정식으로 교체해 줄 것을 이명박 정부에 요청한다"며 "교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새정부 출범에 큰 상처가 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경고했다.

남‧박 내정자 외에 '논문 표절' 논란의 대상이 된 김성이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에 대해서 임 단장은 "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혀, 남‧박 두 내정자에 대한 교체 요구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남‧박 두 내정자 외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인사들이 있지만 모두 일정대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야당된 통합민주당과 취임 이명박 정부 '공식 1호 전투'
▲ 남주홍(왼쪽 두번째)통일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22일 서울 통의동 이명박 대통령당선인 집무실에서 열린 국무위원후보자와의 간담회에 앞서 가족의 외국국적 등의 문제가 제기된 탓인지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은경 환경, 남 통일, 이춘호 여성, 이상희 국방, 김경한 법무,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 이춘호 후보자는 사퇴했다. ⓒ뉴시스

이로써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정부조직법 개편' 싸움에 이어 공식적 야당이 된 통합민주당과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 사이의 팽팽한 기싸움이 다시 전개될 전망이다.

일단 국무위원(장관) 임명권자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인사청문회가 거부돼도 이명박 대통령이 이들을 임명하는 데 법적 문제점은 없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인사청문 요청 뒤 국회는 의견을 낼 수 있을 뿐 임명을 막을 권한이 없고, 인사청문회가 안 열린다고 하더라도 최장 30일 뒤에는 대통령의 임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민주당 측에서는 이 두 내정자에 대한 '여론'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중국적이나 재산 문제가 중요한 잣대로 기준화 됐기 때문에 청와대가 이 두 내정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임종석 단장은 "그간 이미 공직자 검증에 대한 기준은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 있다"며 "특히 언론에 보도된 것도 있고 각 후보자에 대해 이미 합의된 국민적 잣대를 갖고 검증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나머지 내정자들은 제외하고 이 둘에 대해서만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겠다는 것은 이미 '게임 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단독으로 인사청문회를 개최할 수 있으나, 이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제 여당이 된 한나라당으로서는 '합의'를 기본으로 삼을 수밖에 없고,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자칫 '귀족 내각' 구성을 도왔다는 여론의 역풍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 처음부터 '인사 문제'로 난관

따라서 이춘호 장관 내정자의 사퇴에 이어 남‧박 두 내정자의 임명이 지연될 경우 이명박 정부 국무회의는 당분간 '반쪽'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헌법은 국무회의의 정족수를 '15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새 정부가 정부부처를 '18부4처'에서 '15부2처'로 줄여 한 사람이라도 자리를 채우지 못할 경우 이전 정부의 국무위원이 자리를 채워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나라당 측의 화력지원도 여의치 않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일단 인사청문회를 열어서 철저하게 검증하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도 "청와대에 '우려'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보이콧'을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두 내정자를 밀어붙이기 곤란하니 청와대에서 재검토 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도 논란이 되고 있는 각료 및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재검증' 방침을 시사해 남주홍, 박은경 내정자, 박미석 수석이 낙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경보수적인 대북관을 갖고 있어 민주당의 반발을 사고 있는 남주홍 내정자는 가족의 이중국적 논란, 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도 함께 받고 있고, 박은경 내정자는 절대농지 불법취득 및 아파트 투기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첫 인선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10년만에 '여당'이 된 한나라당이 이 난관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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