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용철 전 靑 비서관 "삼성 법무팀이 500만원 보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용철 전 靑 비서관 "삼성 법무팀이 500만원 보냈다"

이경훈 삼성 상무가 보낸 뇌물 증거물 공개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이 청와대의 사실상 '반대 의사' 표명으로 통과 여부가 불분명해졌다. 이런 가운데, 삼성이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시도했다는 증언이 공개됐다.

삼성이 2004년 1월경 직접 뇌물을 보냈다는 이용철 전 청와대 비서관의 증언이다. 이 전 비서관의 증언은 증거사진과 함께 공개돼 파문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60여 단체로 구성된 '삼성 이건희 일가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승계 불법행위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운동'(국민운동)은 1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 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민운동'은 2004년 1월 당시 청와대 민정2비서관으로 재직 중이었던 이용철 전 비서관이 삼성 측으로부터 책처럼 포장된 현금 500만 원을 택배로 전달 받았다는 사실을 고백했다고 밝혔다.

"민감한 시기에도 자신있게 떡값 돌리는 거대조직의 위력"

이용철 변호사는 진술서에서 "2003년 말 또는 2004년 초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삼성전자 법무팀 소속 이경훈 변호사로부터 안부전화가 와서 얼마 후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며 "이경훈 변호사가 명절에 회사에서 자기명의로 선물을 보내도 괜찮겠는지를 물어 한과나 민속주 따위 의례적인 명절선물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괜찮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이용철 변호사는 "선물이 집으로 전달이 되어 퇴근 후 뜯어보고서야 책으로 위장된 현금다발인 사실을 알게 됐다"며 "당시 대선자금 수사 중이었고 한나라당의 '차떼기' 행위가 밝혀져 온 나라가 분노하던 와중에 '차떼기'의 당사자중 하나인 삼성이, 그것도 청와대에서 반부패제도개혁을 담당하는 비서관에게 버젓이 뇌물을 주려는 행태에 분노가 치밀어 이 사실을 폭로할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용철 변호사는 "그러나 민감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떡값을 돌릴 수 있는 거대조직의 위력 앞에 사건의 일각에 불과한 뇌물꼬리를 밝혀봐야, 중간전달자인 이경훈 변호사만 쳐내버리는 꼬리자르기로 끝날 것이 자명할 것으로 판단됐다"며 "후일을 대비해 증거로 사진을 찍어두고 전달명의자인 이경훈 변호사에게 되돌려 주고 끝내기로 작정했다"고 밝혔다.

이용철 변호사는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를 보며 당시의 일이 매우 조직적으로 자행된 일이며 내 경우에 비추어 김 변호사의 폭로내용이 매우 신빙성이 있는 것이라고 판단되어 적절한 시기에 내 경우의 경위와 증거를 밝힐 것을 고민했다"며 관련 증거 사진을 '삼성이건희불법규명국민운동'을 통해 공개하게 된 경위를 밝혔다.

"정관계 고위직 누구도 삼성의 관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국민운동은 기자회견문에서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은 한 사람의 주장이 아닌 사실이었다"며 "이 제보를 접한 뒤 삼성의 대범하고도 전방위적인 뇌물공세에 다시 한 번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삼성의 관리로부터 대한민국 정관계의 고위직 인사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들은 "삼성은 오늘 이 순간까지도 스스로의 불법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김용철 변호사와 사제단 그리고 시민단체들을 매도하며,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려만 하고 있다"며 "검찰과 금융감독 당국은 비상식적인 주장으로 차일피일 수사를 미루다가 따가운 여론의 질타를 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마지못해 사건 수사에 나서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이들은 "정치권은 특검법을 발의했지만, 저마다의 정치적 이해득실 타산을 먼저 계산하고 있다"며 "경제신문들을 위시한 재벌 친화적 언론은 양비론과 '경제가 걱정된다'는 상투적인 수사들을 동원해 본질 흐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청와대, 스스로의 치부 드러나는 게 두려운가"

이들은 "청와대와 정치권, 검찰 어디를 둘러봐도 이번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려는 확고한 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그러나 다수 국민은 이번 사건이 한 사람의 폭로로 시작된 단순한 진실게임이 아니며, 삼성 이건희 일가의 뿌리 깊은 전횡이자 부패이며 불법이라는 상식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사건의 엄정한 수사를 위한 특검법을 정기국회 폐회 전에 제정해야 하며 대통령과 청와대는 진실의 규명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직시하고, 특검법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청와대가 계속해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특검법 제정에 반대한다면, 스스로의 치부가 드러날 것이 두려워서라는 인식만 확고해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국민행동 측은 향후 이용철 변호사 제보건에 대한 추가 고발과 함께 '삼성 이건희 일가 부패 및 불법행위 제보센터'를 참여연대 사무실에 개설하고 삼성의 불법행위에 대한 추가 제보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용철 변호사 진술 전문 바로가기]
▲뇌물 제공자 명함 부분 확대 사진: 이경훈, 삼성전자 상무(변호사) ⓒ이용철

▲ 삼성전자가 이용철 변호사한테 보낸 발송의뢰서 (배달자명, 배달자 연락처, 발신일자, 수령일자 포함) ⓒ이용철

▲ 뇌물제공자 명함, 뇌물 들어있는 쇼핑백, 발송의뢰서, '이용철(5)이름이 붙어있는 뇌물 상자 ⓒ이용철

▲ 뇌물상자 안에서 나온 100만원 짜리 현금 뭉치 5개 ⓒ이용철

▲ 뇌물상자 안에서 나온 만원 짜리 현금 뭉치 부분확대 사진, 현금 묶음 띠 '서울은행(B1)분당지점' ⓒ이용철

▲ 뇌물 제공자 명함 붙어있는 뇌물 상자가 들어있는 쇼핑백 ⓒ이용철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