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 연석회의' 청신호…이인제는?

'反삼성'이냐 '反이회창ㆍ이명박'이냐…단일화 전초전

범여권과 민주노동당 각 세력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제안한 '반부패 연석회의'의 성사 전망이 밝아졌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측은 6일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역제안한 문국현-정동영-권영길 3자 회동에 대해 "정동영 후보가 제안한 반부패 미래사회 연석회의 제안에 대한 화답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동영 선대위 김현미 대변인은 "이제 반부패 연석회의를 함께 열어 부패세력의 집권에 반대하는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단 문국현, 권영길 후보가 '반부패'에 대한 원론적 찬성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정치세력 간의 논의 테이블을 역제안함에 따라 '정동영-문국현-권영길 3자 회동'은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삼성 비자금 문제에 대한 세 후보의 미묘한 입장차가 주도권 다툼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정 후보가 삼성 비자금 문제에 대한 특검 도입에 긍정적 입장을 밝힌 만큼 사법적 조치에 대해선 공감대가 마련된 상태이지만, '재벌 해체' 등 수위와 강도에선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를 포함시킬 것인지 여부도 딜레마다. 김현미 대변인은 날짜를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머지않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 이인제 후보에게도 제안해 놨으니 논의가 진행되면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그러나 문국현 후보가 "이인제 후보는 다른 언덕으로 본다. 이명박-이회창 연대에 가까운 분"이라고 선을 그었고 이인제 후보 본인도 '반부패 연석회의'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쉽게 조율되기 어려운 문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민노당까지 합쳐 반한나라당 연대를 해서 자기들이 좌장 노릇을 해보겠다는 것"이라며 정동영 후보를 맹공했다.
  
  이 후보는 "정동영 후보가 열린우리당 의장으로 있을 때 불법 대선자금을 국민들에게 다시 환원하겠다고 몇 번이나 약속했지만 한나라당은 연수원 팔아서 반납했는데도 열린우리당은 한 푼도 반환 안했다"며 "반성도 할 줄 모르고 약속도 못 지키는, 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한 세력이 무슨 반부패 연대냐"고 일축했다.
  
  물론 반부패 연석회의가 범여권 후보단일화의 징검다리로 부각되면 단일화 논의에 속도를 붙이자고 주장해 온 이 후보가 자연스럽게 결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가 '제2의 이인제'로 규정될 정도로 구정치인 이미지가 강한 이인제 후보가 반부패 연대, 나아가 단일화 논의의 한 축으로 결합할 경우 그에 따른 명분 퇴색과 반작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