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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폐지, '논란의 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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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폐지, '논란의 핵'으로

인수위 "협상용 아니다"…한나라 "발목잡지 않기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정부조직 개편 논란의 핵심인 통일부 폐지와 관련해 "통일부는 폐지된 것이 아니라 통합된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인수위 부위원장인 김형오 의원은 17일 오전 간사회의에서 "일부 언론이 '통일부 폐지'라고 하는데 이번에 폐지된 부처는 국정홍보처 한 기관뿐"이라면서 "나머지 기관은 기능이 통합돼 명칭이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부의 경우 외교통상부와 통합이 됐는데 통일정책을 좀 더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 업무중복의 일원화를 위한 것이므로 각별한 협조를 당부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통일부를 폐지로 받아들인다면 환경부와 노동부, 국방부, 법무부 외에 이름이 그대로 살아있는 부처는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의 논리에 따르면 국정홍보처 역시 해외홍보 기능이 문화부로 흡수 이관 통합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폐지되는 기획예산처 역시 기획재정부로 확대 재탄생하는 격이다.

이경숙 인수위원장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으나 아무리 따져 봐도 조직개편은 선진국 진입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 "정말 사심 없이 국민을 바라보면서 수요자 입장에서 만든 안이기 때문에 진통이 있은 후에는 모든 국민이 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 ⓒ뉴시스

그는 "조직개편안은 국회 입법과정을 거쳐야 해 상당한 논의과정을 필요로 하며 그 과정을 거치면서 의견이 원만히 수렴될 것"이라면서 "새 정부가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혁신규제개혁 태스크포스 팀장인 박재완 의원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통일부는 폐지하는 것이 실보다는 득이 더 많지 않느냐고 생각했다"며 통일부가 사실상 '폐지'됐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남북관계의 급진전에 따라 통일 또는 대북관계 개선, 교류 등을 특정부서가 전담하는 것보다 모든 부처가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원인 박형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북핵문제에서 보았듯이 남북문제는 외교문제와 분리돼서 진행될 수 없다"며 "외교통일부에서 통일 영역을 나름대로의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두면 통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일부 폐지가 이명박 당선인이 직접 결정한 일이냐는 질문에 "충분한 토론을 통해 나온 결과"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정부조직개편이 제대로 이뤄져야 그에 따른 조각이 사실상 제대로 될 수 있다"며 "정부조직 개편안이 국회를 잘 통과할 수 있도록 집중해야 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통일부 폐지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협상용'이 아니냐는 의구심에 대해선 "정부조직개편이 정치적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 판단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박재완 의원도 "국회 협상용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통일부 없으면 통일 안되나"

인수위의 이같은 설득은 통일부 폐지와 관련해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의 상대인 대통합민주신당 등의 반발이 심하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이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해외 토픽감"이라고 비판하는 등 반론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일부 보수언론에서도 통일부 폐지에 신중을 당부하는 등 여론의 호응도가 높지 않다. <중앙일보>는 이날 '통일부 폐지 여부, 좀 더 고민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통일 노력을 대통령의 주요 의무로 규정한 헌법상의 상징성이 논란이 될 수 있고 남북관계를 국가관계가 아닌 민족 내부의 특수관계로 규정한 기본합의서의 정신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의 역할을 떠안은 한나라당은 강경 기조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통일부가 국법을 무시하고 기금을 사용하고 대북정책의 방만한 권한 행사를 많이 했다"며 "통일부가 있어야 통일이 되고 통일부가 없으면 통일이 안되느냐"고 반문했다.

안 원내대표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섰을 때 한나라당은 지금의 대통합민주신당보다 많은 과반수 의석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다 동의를 해서 통과가 됐다"며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하는 신정부의 정책에 다수 국민들이 동의하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해서 발목을 잡지는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시점과 관련해 "(2월 임시국회 첫날인)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면 좋겠지만 다른 정당들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노력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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