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작가조합(WGA)이 12일 잠정협상안에 대한 찬반표결을 거쳐 지난 3개월간 계속해왔던 파업을 끝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언론들은 지난 9일 조합과 미국영화방송제작자연합(AMPTP)이 잠정협상안 타결에 성공했으며, 이튿날 조합 지도부가 이를 만장일치로 승인함에 따라 12일 표결에서도 조합원 대다수가 협상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협상안은 조합원 과반수가 찬성해야만 확정되며, 이렇게 될 경우 빠르면 13일부터 작가들이 제작현장에 돌아올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협상안의 법적 효력은 가결 2주 뒤부터 발생하게 된다.
. 인터넷시대, 새 저작권 의미논란에 대해 종지부 이번 파업은 영화, 방송 작가들이 집단행동을 통해 인터넷 등 뉴미디어환경에서의 경제적 권리를 찾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지난해 11월 5일부터 조합원들은 20여 년동안 0.2%로 동결된 DVD 판매수익지분을 현실에 맞게 인상하고, 온라인 판매 수입에서도 정당한 지분을 보장해달라며 파업을 벌여왔다.양측은 협상 과정에서 DVD 수익지분 인상에 대해선 비교적 조기에 합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이 장기화된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인터넷 컨텐츠부문. 3년 효력의 잠정협상안에 따르면, 작가들은 인터넷에 판매한 컨텐츠 경우 처음 2년동안 1시간 방송을 기준으로 연간 1,200달러 고정액을 받고, 그후 1년동안에는 배급 수익의 2%를 보장받게 된다. 작가들의 최저 원고료도 3~3.5% 인상된다. 작가조합 서부지역 지부장 패트릭 베론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조합투쟁 35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성과"로 자축하기도 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초래된 업계 안팎의 경제적 손실은 예상보다 컸다. 외신들은 업계 손실을 약 3억5,000만 달러~1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로스앤젤레스 지역경제가 약 2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액수는 지난 88년 파업때 경제손실보다 4배나 많은 규모이다.
. <프리즌 브레이크> 다시 본다 파업으로 <프리즌 브레이크><24>등 인기TV드라마시리즈물의 제작에 차질이 빚어졌고, 인기토크쇼의 방송이 중단됐으며, 댄 브라운 소설을 소재로 한 <천사와 악마><샨타람>등 대작영화들의 제작도 무기연기된 상태다. 워너브러더스 영화사가 1,000여 명을 해고하는 등 파업기간동안 일자리를 잃은 사람도 5,000여 명에 이른다. 골든글로브상은 역사상 처음으로 시상식을 치르지 못하고 약식 기자회견으로 대신하는 파행을 겪었다. 그런가하면 많은 작가들이 파업 장기화로 인해 모처럼 소설창작 등에 몰두, 빠르면 여름이나 가을철쯤 서점가에 유명 영화작가들의 창작물이 선보일 것이란 보도도 나오고 있다.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최근 기사에서 파업의 최대승자로 작가조합은 물론 이번 파업기간동안 지원활동을 아끼지 않았던 감독조합(DGA) 등을 꼽았으며, 패자로는 대형영화제작사 및 방송사,골든글로브 영화상 등을 꼽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파업 종료로 오는 24일 아카데미 영화상은 예정대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준비기간이 채 2주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연 예년과 같이 알차고 화려하게 열릴 수있을런지는 아직 미지수다. 해마다 아카데미상 시상식 직후 가장 큰 규모의 축하파티를 열어왔던 배니티페어가 지난 9일 파업종결 여부와 관계없이 올해는 파티를 취소하겠다고 발표한만큼, 시상식이 열린다하더라도 예년처럼 흥겨운 분위기가 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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