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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인 노조, "서울대병원-노동청 해도 너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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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인 노조, "서울대병원-노동청 해도 너무 한다"

비정규직 문제 또 폭발, 서울노동청의 '약속 뒤집기'

대표적 비정규직 노동자인 '간병인 노조'의 서울지방노동청 점거 농성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는 서울대병원 유료간병인소개소가 지난 2일 서울강남지방노동사무소로부터 '불법 근로자공급'으로 판정받은 상황에서도 서울대병원과 주무부서인 서울지방노동청이 사태해결에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서울지방노동청, 간병인 노조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서울대병원 간병인 문제해결 및 공공병원으로서 제자리찾기를 위한 공동대책위윈회'(이하 공대위)는 26일 오전 서울지방노동청 4층 공공연맹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지방노동청장의 약속 이행과 무료간병인소개소 원상복귀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간병인 노조는 지난 25일부터 서울지방노동청 8층 소회의실에서 무기한 농성을 해왔다.

<사진1>

보건의료노조부회장 현정희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지방노동청장은 공대위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유료소개소 폐지, 무료소개소 도입, 간병인노조가 운영하는 무료소개소 도입 적극검토 등을 약속했으나, 약속시한인 20일이 닷새가 넘도록 어떠한 행정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서울지방노동청장의 무사안일을 꼬집었다.

이와 관련 조주현 서울지방노동청장은 지난 17일 김대환 신임 노동부장관의 양대노총 방문 계기로 마련된 서울노동청장과 공대위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간병인 문제의 심각성을 인삭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사진2>

현 집행위원장은 이어 “노동청은 적극적 사태해결을 위한 노력은커녕, 노동부와 병원의 밀착의혹 속속 드러나는 등 서울지방노동청의 진의가 의심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공대위에 따르면, 전 서울종합고용안정센터장과 노동부 본부 고용관리과 담당자가 지난 10월 노원구청에서 발급된 서울대병원 간병인 무료소개소 필증을 문제삼고, 급기야 노동부 관계자가 노원구청에 전화를 해서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병원 일방주의가 사태 불씨돼"**

간병인 사태의 시발점은 지난해 9월1일 서울대병원이 1988년부터 운영해 온 무료간병인소개소를 전격 폐쇄하면서다. 간병인 노조는 "5개월 넘도록 농성을 풀지 않은 원인은, 서울대병원이 무료소개소를 폐쇄하면서 간병인들에 대해 어떠한 상의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간병인 노조원 정금자씨는 “서울대 병원은 9월4일 우체국 소인이 찍힌 엽서 한장으로 무료소개소 폐쇄 사실을 ‘통보’했다”며 “10년 넘도록 서울대병원직원이라는 소속감과 자긍심으로 일해왔는데, 하루아침에 병원에서 아무런 상의없이 병원을 나가라 하니 당황함을 넘어 분노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1988년 무료소개소 설립 때부터 간병인으로 근무했다는 조옥분씨는 “일당 4만5천원의 저임금과, 주당 1백44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 속에서도 버틸수 있었던 것은 환자들은 물론 의사선생님, 간호사선생님들이 간병인의 수고를 인정해주고 서울대병원 직원이라고 말씀해주셨기 때문”이라며, “갑자기 10여년간 일했던 서울대병원을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무조건 떠나라고 하니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보건의료노조 조직2국장인 최경숙씨는 이와 관련 “간병인들은 학습지 교사, 레미콘 운수노동자처럼 특수고용직으로 노동자로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간병인들이 이러한 법적 장애가 없었다면 병원측의 일방적 조치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시 논란이 됐던 ‘특수고용인의 노동자성 인정’ 문제가 간병인 노조점거 농성으로 다시한 번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유료소개소도입, 의료서비스 질 저하 초래 **

한편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도입한 유료간병인 소개소가 서울대병원의 주장과 달리 간병인에게 필수적인 정기 교육이 무료소개소 때보다 부실해지는 등 전반적 의료서비스 질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공대위가 지난해 11월14일 발표한 <환자간병, 가족의 책임인가 병원과 국가의 책임인가>라는 제목의 자료집에 따르면, 간병인 고용과정부터 관리에 이르기까지 이전 무료소개소보다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집에 따르면, 신규간병인 채용시 무료소개소의 경우 종줄이상의 학력, 교육수료증, 신원보증서 등 15가지의 서류제출과 함께 관리자인 간호사가 엄격한 면접과 심사하도록 되어있다. 또 입사 후에는 연2회 정기 교육과, 월1회 추가 교육 실시, 2년마다 교육수료증 재갱신 등 간병인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 운영중인 유료소개소의 경우 채용시 건강진단서, 교육수료증, 주민등록등본 등이 제출서류의 전부이고, 채용여부는 25만원에 달하는 가입비와 5만원의 월회비 납부가 채용의 관건이다. 또 입사후 교육 역시 협회에서 실시하는 연 1회가 전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표>

공대위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이 유료소개소 도입이후 간병업무에 대한 최소한의 관리마저 손 놓아버려, 도처에 의료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도저히 공공의료기관이라고 할 수 없는 기만적 처사로,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보호자에게 돌아가는 심각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유료소개소, 간병인에게 폭리 취해**

부실한 교육과 관리를 지적받고 있는 유료소개소가 간병인들로부터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대위 관계자는 “유료소개소의 경우 입회비조로 25만원에서 35만원을 받고, 일이 없어도 매월납부해야 하는 월회비 5만원을 받고 있다”며 “더구나 협회 관리자에게 뒷돈을 주어야 장기환자 등을 잘 소개해준다”고 폭로했다. 또 이 관계자는 “유료 소개소는 명절이나 경조사시 간병인들이 상납하도록 압력까지 행사한다”고 덧붙였다.

간병인 노조원 김모씨는 “월회비를 안내면 일거리를 주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유료소개소를 가더라도 결국은 밀린 월회비를 내야한다”며 “유료소개소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철저한 간병인 교육과 관리를 하지는 못할망정, 높은 가입비와, 일을 쉬고 있을 때도 월회비를 받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인 관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나 서울지방노동청은 '업무방해'를 이유로 공권력 투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사태를 한층 악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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