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국내 영화제 가운데, 역설적으로, 가장 개성이 강한 영화제는 11월4일부터 29일까지 서울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리는 'KBS 프리미어 영화페스티벌'이다. 올해로 세번째 열리는 이 행사는, 제목때문에 다소 혼선이 있긴 하지만 KBS가 주최하는 KBS만의 영화제가 아니다. 이 영화제는 KBS라는 공중파 방송을 중심으로 극장상영과 온라인, DMB 상영을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이어가는, 어떻게 보면 국내 유일의 유비쿼터스 영화제다. 이 영화제가 여타의 다른 영화제와 큰 차별성을 보이는 것은 바로 그 대목이다. 이제 영화는, 극장이라는 공간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 윈도우를 통해 대중에게 접근하고 있다. 따라서 제작,배급,유통 라인에서도 '실천적으로' 멀티 미디어적 실험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 'KBS 프리미어 페스티벌'은 바로 그 선두에 있는 영화제다. 이 영화제가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선뜻 극장 개봉을 쉽게 할 수 없는 비상업예술영화, 작품성이 뛰어남에도 쉽게 주목받지 못하는 우수작을 한꺼번에 모아 상영한다는 것이다. 유비쿼터스적인 상영방식을 택한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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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흥행에 따른 수익구조의 안정성을 위하여 극장상영 전 KBS 등 각각의 미디어에 선 판매 형식으로 판권을 넘긴 것도 이 영화제를 통해 알 수 있는 특징가운데 하나다. 영화수입사는 작품 판권을 1차적으로 KBS에 넘기는 것을 조건으로 작품을 들여오고 KBS는 KBS대로 작품 구매자금을 사전에 케이블TV나 DMB 등 부가 윈도우에 판매, 자금의 원활한 순환을 이어가는 방식. 이렇게 되면 질 좋은 영화는 영화대로 들여 오면서도 각 사업자들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신들의 매체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비용 리스크를 분담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정된 'KBS 프리미어 영화페스티벌'의 작품은 모두 10개국 16편으로 헝가리와 브라질,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나라의 수작들이 대거 상영된다.예컨대 헝가리 감독 크리스티나 고다의 <낫씽 엘스><영광의 아이들> 등 두편의 작품이 그것. 2007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작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먼저 넬슨 만델라와 그의 간수였던 그레고리의 일화를 영화로 옮긴 <굿바이 만델라>와 2006년 브라질 최고의 영화로 선정된 <부모님이 휴가를 떠난 해>도 상영된다. 매기 질렌할이 파격 연기 변신으로 화제를 모으며 호평을 받았던 <셰리베이비>는 관객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을 영화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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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가이 (사진출처: pmf.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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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다이아몬드 도둑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데니스 피>와 스페인 특유의 매력이 숨쉬는 로맨틱 코미디 <다크 블루 올모스트 블랙>, 앞을 보지 못하는 남자의 유쾌한 사랑 만들기 대작전 <블라인드 가이> 등 이색적인 코미디들도 눈에 뜬다. '프리미어 영화 페스티벌'의 '프리미어(Premiere)는 국내에서 한번도 소개된 적이 없는 작품의 첫 상영이라는 의미. 이번에 소개될 16편의 영화들 모두 상업영화권에서 벗어나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나가려는 작품들인만큼 국내 관객들에게 얼마만큼의 호응을 얻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할리우드가 아닌, 새로운 해외영화를 원하는 관객들에겐 안성마춤의 영화제로 평가된다.
다음은 상영작 리스트 <굿바이 만델라(Goodbye Bafana)> (2007, 남아공, 118min) <낫싱엘스(Just Sex and Nothing Else)> (2005, 헝가리, 97min) <다크 블루 올모스트 블랙(Dark Blue Almost Black)> (2006, 스페인, 105min) <데니스 피(Dennis P)> (2007, 네덜란드, 90min) <드러머(The Drummer)> (2007, 대만, 119min) <보이스게임(Poor Boy's Game)> (2007, 브라질, 104min) <부모님이 휴가를 떠난 해(The Year of My Parents went on Vacation)> (2006, 브라질, 104min) <블라인드가이(Blind Dating)> (2006, 미국, 95min) <섹슈얼 프렌즈(Strictly Sexual)> (2007, 미국, 99min) <셰리베이비(SherryBaby)> (2006, 미국, 96min) <영광의 아이들(Children of Glory)> (2006, 헝가리, 123min) <친밀한 적(Intimate Enemies)> (2007, 프랑스, 108min) <죽음의 씨앗(Seeds of Death)> (2007, 프랑스, 102min) <킹 오브 쏘로우_참을 수 없는 슬픔(King of Sorrow)> (2006, 캐나다, 108min) <컬링 러브(Curling Love)> (2007, 일본, 104min) <쿵후 프리즌(Big Stan)> (2007, 미국, 100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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