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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어렵게 마일드세븐 판매망 구축하니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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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어렵게 마일드세븐 판매망 구축하니 이럴 수가..."

日마일드세븐 직영체제 전환, 노조 "JTIK, 고용승계 보장하라"

28일 오후 2시 일본대사관 앞. 20여명의 빨간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흩어져 앉아있다. 이들은 전국마일드세븐판매노동조합 조합원들로, 최근 일본담배 판매회사 한국지사(JTIK, Japan Tobacco International Korea Inc.)가 일방적으로 대리점과의 계약을 해지한 것에 대한 항의집회를 갖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4월1일 JTIK 마일드세븐 공급중단**

수입담배 가운데 국내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일본담배인 마일드세븐의 공급업체인 JTIK는 지난 2월26일 국내 대리점과의 계약 해지 통보를 하고, 4월 1일부로 마일드세븐의 공급을 중단했다.

<사진1>

JT는 외국산담배 수입자율화조치가 취해진 1989년 대경상사(주)를 통해 전국에 대리점을 모집, 지역별 판매권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국내에 마일드세븐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1998년 2월 JT는 국내법인(JTIK) 설립후 대경상사(주)의 한국 내 판매 사업권을 인수하고 대경상사(주)로부터 전국 지역 대리점과의 관계를 승계함으로서 각 지역 대리점들은 JTIK의 한국 내 지역 대리점 역할을 하게 됐다. 현재 국내 대리점은 현재 서울, 부산, 대구, 경주 등에 11개다.

JTIK는 국내 11개 대리점과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면서, 광고선전활동 등의 업무를 제외하고 판매와 영업 일체를 각 대리점에 일임해왔다.

이번 계약해지는 마일드세븐의 판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판매처도 상당히 확보된 상황에서 더 이상 대리점을 통해 판매를 할 필요가 없다는 JTIK의 경영상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 대리점 김선종 이사는 “매년 계약을 갱신할 때 JTIK측은 어떤 불만도 제기하지 않았다”며 “지난 2월26일 계약해지는 JTIK가 대리점 판매체제에서 직영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에 따르면, 계약해지 통보후 지난 2일 JTIK측은 대리점 사장단에게 새로운 계약조건을 제시하면서 계약 갱신을 요청했다. 김 이사는 이와 관련, "신 계약서에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조항들이 너무 많았다"라며 "JTIK측도 우리가(대리점)이 수용하지 못할 것을 알고 4월1일부로 신규사원을 뽑는 신문광고를 냈다"고 말했다.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조항'이란, ▲말단영업사원부터 대리점 대표이사까지 전원 월급제화, ▲대리점내 인사권 개입, ▲JTIK의 명예훼손 사건 발생시 무조건 계약해지 등이다.

국내 대리점이 독립법인으로서 판매권과 영업권을 확보한 상황에서 JTIK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는 것이 대리점측 주장이다. 대리점 사장단은 JTIK를 상대로 판매중지가처분 신청을 냈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현재 JTIK는 대리점에 마일드세븐 공급을 중단한 상태이고, 현재 유통되고 있는 마일드 세븐은 JTIK의 판매지원부서인 FSS(Field Sails Support)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서울-경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마일드 세븐은 판매가 중단된 상황이다.

***마일드세븐 노조원들의 이유있는 분노**

4월1일부로 국내 대리점 3백여 명의 노동자들은 졸지에 해직상태가 됐다. 대리점 노동자들은 4월12일 노동조합을 결성, '고용승계보장'등을 주장하며 '투쟁'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대리점 대표들보다는 좀더 특별한 경험들을 털어놓는다.

<사진2>

12년째 한 대리점에서 종사해왔다는 김상렬씨는 "반일정서가 심하던 10여년 전만 해도 소매점에 일본담배를 들고 가면 욕을 얻어먹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말한다. 실제로 초기 영업시절 소매점에 가서 일본담배 얘기를 꺼내기도 어려웠고, 심지어는 재수없다고 소금을 뿌리는 가게주인을 만나기도 했다고 대리점 영업사원들은 고백한다.

특히 광복50주년이던 1995년, 대리점 영업사원들은 거래처 유지를 위해 더욱 눈물겨운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다. 김상렬씨는 "광복50주년인 1995년에는 거래처가 대거 이탈해서 어려움이 많았다"며 "당시에는 거래처 사람들 생일을 하나하나 챙겨주기도 하는 등 인간적 유대를 통해 겨우겨우 거래처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대리점영업사원들의 이러한 노력으로 마일드세븐은 2003년 현재 5천억원 매출과 6만 5천개의 소매점을 확보하기에 이른다. 마일드세븐은 한 때 국내 수입담배 판매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들의 분노 배경에는 이렇듯, 그동안 자신들이 피땀흘려 개척한 영업망을 JTIK가 한순간에 가로채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뤄놓은 성과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 셈이다.

전국마일드세븐노동조합은 현재 JTIK에게 '고용승계보장'을 요청하고 있다. 수년간 정규직으로 일해 온 자신들보고 계약직으로 신규채용하겠다는 JTIK의 결정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운동을 막 시작한 초보노동운동가인 이들이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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