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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대 사가들은 탄핵과 파병 중 어느 것을 더 중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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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대 사가들은 탄핵과 파병 중 어느 것을 더 중시할까"

각계 1만인 파병철회 시국선언 발기인대회

3백5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은 14일 오전 '이라크 파병철회 각계인사 1만인 시국선언 발기인대회'(이하 발기인대회)를 열고, 파병철회를 위한 범국민운동을 선언했다.

***"파병, 탄핵에 앞서는 중차대한 문제"**

이날 발기인대회는 지난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응해 결성된 '탄핵무효민주수호 범국민행동'같이 다수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범국민행동'을 결성하기 위한 전단계로, 시민사회단체, 학계, 종교계, 문화계 등 지도층 인사 1백42명의 동참으로 성사됐다.

1백42명의 발기인 중에는 김중배(언론인), 리영희(한양대 명예교수), 문정현(SOFA개정국민행동 상임대표), 박상증(참여연대 공동대표), 박찬욱(영화감독),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 여연(조계종 총무원기획실장), 정현백(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황석영(작가) 등 사회 원로인사 상당수가 참여했다.

14일 오전 안국동 느티나무까페에서 손호철교수(민교협 상임의장)의 사회로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발기인대회에서 손 교수는 "총선으로 인해 파병문제가 주요한 이슈로 독립의제화 되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다"며 "늦었지만,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열 환경재단 상임이사는 "탄핵무효민주수호 범국민행동 활동을 하면서 '탄핵'과 '파병'을 두고 후대 역사가들이 어느 쪽에 더 큰 비중을 둘까 상상해 봤다"며 "전쟁은 개인, 가족, 공동체뿐 아니라 자연과 미래까지 파괴하는 반인간적인 범죄인 만큼 파병문제는 탄핵에 앞서는 중차대한 문제라는 인식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도 "이라크 전쟁의 본질은 미국의 군산복합체들의 이윤을 위한 전쟁으로 이라크 민중들에게는 재앙"이라며 "한국군 파병에 대해 국민적 저항으로 맞섰지만, 보수의회세력이 파병동의안을 통과시키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국회는 민의를 수렴해 파병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가파병철회는 17대국회가 가장 먼저 할 일"**

이날 참가자들은 이라크 현지 사정의 변화를 거론하며 더 이상 추가파병 명분이 사라졌음을 강조했다.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는 "파병동의는 '전쟁이 끝났다'는 판단이 전제되어 있었다"며 "한국군이 파병이 되면 곧바로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이 명백한 만큼 더 이상 추가파병의 명분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는 이어 "법의 판단 원리 중에는 '사정변경의 원칙'이 있다"며 "이는 심각한 상황의 변화가 발생하면 종전의 결정이 정당하더라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또 "한국군과 이라크 민병대간의 교전이 발생해 양측에 사상자가 발생하면, 이라크 민중과 한국과의 정치적 충돌은 불 보듯 뻔한 이치"라면서 "이는 국익 상실 뿐만 아니라 미래 이라크-한국 간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근수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는 "17대 국회가 제일 먼저 할 일은 16대 국회가 잘못한 위헌적 파병 결정을 바로잡는 것"이라며 "그것이 민족과 세계 평화를 실현하는 길이다"고 말했다.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은 이날 발기인 대회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1만인 시국선언을 비롯, 각계 각층의 시국선언 릴레이 운동, 이라크 파병철회 범국민청원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민주노동당은 노회찬 선대위원장 명의로, 민주당은 추미애 선대위원장 명의로 '이라크 파병결정 전면개검토와 철회당론 확인서'를 국민행동 앞으로 보내왔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이를 보내지 않았다.

다음은 이날 사회를 맡은 손호철 민교협 상임의장과의 현장 인터뷰 전문이다.

***손호철 교수 인터뷰**

프레시안 : 현 이라크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

손호철 : 지난해 3월 미국의 이라크 침략 때부터 노정된 필연이다. 최근 사태를 갑작스런 민중봉기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현상일 뿐이다. 미국의 명분없는 이라크 침략은 이미 정당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이라크 민중의 아래로부터의 분노가 잠재되었다가 폭발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최근 미국의 팔루자 공습으로 사상자가 대량으로 난 사건은 분노 폭발의 촉매 역할을 했다고 본다.

프레시안 : 추가파병결정이후 국민적 파병반대 열기가 예상보다 작았다. 그 이유는?

손호철 : 4.15 총선으로 파병문제가 사회적 주요 이슈로 부각되지 못했다. 3.12 탄핵안 가결이 시민사회에 가져다 준 충격이 매우 컷던 탓도 있다.

2004총선시민연대는 낙선대상자 명단을 작성할 때 파병찬성의원을 낙선대상에 포함할지 여부를 두고 격론이 있었다. 결론은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는데, 이는 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이 최소주의를 지향하는 운동이라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도 파병반대 열기를 상승시키지 못한 요인 중 하나다.

프레시안 : 최근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추가파병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 어떻게 보는가?

손호철 : 환영한다. 하지만 민주당이 '평화민주세력'임을 자임한다면 지난해 1차파병때부터 분명히 파병반대 입장을 천명했어야 옳다. 선거를 며칠 앞두고, 더구나 지지율이 바닥이 상황에서 파병재검토 주장은 자칫 선거용이라는 의혹을 사기 충분하다.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주장이 진정성을 얻기 위해선 총선 이후 민주당 당론으로 파병철회를 분명히하고, 파병철회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프레시안 :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변화된 상황인 만큼 파병 시기를 6월로 연기하자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손호철 : 선거공학적 발상이다. 전쟁과 파병에 대한 원칙이 있다면, 그 원칙에 따르면 된다. 열린우리당은 '개혁세력'이라고 자부하지만 파병이라는 반평화적인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보수라는 비판에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은 국가적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 파병철회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현 상황에서 국가적 신의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손호철 : 이미 추가파병을 약속했기 때문에 파병을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지극히 패배주의적이다. 국가적 신의란 수사 뒤에 파병지지입장을 숨겨서는 않된다. 한편 파병은 한 국가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반전여론이 들끓고 있다. 산발적으로 폭발하는 반전 분위기와 함께 이후 결성될 '파병철회 범국민행동'도 함께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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