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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문국현, 계산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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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문국현, 계산을 멈춰라"

<고성국의 정치분석ㆍ15>단일화 성공의 조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확정.
  이인제 민주당 대통령 후보 확정.
  문국현 신당 창당 착수.

  
  이번주 범여권에서 동시적으로 발생한 사건들이다.
  
  사건 하나하나의 과정을 살펴보고 그것이 갖는 정치적 함의를 짐작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각각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독자적인 동력으로 움직여왔던 세 흐름이 10월 중순 들어 일제히 한매듭을 지었다는 사실이다.
  
  내심은 어떻든 세 사람 모두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단일화를 하면 두 사람이 후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는데도 이렇듯 입을 맞추기나 한 듯이 세사람 모두 후보 단일화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은 후보 단일화가 민심이고 대세라는 것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일 터이다. 이로써 범여권은 지금껏 이명박과 한나라당과 범 보수우파 세력에 의해 좌우되어왔던 선거구도를 흔들어 볼 수 있는 작은 근거들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겠다.
  
  범여권의 경선에 맞춰 이명박 후보가 고삐를 바투 쥐는 데에도 범여권의 움직임에 대한 경계의 뜻이 담겨 있음이 분명하다. 여전히 압도적으로 앞서 있지만 언제든 상황이 간단치 않게 흘러갈 수도 있다는 반증이 아닐런지.
  
  지지율 50% 이명박에 대항하는 30% 후보가 탄생한다면…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하나만으로 정동영이 15%대의 지지율로 도약했는데 만약 정동영, 이인제, 문국현간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단순 합산으로도 단숨에 25%의 지지율을 기록할 것이고, 단일화 시너지를 최소로 계산해 5%만 잡아도 상승세를 타는 30%대의 경쟁자가 나타나는 것이니 이명박 후보가 긴장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50%의 이명박과 30%의 여권 후보간 대결이 가시화될 경우 승부는 이명박 후보에게 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동성이 강한 중간층표의 향배에 의해 결정나게 될 것인데, 이들 중간층 중 약간의 이동만으로도 전세는 시나브로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예컨대 중간층 5%가 이동한다면 계산상으로는 45%대 35%가 되는 것이나 여기에는 숫자 이상의 파급효과 즉 하락하는 후보로부터의 '빠짐현상'과 상승하는 후보로의 '쏠림현상'이 동시에 작동하게 될 것이므로 국면은 순식간에 혼전 상황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범여권에게도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에게도 후보 단일화는 2007 대선의 최대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후보 단일화는 2002년 노무현의 사례에서도 확인되듯이 본질적으로 정치 공학적 계산의 영역이 아니라 후보들의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다. 마키아벨리의 말대로 포르투나(운명)를 넘어설 수 있는 비르투(용기)의 영역인 것이다.
  
  해답은 시간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
  
  역으로 얘기해보자. 만약 후보 단일화가 정치 공학적 계산에 의해서만 진행된다면 거기에서 어떤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아무런 극적 요소없는 무미 건조한 계산에서 말이다. 후보 단일화가 비르투의 영역, 즉 후보들과 정치 지도자들의 의지적 결단과 투신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극적인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그로써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후보 단일화를 전망함에 있어 어떤 다른 요소들보다 세 사람의 성격과 마음 상태와 행동 양식을 주요하게 보아야 하는 이유다.
  
  "11월 중순에 가면 한나라당의 집권에 반대하고 개혁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이명박 후보에 대항하는 한 명의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낼것이고, 그렇게 되면 국민의 뜻을 누구도 거역하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당과 이인제는 거기에 복종할 것이다."
  
  이인제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한 이 말은 이인제 답게 참으로 단순 명쾌하다. 11월 중순에 국민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후보로 단일화하자는 얘기이니 말이다. 지지도가 가장 낮은 이인제 후보의 언명이니 만큼 정동영, 문국현 두 사람이 거부하기도 어려운 제안 아닌가.
  
  단순명쾌한 이인제와는 달리 만약 정동영, 문국현 두 사람이 단일화 시기를 늦춰잡고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단일화를 앞두고 조금이라도 지지율을 올려 놓겠다는 생각에서일 것이나, 그런 식으로 올라갈 지지도라면 그 많던 범여권 주자들이 왜 1~2%에 머물다 탈락했었는지를 두사람은 다시 한 번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백번 다시 생각해도 해답은 시간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에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민심의 바다로 나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유일한 승리의 길이라면 세 사람 모두 작은 계산과 공학적 고려 같은 것들은 한켠에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 2007 대선의 역사적 의미와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는 민심의 엄중한 흐름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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