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즌 북미박스오피스의 특징은 부담없는 가족드라마나 코미디류의 영화들이 비교적 고르게 관객을 나눠갖는 가운데 진지한 주제의 작품들이 외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라크전을 소재로 한 <엘라의 계곡에서>,마이클 만 감독의 <킹덤>,이안 감독의 <색,계> 등은 모두 예상보다 부진한 흥행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9,10월 박스오피스 상위에 랭크된 작품은 <슈퍼배드><게임플랜><타일러 페리의 내가 왜 결혼했을까> 등 코믹오락물이 눈에 띄게 많았다. 이 같은 현상은 10월 셋째주말(19일~21일) 박스오피스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피에 굶주린 뱀파이어들이 알래스카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리는 호러물 <30 데이즈 오브 나잇(30 days of nights)>이 1600만달러를 벌어들여 1위를 차지한 것. 당초 배급사인 소니측은 이 영화의 개봉성적을 1800만~2000만달러로 기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초 돌풍을 일으켰던 <300>처럼 이른바 '그래픽노블'을 원작으로 한 오락성 강한 작품인데다가, 조시 하트넷 등 스타배우들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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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데이즈 오브 나잇(30 Days of Nights) |
평단의 우호적인 반응을 얻고 개봉한 벤 애플랙의 연출작 <곤, 베이비, 곤(Gone Baby Gone)>은 5위로 데뷔했다. 이것 역시 예상보다는 저조한 개봉성적이다. 보스턴에서 일어난 어린 소녀의 유괴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 주인공 탐정으로 벤 애플렉의 동생 케이시 애플렉이 출연한다. 스포츠 코미디 <더 컴백스>는 585만달러의 개봉수입으로 6위에 올랐다. 10위 안에 진입한 마지막 신작 <렌디션>은 417만달러로 9위에 랭크됐다. 테러와의 전쟁으로 인해 훼손되는 인권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무거운 주제때문인지 제이크 질렌홀과 리즈 위더스푼이란 톱스타 배우들의 출연작으로는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세를 나타냈다. 할 베리와 베니치오 델 토로가 출연한 신작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는 1100개 스크린에서 개봉했지만 16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쳐 10위 안에 진입하는 데는 실패했다. 한편, 팀 버튼 감독의 1993년작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3D 버전으로 리마스터링 되어 개봉해 514만달러를 벌어들이며 8위에 올랐다. 지난 주말 상위 12편의 영화가 벌어들인 수입은 7970만달러이며, 여름 성수기 이후 5주 연속 침체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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