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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돼도 청와대 입주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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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대통령 돼도 청와대 입주 안 해"

[막 오른 대선, 정동영] '철도 동영'으로 李에 맞불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연설 스타일을 바꿨다. 정 후보는 17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대전역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서 '~습니다'로 끝나는 문어체 대신 '~했어요'라고 말을 맺는 구어체로 연설했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연설이 시작되자 준비된 연단 대신 무선마이크를 집어 들고 단상 가장자리로 나섰다. 그는 "여러분의 눈빛을 똑똑히 보고 있다"며 "여러분의 눈과 가슴 속에 있는 상처와 아픔을 위로하는 인간 정동영이 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평소 화려한 연설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로부터 '말만 잘하면 뭐합니까'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던 정 후보다. 이러한 연설 스타일 변화는 정 후보가 언변은 화려하지만 정작 대중 전달력이 약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착한 대통령 후보'라는 모토로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해 이명박, 이회창 후보에 밀려 3위 후보로 고착된 현실을 탈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히기도 한다.
▲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27일 대전역 광장에서 연설 중인 정동영 후보 ⓒ뉴시스

정 후보는 이날 연설 도중 "앞서 이해찬, 손학규, 김근태 선대위원장이 좋은 연설을 해주신 만큼 나는 그냥 대화하겠다"며 "연설은 좀 할 줄 알지만 연설하고 나서 TV 나오는 것 보면 아주 사납게 나오고 정떨어진다고 해서 안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을 자신의 가족이라고 부르면서 "대통령이 되면 가족들과 호흡하기 위해 청와대에 입주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대통령만 되면 궁궐로 들어가서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접근하기도 힘들어 서민들 심정에 어두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아닌 한남동에서 출퇴근 하면서 국민과 호흡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어마어마한 경호도 반의 반으로 줄여 시민들과 자유롭게 호흡하겠다"고 했다.

정 후보는 또한 20대에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어머니가 지은 옷을 팔던 일을 거론하면서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기도 하고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기도 하는 등 '서민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정 후보는 이어 "민주주의는 여기까지 발전했다. 한국 경제의 체질도 튼튼해졌다"며 "좋은 대통령 시대, 가족대통령 시대를 만들 수 있다. 이명박 시대, 이회창 시대로 가야할 이유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만나는 사람마다 악수 대신 포옹하는 '허그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평소 '서민 대통령' 이미지를 내세우는 것과 달리 귀공자풍의 이미지로 인해 유권자들이 거리감을 느낀다는 약점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은 BBK 수사 중간발표 전에 자진사퇴하라"

대통합민주신당도 17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을 맞아 오랜만에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했다. 당 소속 의원들도 대거 동참해 후보와 각 선대위원장 별로 일정을 나눠 전국 각지에서 유세를 벌인 후 대전에 집결했다. 국민 통합, 지역 통합을 강조하기위한 일정 분배라는 설명이다.

이날 정 후보는 이명박, 이회창 후보에 대한 비난 발언은 최소한으로 자제한 대신 이해찬, 김근태, 손학규 선대위원장이 비판 발언을 도맡아했다.

이해찬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가 위장 취업, 위장전입, 위장출강, 위장증언 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안다"면서 "가짜 후보 이명박 후보에게 진짜는 두 개다. 이명박 후보의 부인이 가지고 다니는 1000만원 짜리 핸드백은 진짜다"고 비꼬아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근태 위원장은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이명박 후보는 검찰이 BBK 주가조작 사건 수사 중간발표를 하기 전에 스스로 결단해서 후보 자리에서 용퇴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것이 정치 지도자로서 올바른 길"이라고 맹비난했다.

"여수 박람회는 세계에서 열차로"

정 후보는 새벽 여수에서 여수 박람회 개최 결정을 지켜본 뒤 경의선 최북단인 도라산역을 방문해 '위대한 한반도 평화경제 시대 선언'을 하고 연달아 대구에서 출정식을 치르고 서울로 상경해 명동에서 유세를 하는 등 강행군을 소화했다.

정 후보는 이날 대부분 일정을 철도로 이동하며 소화해 이명박 후보의 경부운하에 맞서는 '대륙 철도' 공약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날 도라산역 플랫폼에서 가진 '위대한 한반도 평화경제시대 선언'에서도 "임기 내에 남북경제통일시대를 열어가겠다"며 '위대한 한반도 평화경제시대를 위한 3대 약속'을 내놨다. 3대 약속은 △임기 초반 남북평화협정 체결 △개성공단 확대와 추가 특구 조성으로 남북 경제 공동체 실현 △한반도 5대 철도망과 대륙 철도 연결 등이다.

그는 "2012년 여수박람회가 열리는 5월 만주와 시베리아에서 열차를 타고 여수까지 찾아 올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이날 연설장에는 북한에서 건너온 새터민인 김용 씨가 참석해 지지연설을 하기도 했다. 김 씨는 "이 곳에 오니 고향에 절반 온 기분"이라며 "이제 절반 남은 고향 땅은 내년 정 후보와 1000만 실향민이 함께 갈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날 도라산 역 연설장에는 한명숙 선대위원장, 문희상, 정세균 의원 등 의원 30명 가량과 지지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유시민, 김태년, 김형주 의원 등 친노 그룹 의원도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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