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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언론사 '성향조사'에 <동아>만 '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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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언론사 '성향조사'에 <동아>만 '애매'

"군사독재와 마찬가지"…"노무현을 잊었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최근 언론사 주요 간부, 광고주 등의 성향은 물론 언론사 경영상태, 내부동향까지 조사한 것이 밝혀진 가운데 14일 10여 개 주요 일간지들은 일제히 사설을 통해 이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유일하게 사설 대신 논설위원의 칼럼을 통해 에둘러 이를 언급해 인수위에 대한 비판을 회피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향>, <한겨레> "군사독재의 유물 부활인가"
  
  연일 언론인 성향 조사 사건을 단독 보도했던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군사독재정권의 유물쯤으로 알았던 `언론인 동향파악' 따위의 음습한 정치공작적 사찰을 21세기도 8년이나 지난 지금 이 시점에서 보란 듯이 부활시킨 셈"이라며 인수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번 언론사찰을 자유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근본을 무너뜨리려는 반민주적·반헌법적 폭거로 규정한다"며 몇 가지의 차후 대책을 제시했다.
  
  이 신문은 "첫째, 최고 책임자랄 수 있는 이 당선인의 진솔한 사과와 분명한 재발방지 약속이 있어야 한다. 둘째, 전면적인 진상조사와 함께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셋째, 언론·사회단체와 시민사회는 이명박정부가 감행하려는 언론장악·통제의 위험성을 함께 인식하고 언론자유를 지켜내기 위한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겨레>도 '권력 잡았으니 언론 길들이겠다는 건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과거 군사정권조차도 이런 일을 드러내 놓고 하지는 못했다"며 인수위를 질타했다.
  
  <한겨레>는 "이번 조사의 핵심 목적이 언론인들의 정치적 성향 파악에 있었음을 엿보게 한다"며 "광고주 업체 대표를 포함한 것도 광고주를 이용해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불순한 뜻을 가진 것으로밖에 달리 해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BBK 의혹 보도 등에 대한 한나라당의 언론 대응을 언급하며 "당선인의 측근 인사와 한나라당이 언론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는 움직임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부터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한겨레>는 "신문법 폐지 움직임 등 새 정부의 언론정책은 과거 회귀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명박 당선인과 한나라당은 언론의 자유로운 비판과 감시를 거부하고 옥죄려는 권력의 시도는 결국 권력 자신을 무너뜨린다는 역사의 교훈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선> "철렁하는 건 자라에 놀란 세월이 너무 험했기 때문"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이번 사건을 군사정권의 언론통제와 비교해 경고한 것과 달리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는 이를 노무현 정권과 비교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개인행위'를 강조한 인수위 해명에도 불구하고 세간에는 새 정부 차원의 또 다른 언론 길들이기 시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며 "돌출행위 운운은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이 당선인의 말처럼 우리는 이번 일이 '해프닝'에 그치기를 바란다"며 "기자실 대못을 뽑겠다고 약속한 당선인이 한편으론 노무현 정권도 하지 않았던 공작정치를 준비했다는 의심을 사서야 되겠는가"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역시 '인수위, 언론인 '성향' 알아서 어디다 쓰려했나'라는 사설에서 "자기들 성향과 맞는 언론인에게는 정보도 주고 인터뷰 기회도 주고 때로는 정권 내부의 자리까지 알선해 가며 내 편을 만들면서도 권력과 성향이 다르다고 기사와 정보를 따돌리고 갖은 핍박을 가하는 것은 정신병적 정권이나 하는 짓"이라며 노무현 정부의 기억을 상기시켰다.
  
  이 신문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좌파 신문사를 찾아가 선거기간 중에 사실을 왜곡하는 사설과 칼럼으로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와준 논설책임자에게 감사를 표시했다"며 "반면 정권과 성향이 다른 신문에겐 세무사찰을 했고, 그 신문과 인터뷰를 하거나 그 신문에 기고한 공직자에겐 시말서를 받고, 정부와 그 신문이 함께 운영해 오던 모범경찰관, 모범교사를 표창하는 상에서 정부 참여를 폐지하도록 하고, 기자회견 때마다 자신을 비판하는 그 신문들에 공개적 욕설을 퍼부었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조선일보>는 "이런 정신 나간 시대는 마감해야 한다"며 "인수위의 언론인 성향 조사가 노무현 정권의 정신 나간 관행에 길든 관료가 한 짓이라지만 가슴이 철렁하는 건 자라에 놀란 세월이 너무 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성향 조사'라는 제목의 홍찬식 논설위원 칼럼을 통해 이번 사태를 전두환 정권 시절 언론인 해직 사태, 노무현 정부의 기자실 폐쇄와 비교하며 간단히 언급했다.
  
  홍찬식 위원은 "내편 반대편으로 언론을 갈라 대처하는 발상은 민주적 언론관이 아니다"라며 "성향 조사 문제를 문화부 국장이 벌인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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