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접했다. KT가 프로야구단 창단을 접었다.
KT는 11일 오전 10시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프로야구단 창단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모인 긴급이사회에서 '프로야구단 창단 추진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T 이사회는 "성장정체 극복을 위해 경영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창단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8개 구단으로 올시즌을 준비 중이던 프로야구는 7개 구단 체제로의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현대 소속 선수들의 앞날도 불투명하게 됐다.
KT의 야구단 창단 철회는 KBO의 일관성 없는 태도에 대한 불신이 가장 컸다는 것이 중론이다.
KBO가 KT과 논의없이 언론에 일방적으로 창단 합의를 발표한 것은 차지하더라도 이미 얘기가 끝난 얘기를 다시 꺼집어 낸 것에 대해 '약속을 깼다'는 불만을 야기시켰다.
60억 원에 프로야구 가입금은 물론 신생구단으로 참여할 경우 약속했던 부분까지 번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KBO는 60억 원에 서울 연고권을 KT에 준다고 한 것은 물론 오는 2010년 완공을 앞둔 고척동 하프돔 사용권까지 약속했다고 알려졌다. 또 신인 드래프트 우선권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최근 한 스포츠지에 보도된 '가입금이 185억 원으로 올릴 것을 검토 중이다', '인수 실무진에서 현대의 부채 131억원, 서울 입성금 54억원을 모두 떠안겠다는 안을 준비해 이사회에 상정' 등의 구체적인 금액 내용이 이사진들의 심기를 더욱 자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와 KT 실무진은 지난 8일 KBO 이사회에서 논의된 사안을 가지고 논의를 마쳤다. KT 실무진은 이 내용을 가지고 이사진 설득에 나설 예정이었다. 17일 정기 이사회에 긴급 안건으로 상정시키기 전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결론을 얻어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KT는프로야구단 창단과 관련해 갖가지 소문과 추측이 난무함에 따라 당초 기대했던 '기업 이미지 홍보'와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는 기업으로서 야구단 창단'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고 판단,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이를 앞당겨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KT 한 관계자는 "야구단 창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계속 떨어지자 주주들이 반발했다"고 전하며 "KBO는 기업의 입장보다는 성급하게 발표부터 하고 보는 정치 논리가 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KBO가 일을 너무 아마추어적으로 처리했다"며 "정치와 기업 논리는 엄연히 차이가 존재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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