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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한승수 구하기'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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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한승수 구하기' 전전긍긍

"임명동의안 부결되면 엄청난 사태 발생"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한나라당을 '맏딸 결혼식을 치른 친정'이라고 가정한다면 25일 대통령 취임식은 '결혼식' 격에 해당되는 날이다. 그런데 식을 치르고도 홀가분하지 않다. 아직 중요한 혼수를 마련해주지 못 했기 때문이다. 내각 구성이 난기류 속에 빠져들며 한나라당이 안절부절이다.

일부 국무위원(장관) 내정자가 부적격 논란에 휩싸인데다, 통합민주당이 한승수 총리내정자에 대한 인준 거부까지 시사하자 한나라당이 다급해졌다.(☞관련 기사: 박은경-박미석-남주홍, '땅부자-표절 정부' 뇌관)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한승수 총리 내정자 임명동의안 처리 및 장관 내정자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한나라당 "총리 인준 안 되면 국정 공백"
▲ 오는 26일 예정된 한승수 총리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정치권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승수 총리 후보가 25일 이명박대통령 취임식장에서 통합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안상수 원내대표는 "내일(26일) 국무총리 임명 동의를 받지 못 하면 엄청난 사태가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총리가 임명되지 않으면 국무위원 제청을 하지 못 하고, 새 총리 후보를 선정해 임명 동의를 받은 뒤 국무위원을 제청해 내각을 구성하기까지 한 달 여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안 원내대표는 "적어도 약 1개월가량의 국정공백이 생길 수 있다"며 "그 혼란은 고스란히 어려운 국가경제에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통합민주당에게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협조할 것은 과감하게 협조하라"며 최소한 '자유투표'를 요구하고 있는 동시에, 소속 의원들에게 통합민주당 의원 설득 작전을 주문하고 있다. 26일 본회의 전원참석 요청을 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남주홍(통일부), 박은경(환경부) 내정자에 대한 논란도 더 큰 골칫덩이가 됐다. 두 내정자에 대한 자질 및 도덕성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데 대해 한나라당도 대놓고 이 두 내정자를 옹호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옹호 대신 "이미 청와대에 '우려'를 충분히 전달했다"는 반응이다.

다만 한나라당은 "일단 인사청문회를 열어 검증하자"는 입장이어서 민주당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이 자진해서 '선수교체'의 성의를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며 인사청문회 연기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 교체 마다 '내각 인선' 진통

정국 파행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도 없다. 당시 '발목잡기'의 비난 대상은 아이러니하게도 한나라당이었다. 10년 전 YS정부에서 DJ정부로 정권교체가 이뤄질 당시 김종필 총리서리에 대한 총리인준이 이뤄지지 않아 당시 총리였던 고건 전 총리가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 이후인 3월 3일 국무위원 제청을 했던 선례가 있다.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한 인준은 그 해 8월에나 이뤄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도 총리 인준이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대북송금특검법을 요구하던 한나라당이 막판까지도 총리 임명동의안을 카드로 여당을 압박했고, 결국 대통령 취임 하루 뒤인 26일 총리 임명동의안이 처리됐다.

그러나 역대 정부의 '조각 파동'과 다른 점이 있다. 대부분 '정치적 이유'로 첫 총리들이 '서리'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국무위원 전반이 '땅부자 내각' 구설에 오른 데다 한 내정자에게도 비슷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

그러나 한나라당은 총리임명동의안 표결이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다는 점에 내심 기대를 거는 눈치다. 통합민주당과 자유선진당에서 '찬성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총리 임명동의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지는 26일과 국무위원 내정자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27~28일이 이명박 정부 '신혼 살림 혼수 장만'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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