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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도 다국적기업이 통제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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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도 다국적기업이 통제하는 시대"

[식량주권국제토론회] WTO가 농민을 죽인다

'개방'이란 이름으로 급속하게 국가간 무역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 시장개방은 농산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994년 GATT 체제에서 WTO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농산물도 시장자유화 목록에 올랐기 때문이다. 시장개방이 거센 가운데서도 식량수입국을 중심으로 반 WTO 운동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반WTO운동의 실천적 전략으로 식량주권선언운동이 제안됐다.

14, 15일 양일간 열리는 아시아 민중·사회운동회의의 한 프로그램으로 14일 오후 고려대 4.18 기념관에서 '식량주권 국제토론회'가 열렸다.

***"지금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

강기갑 민주노동당의원은 환영사에서 "자본주의의 최대 모순은 인간 생존의 기본조건인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조만간 대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합회 의장도 "지난해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자결한 이경해 열사의 외침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면서 "식량은 상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남반구 포커스 니콜라씨는 "식량 수출국인 선진국의 경우 보조금 등 국내보호기제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며 "생산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농산물을 팔기 때문에 농산물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고, 식량 수입국의 농산물은 물론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몇 몇 개발도상국의 농산물도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니콜라씨는 "이런 불공정한 거래를 고착화 시키는 것이 바로 WTO 체제"라면서 "인도의 경우 농민 자살이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니콜라씨는 "보다 중요한 문제는 전 세계의 농산물의 생산, 분배는 물론 각 국민의 입맛까지 다국적 기업들이 통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며 "농민은 헐값에 팔고, 소비자는 값비싼 가격으로 농산물을 사게 하면서 모든 이윤은 이들 다국적 기업이 독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다국적 기업의 시장통제 강화로 식품안정성과 농민 생존권은 더 이상 논의 대상에 오르지도 못한다"며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바로 지금"이라고 주장했다.

***"식량수출국 뒤에 다국적 기업이 있다"**

일본대표로 오시이(Ochiai)씨는 "WTO의 전략은 개발도상국이 농산물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맞춰져 있다"며 "수입농산물은 수출국과 수입국 농민 모두에게 삶을 궁핍하게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시이씨는 "일본은 멕시코와 FTA협정을 맺고 있는데, 그로 인해 돼지고기 수입으로 일본 농업이 매우 위기에 처해있다"며 "멕시코의 돼지 고기 수출회사는 다름아닌 미국의 다국적 회사의 자회사임이 밝혀졌다"고 주장해, 식량수출국의 뒤에는 선진국의 다국적 기업이 있음을 강조했다.

오시이씨는 "반WTO 투쟁의 기본 목표는 개발도상국도 최소한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태국 신다(Chinda)씨는 "태국은 다국적 기업과 친화성이 높은 정치권 때문에 농업이 파탄되고 있다"고 말했다.

***"쌀협상,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어 토론에 나선 박웅두 전농 정책위의장은 먼저 한국 농업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박 의장은 "농산물 시장개방이 가속화되면서 식량자급률은 30%를 밑돌고 있고, 기존의 가족농은 대부분 붕괴, 이농과 탈농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쌀은 대북 지원 등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이뤄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쌀은 단순한 식량의 의미를 넘어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올해 재개되는 쌀협상은 이후 교육·의료 서비스 개방과도 긴밀하게 연관된다"며 "쌀문제는 비단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지난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정 당시 쌀에 대한 관세화유예국으로 인정 받은 우리는 10년 간의 유예기간이 만료되는 올해, 다시 쌀 개방 협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농, 반WTO 국제행동 제안, 9월10일 1백만 농민대회 열릴 듯**

한편 전농은 9월10일 이경해씨 자결 1주기를 맞아 '고 이경해 열사 추모제 및 WTO반대 세계 식량주권쟁취 '국제 행동의 날을 전격 제안했다.

박웅두 정책위의장은 "이경해 열사 자결 1주기를 맞아, WTO 반대 국제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홍콩 각료회의를 앞두고 WTO에 반대하는 전세계 민중들의 투쟁의지를 재확인하기 위해서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경해씨는 지난해 9월 WTO 각료회의가 열린 멕시코 칸쿤에서 항의 시위 도중 할복 자결을 해, 전세계에 큰 중격을 준 바 있다.

국내에서는 9.10 행사를 위해 ▲쌀개방 찬반을 묻는 전국 농민총투표 ▲쌀개방 관련 국민투표 청원운동 ▲쌀개방 반대 식량주권 수호 전국 1백만 농민대회 등을를 개최할 방침이라고 전농측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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