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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억으로 삼성 장악한 이재용의 비결,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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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억으로 삼성 장악한 이재용의 비결, 풀리나

삼성 특검, 99년 삼성SDS BW 헐값 발행 의혹 조사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자녀인 이재용ㆍ이부진ㆍ이서현 남매, 그리고 이학수 삼성 부회장, 김인주 삼성 전략기획실 사장 등이 지난 1999년 2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인수한 사건이 삼성 특검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 BW 용어 해설)

1999년 배임죄로 고발당한 삼성SDS 前 상무 소환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및 불법 로비,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2일 조두현 전 삼성SDS 상무를 소환했다. 조 전 상무는 1999년 11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BW 저가 발행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며 배임죄로 고발한 6명 가운데 한 명이다.

이재용 씨 남매 등이 삼성SDS BW를 헐값에 사들인 것에 대해 시민단체와 수사기관이 주목하는 이유는 삼성 고위층이 이재용 씨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다양한 비리 행각을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당시 삼성 고위층이 사실상 증여에 해당하는 행위를 거래로 둔갑해 탈세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있다. 당시 이재용 씨 남매 등은 장외 거래 시장에서 최고 5만 5000원에 거래되던 삼성SDS BW 321만 7000주를 주당 7150원에 사들였다.

이 씨 남매 등은 주당 4만 7850원에 해당하는 이익을 거저 얻은 셈이다. 이 씨 남매가 당시 발행된 삼성SDS BW 가운데 65%를 인수했으므로, 이들이 거저 얻은 이익의 합계는 1000억 5674만 2500원이다. 나머지 35%를 인수한 이 부회장과 김 사장은 총 538억 7670만 7500원의 이익을 거저 챙겼다.

이런 거래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이뤄질 수 없다. 상속에 따른 세금 추징을 피하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은 그래서 나왔다.

국세청 역시 이런 해석을 따랐다. 그래서 국세청은 당시의 거래를 '증여'로 간주해 증여세 443억 원을 부과했었다.

"삼성SDS 경영진, '자발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

하지만 참여연대 등은 당시의 거래를 단순한 탈세 시도로만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여겼다. 이재용 씨가 삼성의 경영권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불거진 이 사건의 배후에는 더 심각한 불법 행위가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었다.

회사 경영진의 역할은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인데, 당시 삼성SDS 경영진은 이와 반대의 행동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삼성SDS 경영진이 이 회사 BW를 4만 7850원 싸게 넘겼다는 것은 삼성SDS가 이만큼의 손해를 입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삼성SDS 경영진은 이처럼 손해보는 행동을 자발적으로 저질렀다는 것.

참여연대 등이 12일 소환된 조두현 전 삼성SDS 상무를 포함한 삼성SDS 경영진을 배임죄로 고발한 이유다.

금감원, 압수수색영장 나오자 삼성 관련 자료 넘겨

이밖에도 특검은 이날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삼성 측 금융거래정보 자료 일부를 제공받아 조사를 시작했다. 금감원은 당초 특검에 협조를 거부해 왔으나, 법원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자 자료를 넘겼다.

금감원이 제출한 자료는 삼성 계열사인 에스원의 주가급등 내부자거래 관련 자료, 삼성 계열사 5%이상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들의 대량 보유 현황보고, 임원의 소유주식 현황과 증권계좌 증빙서류 등이다.

이재용, 45억 원으로 삼성 장악한 비결은?

특검이 에스원 자료를 요청한 이유는 이재용 씨에게 삼성의 경영권을 물려주는 과정이 이 씨의 에스원 주식 매입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생이던 이재용 씨는 지난 1995년 아버지 이건희 삼성회장에게서 61억 원을 받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증여세 16억 원을 냈다. 따라서 45억 원이 남았다. 세계적 규모의 삼성 계열사들을 장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하지만 이 씨는 이 돈을 계속 부풀린 끝에, 삼성 경영권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에스원, 이재용 승계 과정의 출발점

보통 사람의 눈에는 기적처럼 비칠만한 일이다. 이재용 씨가 1995년 비상장사였던 에스원의 주식 12만1800주를 주당 1만9천원을 들여 총 23억원에 매입한 뒤 1996~97년 상장되자 주당 30만 원에 매각해 370억여원을 챙겼고, 이 돈으로 삼성 에버랜드와 삼성SDS의 주식을 CB.BW 형태로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한 것이 이런 '기적'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이런 기적의 배후에는 다양한 불법 행위가 도사리고 있다는 게 삼성 문제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던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품은 의혹이다.

조두현 전 삼성SDS 상무를 소환한 특검이 이런 의혹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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