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도 정권 잡으면 FTA 찬성?
15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주최로 열린 '한미FTA 경제효과'에 관한 공청회에서 "어떤 근거에서 한미FTA에 비판적인 오바마와 민주당의 입장이 바뀔 것이라는 주장을 하느냐"는 최성 의원의 지적에 김종훈 본부장은 "상대편의 외교통상정책은 역사적 정책 변화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답변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민주당인)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무역자유화를 강화해야 한다며 '케네디 라운드'를 만들었고, '아버지 부시' 때 체결된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집권한 후인 민주당 정부에서 비준을 했다"고 말했다. 역사적 예를 봤을 때 민주당이 집권해도 FTA를 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특히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메시지를 보내겠다"며 "협상은 끝났다. 이에 대한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미국 측의 요구로 재협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자신하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이어 "미국이든 우리나라든 국익에 맞으면 비준을 하는 것"이라며 "미국 국익에 맞으면 시간 끌지 말고 비준하라. 오바마가 불만이 있더라도 재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다만 "쇠고기 수입개방 문제는 한미FTA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에 협의가 필요한 것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선 전 비준 안 한다. 내기하자
반면 최 의원은 미국에 앞서 우리나라가 한미FTA를 먼저 비준하는 것은 국익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나는 글로벌 시대에 우리가 주도적으로 FTA를 체결해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면서도 "한미FTA는 졸속적으로 대책 없이 추진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미국 의회가 반대하며 연내 비준동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우리가 경제적 효과만 논하면서 무리하게 비준을 추진하는 것은 국가적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특히 "오바마나 힐러리뿐만 아니라 미국 공화당도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한미FTA에 대단히 신중한 입장"이라며 "우리는 비준 동의해도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며 비준 동의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내기해도 좋다"고 장담했다.
우리 먼저 비준하면 공격 무기 다 버리는 것
이에 대해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은 "내기를 하면 최 의원에게 100% 걸겠다"며 "NAFTA 때도 정권이 바뀐 뒤 환경과 노동 분야에 대해 재협상을 했는데, 우리가 먼저 비준을 해버리면 우리가 가진 무기를 다 써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전략적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본부장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는 분명히 연내 비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고, 공화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에도 한미FTA를 찬성하는 입장이 많다"며 정반대의 입장을 나타냈다.
최 의원은 "오늘 '경제 효과' 공청회는 반쪽 공청회"라며 "다른 영향에 대한 2차 공청회는 물론 3차 범국민 의견수렴 과정 등을 거쳐 한미FTA에 대한 평가가 올바른 분석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한미FTA 찬성 측 전문가로 정인교 인하대 교수,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실장, 이홍식 인하대 교수 등이 참석했고, 반대 측 전문가로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 신범철 경기대 교수, 서준섭 민노당 경제통상정책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공청회는 지난 13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회의장 점거에 맞서 '방 바꾸기'로 상정된 한미FTA 비준동의안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으로 이뤄졌고, 공청회 시작 당시 통외통위 위원과 보좌관 1명만을 참석시킨 채 공청회를 열어 농해수산위원인 강기갑 의원의 강한 반발을 샀다.
오후에 강 의원의 방청을 허용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26명의 통외통위 위원 중 8~9명만 자리를 지키는 등 '무관심' 속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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