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코레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다하시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코레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다하시오"

200여 외국 교수, 노 대통령에 "KTX 승무원 직접고용" 서한

'KTX 승무원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교수모임'(이하 교수모임)의 활동에 외국 교수들도 동참했다. 교수모임은 3일 "세계 18개국 200여 대학 교수들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승무원들을 직접고용 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교수모임에 따르면 이 서한에는 세계화 이론의 권위자인 싸스키아 싸쎈 교수, 미국 사회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세계사회학회 부회장인 마이클 뷰로웨이 교수 및 세계여성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한 낸시 폴브르 교수 등 세계적 석학들이 서한 작성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한을 통해 "성차별적이고 불공정한 고용을 행하는 코레일의 비윤리적인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KTX 여성 승무원들의 용기있는 투쟁에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 지난해 9월 국회 앞에서 시위를 하던 KTX승무원들의 모습. 이들은 투쟁은 600일을 넘겨 계속되고 있다. ⓒ프레시안

이들은 "파업중인 KTX 여성 승무원들을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이 아닌, 코레일이 직접고용하도록 하라는 한국의 학계와 법조계, 그리고 시민사회 구성원들의 의견과 행동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특히 "KTX 승무원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철도공사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위는 한국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제도적 차별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가장 성차별이 심한 국가 중의 하나로 평가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인간개발보고서(2006년)의 성평등 순위에서 OECD 30개국 중 29위, 세계 75개국 중 53위를 차지하는 등 성평등 수준이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2007년 93개국 중 64위로 순위가 더 떨어졌다.

이들은 이어 "KTX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적이고 불공정한 대우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그리고 그들이 코레일에 직접 고용될 수 있도록 노무현 대통령께서 애써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또 코레일에게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안 및 국제노동기구,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지침 준수 등을 촉구하는 한편, "코레일이 2007년 5월 직접 가입한 '유엔 글로벌 콤팩트'의 원칙도 함께 지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엔 글로벌 콤팩트는 지난 99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제안해 마련된 협약으로, 기업과 단체가 자발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도록 유엔이 제정한 행동규범이다.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등 4개 분야에 걸쳐 10대 원칙으로 구성돼 있다.

다음은 서한 전문의 번역본이다.
존경하는 대한민국 노무현 대통령님께

세계 학문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성차별적이고 불공정한 고용을 행하는 한국철도공사의 비윤리적인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KTX 여성 승무원들의 용기있는 투쟁에 지지를 보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최대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가 빠른 시간 안에 분쟁을 해결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기업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는 한국철도공사의 KTX 여승무원에 대한 처우는 명백한 성차별이며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하고, 차별의 피해자인 KTX 여성 노동자들에게 평등하고 합법적인 고용 조건을 보장해 줌으로써 차별을 해소할 것을 한국철도공사에 권고하였습니다.

우리는 파업 중인 KTX 여성 승무원들을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이 아닌, 한국철도공사가 직접고용하도록 하라는 한국의 학계와 법조계, 그리고 시민사회 구성원들의 의견과 행동에 동참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큰 공기업이자 3만 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한국철도공사가 민주주의 수호와 인권보호라는 기본 원칙 준수를 거부하는 행위는 곧 유엔 국제 노동기구(ILO)가 정한 국제 기준과 여성 노동자 인권 보호를 위해 제정된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의 국제기준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한국철도공사가 파업중인 KTX 승무원의 직접고용을 거부하는 것은 철도공사가 유엔 글로벌 콤팩트 (UN Global Compact)에 가입하면서 국제적으로 인정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노동권과 평등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한 약속과도 모순되는 행동입니다.

KTX 승무원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철도공사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위는한국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제도적 차별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아니라,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가장 성차별이 심한 국가 중의 하나로 평가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한국은 UNDP의 인간개발보고서의 성평등 순위에서 30개의 OECD 국가 중 29위, 세계 75개의 국가 중 5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나은 현실을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필요가 있으며,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KTX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적이고 불공정한 대우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그리고 그들이 한국철도공사에 직접 고용될 수 있도록 노무현 대통령께서 애써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한국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안 및 국제노동기구,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지침 준수와 함께, 한국철도공사가 2007년 5월 직접 가입한 유엔 글로벌 콤팩트의 원칙도 함께 지켜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