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정부입장 서서히 李당선자로 선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정부입장 서서히 李당선자로 선회

종부세·출총제·새만금…'소신' 공무원 없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동안 참여정부에서 이 당선자의 공약과는 확연히 다른 입장을 보여온 정부 부처들이 조금씩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출자총액제한제도나 종합부동산세 등 불과 며칠전까지만 해도 완강한 입장을 견지해온 분야에 대해 부분적으로 태도를 바꿔 이 당선자의 코드에 맞춰보거나 혹은 자기 부처의 정책과 이 당선자의 공약에서 공통분모를 찾아내 원래 이 당선자의 방향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특히 지금 시점에서 태도를 돌변하는 것도 이 당선자로부터 칭찬을 받기보다는 모양만 우스워질 가능성이 많으므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으나 기존 정부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소신'을 보이는 공무원은 없는 실정이다.
  
  ◇ "달라진 것은 없으나 검토는 한다"
  
  재정경제부는 이 당선자 측에서 종합부동산세의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24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종부세 부분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과 며칠 전까지 종부세는 존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리즈 글을 실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태도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종부세 완화를 검토한다는 것은 정확한 표현은 아니고 이 당선자의 공약에 대해 내용을 파악중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다"면서 "어떤 방향성을 갖고 검토하는 것이 아니어서 지금 단계에서 완화한다, 안한다 말할 입장은 안된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그러나 종부세를 완화할 경우 1가구 1주택자에 대해 감면해주는 방향 보다는 종부세 대상이 되는 기준금액을 높여주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이 방향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서만 종부세를 면제해주면 강남 부자동네에 20억~30억짜리 집 한 채 갖고 있는 부자는 종부세를 내지 않는 반면 4억짜리 집 두 채로 8억의 재산을 갖고 있는 사람은 종부세를 내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재경부에서는 한나라당 측도 무조건 1가구 1주택자만 감면하겠다는 방침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명확한 입장 확인을 꺼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명박 당선자가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밝힘에 따라 향후 출총제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그동안 수많은 논란 속에서도 출총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만큼 대안없는 폐지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인수위나 당선자 측이 폐지를 강행하면 협의를 통해 바람직한 대안을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미 출총제는 예외되는 부분이 많아 법의 제정취지가 많이 퇴색했다"면서 "하지만 공정위가 폐지를 검토하는 것은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 아니라 향후 지시가 내려올 것에 대비해 대안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금만 손질하면 된다..거의 비슷하다
  
  재경부는 이 당선자의 산업은행 민영화 공약과 기존에 재경부가 갖고 있던 국책은행 역할 재정립 방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 검토하고 있으며 기존 방안을 공약에 맞춰 손질할 전망이다.
  
  재경부는 지난 9월 정책금융심의회를 열어 국책은행 역할재정립 방안을 심의하면서 산업은행의 민간 금융기관과 시장마찰을 빚는 업무를 자회사인 대우증권으로 넘기는 일정은 확정했으나 대우증권 매각 조건과 시기에 대해서는 추후 검토하는 것으로 남겨뒀다.
  
  감사원이 산업은행에 대우증권 매각을 권고한 바 있고 이 방안의 논의 과정에서 대우증권 매각 조건과 시기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관계 부처에서도 제기됐지만 심의 결과는 매각에 소극적으로 나온 것이었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공약으로 내건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서 재경부는 인수위 업무보고 때 매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관계자는 "당선자의 공약과 기존의 국책은행 역할재정립 방안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양 측간의 정책방향이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 측에 따르면 산업은행 민영화 공약은 완전 민영화라기보다 민간에서 할 수 있는 부문은 민영화하고 꼭 필요한 정책금융만 남기겠다는 의미로 기존의 방안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재경부는 또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해서도 기존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되 민간 중심의 경협을 강조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핵이 폐기됨으로써 진정한 남북경제교류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전제조건을 내걸어 재경부는 단기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가 다소 어려워졌다. 기존 참여정부의 경협정책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핵문제는 어디까지나 비 경제적인 요소로 재경부가 이에 대해 고민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내세우며 위안을 삼고 있다.
  
  재경부는 경협과 관련해 인수위 업무보고를 어떤 방향으로 작성할 것인지 정하지 않았지만 기존의 정책도 일방적 퍼주기가 아니라 남북 상생을 강조하고 경제원리에 따라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농업정책도 부분적인 손질 불가피
  
  농림부는 농업정책들이 부동산이나 세제, 기업규제 관련 정책 등 타 부처의 현안들에 비해 사정이 훨씬 낫다며 상대적으로 편안하다는 표정이다.
  
  '농업인 소득보전 특별법 제정을 통한 기본적 소득 보장', '농업농촌식품부 구상' 등 일단 지금까지 이 당선자가 내놓은 주요 농업 공약이 기존 정책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정책의 경우 불가피하게 이 당선자의 코드에 맞춰 수정해야 할 부분도 있다.
  
  우선 이 당선자의 '향후 5년간 쌀 목표가격 유지 및 80㎏당 17만 원 이상 보장' 공약은 정부의 현행 쌀소득보전직불제를 고치거나 한시적으로 유보해야만 가능하다.
  
  현재 규정상 정부 보전액의 기준이 되는 쌀 목표가격은 과거 5년 동안의 시장가격 평균을 사용하는만큼 전반적 쌀값 하락 추세에 맞춰 내려갈 수 밖에 없다. 농림부는 '2014년 이후 쌀 관세화'라는 개방 일정에 맞춰 국내 쌀 산업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 같은 시장원리 도입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현재 여.야가 국회에 제출해 놓은 '쌀 목표가 동결' 법안에 지금까지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새 정부 수반이 이 부분을 공약으로까지 내 건 만큼, 동결 기간을 다소 조정해서라도 결국 개정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농가부채동결법 제정을 통해 농업인 자산을 농지은행에 신탁, 경작은 계속하되 부채 및 이자를 동결하고 20년내 분할 상환토록한다'는 공약도 농림부가 고민하는 부분이다. 이 공약은 정책 대상이 너무 많아지면 소요되는 예산이 많아지기 때문에 앞으로 부채 및 이자 동결의 대상과 기간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실무 공무원들이 조금씩 의견개진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서는 새만금 토지 이용안도 크게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농림부가 최근 발표한 토지 이용계획에서는 농지와 여타 산업용도의 비율이 7대 3이었지만, 이 당선자측은 반대로 3대 7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어 농림부가 '굽힐지, 버틸지'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기획예산처는 기본적으로 예산배분 구조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다지 눈치 볼 것 없다는 반응이다. 새 정부가 성장을 촉진한다는 입장이긴 하지만 정부 예산보다는 민간자본을 활용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공기업 민영화에 대해서도 이 당선자측의 구상이 어떤 것인지를 공약집 등을 통해 파악하고 있으나 아직 별다른 입장 변화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