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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환자를 기저귀 채우고 침대에 묶었다"

인권위, 광주 ㅊ정신병원 원장과 의사 등 고발

"기저귀만 채워진 상태로 매트리스도 없는 철제 침대에 묶여 지냈다."

광주광역시 ㅊ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겪은 일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서류를 위조해 환자를 불법적으로 강제 입원시키고, 이들을 학대하도록 지시한 광주 동구 ㅊ정신병원 원장 주모 씨와 이 병원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모 씨 등 병원 관계자 4명을 고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어 인권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이 병원 원장 주 씨의 불법 행위에 대한 특별감사와 전국의 정신의료기관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시작하도록 권고했다. 또 인권위는 광주시장과 해당 구청장 등에게 불법입원을 묵인한 공무원과 보건소장에 대해 경고조치하도록 권고했다.

장판, 벽지가 다 뜯겨나간 병실…침대에 묶인 환자들

인권위는 ㅊ정신병원에서 근무했던 전직 직원의 진정을 계기로 이 병원에서 벌어진 광범위한 인권 침해 사례를 조사하게 됐다.



▲ 환자들이 철제침대에 묶여 있는 모습을 재연했다. ⓒ국가인권위원회

5일 발표된 인권위 조사 내용에 따르면 이 병원 관계자들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정도의 중증 정신지체자인 김모 씨(남·38세), 이모 군(남, 19세), 조모 군(남, 20세), 아동인 박모 군(남·15세) 등을 입원 당시부터 매트리스와 장판, 벽지가 다 뜯겨나가고 대소변 냄새가 나는 병실에 수용했다.

단지 열악한 공간에 가둬놓은 것만이 아니다. 병원 측은 목욕시간을 제외한 하루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이들을 기저귀만 채운 상태에서 1미터 정도 길이의 철제침대에 팔 또는 다리를 묶어 두었다.

그리고 환자들이 이렇게 철제침대에 묶여 있는 모습을 다른 직원과 환자들이 볼 수 있게끔 방치했다. 또 규정을 무시하고 아동 환자를 성인 환자와 같은 병실에 수용하도록 했다.

서류 위조해 불법 강제 입원시켰다

이처럼 학대를 당한 환자들이 병원에 수용되는 과정에서도 관련 법규가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환자의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채 미인가 복지시설 등에서 환자를 데려왔던 것. 이 과정에서 필요한 입원동의서에는 환자 부모의 서명을 위조하여 기입했다.

또 미성년자인 자녀에게서 입원동의서를 받기도 했다. 정신보호법상 미성년자는 보호의무자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미성년자에게서 입원동의서를 받는 것은 법에 어긋난다.

현행 정신보건법은 부모 등 마땅한 보호의무자가 없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의 동의를 얻어 환자를 입원시키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이 병원은 해당 지자체장의 동의 없이 최대 2년 동안 환자를 불법 감금했다.

"병원, 인권보다 돈벌이에 치우쳐"

한편 인권위는 이날 발표한 ㅊ정신병원 사례에 대해 "원장 주모 씨 등은 대규모 정신병원을 운영하면서 정신보건법이 규정한 환자들의 치료와 인권 보호보다는 영리목적에 치중했다"고 설명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정신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할 경우, 정부는 환자 한 명 당 매달 80~90만원 씩 병원에 지원한다. 이 돈을 노리고 병원 측이 수용 능력 이상으로 환자를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ㅊ정신병원이 서류를 위조해가면서 환자를 강제 입원시킨 이유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처럼 최소한의 인권적 배려도 없이 환자 유치에만 급급한 정신병원이 ㅊ정신병원 외에도 더 있을 수도 있다"며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에 대한 실태 조사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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