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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昌 출마'에 미묘한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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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昌 출마'에 미묘한 온도차

<조선>ㆍ<동아>, 사설 통해 맹비난…<중앙>, 관망적 자세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드디어 7일 오후 대선 출마 선언을 한다. 이 전 총재의 출마 선언이 예정된 이날 주요 일간지들은 1면에 이 소식을 다루며 이 전 총재의 결정에 대해 일제히 비난했다. 대선을 40여일 앞둔 시점에서 이 전 총재의 출마는 그 어떤 대의명분을 들고 나온다 하더라도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체 기조는 같지만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둘러싼 보수언론의 보도태도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동아일보>는 전 일간지 중 이 전 총재의 출마를 가장 노골적으로 반대했다. <조선일보>도 <동아>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반면, <중앙일보>는 이들 두 일간지에 비해 다소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조중동 사이에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간 경쟁을 보도하던 때와 마찬가지 분열을 보인 셈이다.

<조선>ㆍ<동아>, 1면 머리기사와 사설 논조 똑같아

10개 일간지 중 이 전 총재의 출마 관련 기사에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한 신문은 <동아>다. 동아일보는 "뭘 보고 찍어달라는 건지"라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후보 등록이 불과 18일 남았지만 대선판은 어지럽기만 하다"며 "정책검증 없이 '오리무중 선거'를 치를 판"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이 전 총재의 출마가 이런 혼란의 큰 요인 중 하나임을 강조했다.

또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비판하는 이만섭 전 국회의장, 안상수 한나라 원내대표의 인터뷰 등 관련기사를 3-4면에 걸쳐 보도했다.

<동아>는 사설을 통해서도 이 전 총재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보수 분열, 이회창 씨의 새 원죄"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그는 끝내 한국 민주주의와 정치 발전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기로 작정한 듯하다"며 "그에겐 출마가 '큰 결단'일지 몰라도 대다수 국민에겐 배신과 부도덕의 극치로 비친다"고 주장했다.

<동아>는 "자신을 두 번이나 대선 후보로 뽑아준 당에 어떻게 그런 식으로 비수를 꽂을 수 있는가"라며 "당에 보답은 못 할망정 이 무슨 몹쓸 짓이냐"고 강조했다.

<동아>는 또 "정치 지도자로서 무능하고 오만해 '좌파 10년'을 초래한 당사자가 반성은커녕 보수의 분열을 통해 좌파 정권의 재집권을 돕게 된다면 이보다 더한 자기부정이 있을 수 없다"며 "한 사람의 대통령병 때문에 민주주의 원칙과 정당정치의 근간이 무너지고 선거판이 패거리 짓기의 구태에 휩싸이게 된다면 불행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미 2차례 사설을 통해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반대해왔던 <조선일보>도 <동아>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반응이었다. 특히 두 신문은 마치 사전에 짠 것처럼 1면 머릿기사와 사설의 논조가 똑같았다.

<조선>은 "D-42, 대혼돈"이라는 1면 머리기사에서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판짜기'만 남은 이번 대선판에 대해 비판했고,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대혼돈'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조선>은 또 "누가 지금 이회창씨를 부른다는 말인가"라는 사설에서 "'야당 후보가 약점이 많아서 대타용으로 나온다' '야당 후보가 사망할 수 있어서 내가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는 스스로도 궁색하다고 생각했는지 슬그머니 사라졌다"며 "결국 이 씨는 시대와 국가와 국민이 불러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 자신만의 명분을 만들어 나온다는 말이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지금 한나라당과 그 후보의 높은 지지율에 이 씨가 보탠 것은 하나도 없다"며 "그렇게 밥상이 차려지자 이 씨가 슬그머니 숟가락을 들고 나타났다"고 노골적으로 이 전 총재를 깎아내렸다.

<중앙> "이 전 총재, 차라리 솔직해져라"

이들 신문에 비해 <중앙>은 비교적 담담한 태도로 이 전 총재의 출마 사실을 보도했다.

<중앙>은 이날 이 전 총재의 출마 선언 사실을 알리는 1면 머리기사 제목을 "이회창 오늘 '대선 3수' 선언-이명박 측 '경선불복보다 더한 배신행위'"라고 차분하게 뽑았다.

또 <중앙>은 이 전 총재의 출마와 관련된 사설을 싣지 않았다. 대신 칼럼 <시시각각>란에 이종혁 사회부문 에디터가 "이 전 총재, 차라리 솔직했으면"이라는 칼럼을 썼다. 이 칼럼도 이 전 총재의 출마에 대해 비판적이었지만, "개인적으론 이 전 총재가 억울할 게 많다고 본다"고 밝힌 이 글에서 이 전 총쟁 대한 비난의 수위는 <조선>, <동아>처럼 노골적이지는 않았다.

이 칼럼은 "(이 전 총재는) 억지명분을 들이대지 말고, '내가 억울해서 꼭 한번 대통령 해 봐야겠다'고 말씀하시라"며 "'아무리 이명박.정동영을 봐도 내가 더 똑똑하고 나은 것 같아서 국민의 심판을 받고 싶다'고 그렇게 고백하는 게 낫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가지 분명 것은 그동안 이 전 총재를 현실 정치의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이제 가해자의 입장에 선 이상 그런 평가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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