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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띠 확산, '소강상태'…11일 밤 '사리'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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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띠 확산, '소강상태'…11일 밤 '사리'가 고비

경기 연안∼안면도 남단, 천수만까지 확산될 위험도

충청남도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가 벌어진 후, 닷새가 지났다. 사고 직후, 빠르게 번져 가던 기름띠는 11일 오전부터 급속한 확산을 멈춘 채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11일 오후 5시께부터 시작된 '사리' 때문이다. 밀물과 썰물의 차가 최대가 되는 시기를 가리키는 사리에 접어들면, 바닷물의 운동이 거세지면서 기름띠가 번지는 속도가 다시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기름띠가 북쪽으로는 경기도 연안, 남쪽으로는 안면도 남단까지 퍼져 나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12일 오전 11시까지 이어질 사리 시기에 대응하는 게 중요한 과제다.

정부는 11일 오후 기름유출로 오염 피해가 커지고 있는 충남의 태안, 서산, 보령, 서천, 홍성, 당진 6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지원에 나섰다.

11일 해양경찰청 방재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현재 사고 해역으로부터 남쪽으로는 안면도 앞바다까지 50여㎞, 북쪽으로는 서산 대산석유화학공단 인근까지 20여㎞ 가량 기름띠가 퍼졌으나, 해안쪽으로 불던 북서풍이 약해면서 일단 급속한 확산을 멈춘 채 해상에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대규모 양식어장 피해가 우려됐던 안면도 앞 내ㆍ외파수도 인근 바다에서는 전날의 대규모 항공방제 이후 기름띠가 상당히 엷어진 것으로 관측됐다.

또 태안해안국립공원 지역으로 연포, 몽산포, 청포대 등의 해수욕장이 몰려 있는 근흥면, 남면 인근 해안으로에서도 기름띠의 확산이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남쪽의 근소만 모항에서 만리포, 천리포, 학암포를 지나 가로림만 입구인 만대단 인근까지 40여㎞ 의 해안에는 여전히 기름 찌꺼기들이 뒤범벅돼 있는 상태다.

그리고 해풍과 조류의 변화 등으로 기름띠가 다시 빠른 확산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남아 있어 방재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방재대책본부가 진행한 모의실험에서는 북서-북동풍과 조류의 영향으로 정체됐던 기름띠가 오는 14일께 안면도 남단까지 확산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1일 오후 5시3분부터 12일 오전 11시15분까지 이어지는 사리는 이번 사고 이후 조석간만의 차가 가장 큰 사리다. 이처럼 조석간만의 차가 커지면 해상의 기름띠 진폭도 커져 현재의 소강국면이 깨질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기름띠가 태안반도를 벗어나 경기도 해안에 상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 관계 당국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충청남도의 집계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 현재 태안 거아도에서 서산 가로림만에 이르는 해안선 167㎞에 산재한 굴, 바지락, 전복 양식장 3천633㏊(7개 읍면, 324곳)를 비롯해 만리포, 천리포, 백리포 등 15개 해수욕장(4개 면)의 백사장 17㎞가 기름에 오염되는 피해를 입었다.

또 태안과 서산을 잇는 가로림만의 양식장 4천823㏊ 등 해안선 양식장 및 양어장 8천456㏊에서 오염 피해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해경 방재대책본부는 이날도 경비정과 방제정 등 선박 220여척, 항공기 5대, 민ㆍ관ㆍ군 인력 1만3천여명을 동원, 해상과 해안에서 방제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 추가 확산이 우려되는 가로림만 입구(4.2㎞), 근소만 입구(2㎞), 태안화력 취수구 인근(1㎞) 등 총연장 9.3㎞ 해상에 오일펜스를 친 데 이어 백사장 해수욕장 앞바다와 세계적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 입구의 안면도 연륙교 해상에 각각 1㎞의 오일펜스를 치기로 했다.

사고 이후 11일까지 해상, 해안에서는 폐유 698t(해상 137t, 육상 525t), 흡착 폐기물 3천715t(해상 595t, 3천120t)이 수거됐다.

해상에 기울어진 채로 정박중인 사고 유조선에 대해서는 전날 사고 탱크(1번, 3번 탱크)에 남아 있던 유류(1천873㎘)를 보조유조선으로 빼낸 데 이어 유조선의 균형을 잡기 위한 추가 이적 작업과 철갑 덧대기(볼팅 작업) 작업을 거쳐 이르면 12일 오후 당초 목적지인 대산항 유류하역장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해경 방재대책본부 관계자는 "바다에 유출된 기름띠가 천수만 등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방제 인력을 집중하고 만대단 해안의 기름띠 방제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해안에서 수거된 폐유와 폐기물은 2차 오염을 막기위해 폐기물업체 13곳을 추가로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의 철새 도래지이며, 충남 최대의 어류 산란지이자 양식장 밀집 지역 천수만까지 기름으로 오염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안면도의 허리 부분에 해당하는 내파수도 주변 바다까지 남하한 기름띠가 천수만으로 들어오는 입구인 안면도 연육교 부근에서는 눈에 띄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기름이 계속 남쪽으로 내려가 안면도 남단을 돌아 천수만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어서 관계 당국과 인근 주민들, 그리고 생태계를 아끼는 시민의 손에 땀이 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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