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여론이 거세지자 검찰이 특수수사부를 꾸렸다. 결국 지속적인 여론과 언론의 압력만이 삼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한 특검법안이 청와대의 사실상 '반대 의사' 표명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20일 청와대 전해철 민정수석비서관을 만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답답한 표정으로 이 같이 말했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전국 6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삼성 이건희 일가 불법규명 국민운동(국민행동)'은 이날 오전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에 앞서 국민행동을 대표해 전해철 비서관과의 면담에 참석했던 이들 중 하나인 참여연대 김민영 사무처장은 "여전히 청와대 입장이 변경될 여지는 커보이지 않는다"며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김민영 처장은 "전체적인 소감은 청와대가 사태의 심각성을 크게 공감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결국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여론의 힘 외에는 특검법 통과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국회 법사위는 오는 21일 특검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오는 23일 종료되는 정기국회 일정을 감안할 때 이날 특검법안이 법사위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행동 측은 기자회견문에서 "청와대가 삼성의 로비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 분명하다면, 즉시 삼성 특검 도입에 협조할 것을 요구한다"며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로비가 시도됐다는 것이 밝혀진 시점에, 청와대가 삼성 특검에 대해 지금까지와 같은 태도를 유지한다면, 청와대의 다른 구성원에 대한 삼성 로비 의혹은 나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더 이상 어떤 정치적 고려도, 억지스러운 명분도 내세워서는 안 된다"며 "청와대는 권력의 핵심부까지도 국민의 의혹과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하고 특검제를 수용해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에 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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