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6일 밝힌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 등이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혀 2월 임시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기존의 재정경제부에 기획예산처의 기능까지 흡수한 기획재정부는 '모피아의 부활'이라는 우려를, 통일부의 통폐합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외면한 것"이라는 반발을 샀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인과 인수위가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의욕이 강해 이같은 반발이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인수위가 내부 논란에도 불구하고 통일부 폐지로 결론을 낸 게'협상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시 통일부를 존속시키는 쪽으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하고 다른 부처 개편의 큰 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모피아의 부활"…"70년대로 회귀"…
대통합민주신당은 "미래지향적 첨단산업부처는 폐지하고 토목부처만 남은 것"이라며 "70년대의 권위주의 정권으로 되돌아간 정부조직안"이라고 비판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정부조직을 슬림화하는 것은 50평짜리 아파트 두 채를 갖고 있다가 100평으로 합치는 것이 아니다"며 "아파트 관리를 어떻게 하자는 로드맵이나 타임스케쥴 없이 50평짜리 아파트를 합쳐서 100평 아파트를 만드는 게 무슨 슬림화냐"고 따져물었다.
최 대변인은 "통일부를 폐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고 과기부와 정통부를 폐지하겠다는 것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공영부처 몇 개를 키우고 중요한 부처를 형식논리로 없애버리는 황당한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각 부처 장관마저 올드보이로 채워 넣는다면 완벽한 과거회귀"라며 "언론에서 거론되는 각 부처 장관 면면을 보면 과거 토목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은 "거대한 모피아의 부활은 친재벌 경제정책을 펼치지 않을까, 서민경제를 소홀히 하지 않을까 걱정을 낳는다"고 밝혔다.
손낙구 비상대책위 대변인은 또한 통일부 폐지에 대해서도 "남북관계의 발전과 변화를 주도하고 능동적으로 이끌어야 할 새정부가 민족 내부의 특수관계를 다룰 통일부를 폐지하고 일반적인 국제관계를 담당하는 외교부에 편입함으로써 남북관계에서 민족 내부의 주도적인 역할을 상실하게 될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민노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거대 모피아의 출현, 통일부, 여성부 폐지에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정부조직 개편안을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부처 통폐합은 가능한 일이지만 통일부와 여성부 폐지는 납득할 수 없다"며 특히 통일부 폐지에 대해선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외교통상부 장관이 통일업무까지 담당한다면 민족문제를 일반 외교업무의 일환으로 격하시키는 것"이라며 "외교통상부 장관 밑에 통일 담당 차관을 두면 통일업무 수장의 지위가 낮아져 효율적인 업무수행이 어렵고 남북관계가 크게 후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김갑수 대변인도 "마지막 단추 하나만 꿰면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획기적인 경제발전의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는 시점에서 통일부 해체 결정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건교부는 이름을 바꿔 더욱 비대한 조직으로 만들면서 정통부와 과기부를 폐지한 것은 육성해야 할 첨단 과학기술을 팽개치고 70년대식 토목경제를 성장 동력으로 상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시대착오적이면서 사회 전반의 정사와 동떨어진 안"이라며 "반드시 원점에서 다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부 폐지에 대해서도 "이명박 당선인의 비뚤어진 여성관에서 기인한 매우 잘못된 조치"라고 했다.
이같은 반발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신당 등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면 이는 총선을 의식한 발목잡기일 뿐"이라며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일부 수정은 개편의 큰 틀을 훼손시켜 새정부 출범의 로드맵 전체가 삐걱거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이 새정부의 순조로운 출발을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에 통크게 화답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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