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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을 통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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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을 통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다

[Film Festival] 중국과의 합작 프로젝트 사례 연구에 관한 컨퍼런스

아시아에서 국적을 초월해 합작 프로젝트가 늘고 있고, 그 가운데에는 중국이 있다. 기실 가장 크고 잠재력있는 시장력을 갖추고 있는 중국은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국내의 영화사들 역시 가장 공을 들여 진출을 꾀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중국과의 합작 프로젝트에 대한 시도는 영화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아나키스트>와 <무사>, <청연>, <중천> 등으로 꾸준히 이어져 왔고, 최근에는 부산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한 펑 샤오강 감독의 <집결호>, 그리고 오우삼 감독이 촬영 중인 대형 블록버스터 <적벽>에 우리 측 스탭이 합류하거나 특히 <적벽>의 경우 쇼박스가 투자자로 나서는 등, 다양한 형태로 공동제작 혹은 협력 작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중국과의 이러한 공동작업에 있어 현재 상황을 확인하고 향후 더욱 효과적인 시스템을 모색하기 위한 컨퍼런스 자리가 지난 9일 오후 그랜드호텔 2층 중원에서 열렸다. "아시아 공동제작 사례연구 : 중국에서의 다각적인 협력 및 효과적인 공동제작 시스템"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 컨퍼런스에서는 감독이자 나비픽쳐스의 대표이기도 한 김성수 감독이 사회를 맡고, 오우삼 감독과 오랫동안 팀웍을 유지해오며 헐리웃에서 프로듀서로 활약해온 테렌스 창, <아나키스트>, <청연>, <집결호>, <적벽> 등에서 라인 프로듀서로 활약해온 이치윤, 그리고 홍콩의 옥토버픽쳐스의 대표로 <조폭마누라 3>를 비롯해 다양한 국가들과 수많은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경험이 있는 홍콩의 프로듀서 다니엘 위가 패널로 참석했다.
아시아 공동제작 사례연구 컨퍼런스 ⓒ프레시안무비
이 자리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아무래도 테렌스 창과 이치윤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적벽>이다. 아시아에서 유래 없을 정도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약 700억 원 가량) <적벽>은 헐리웃에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한 아시아 출신 감독인 오우삼이 필생의 꿈으로 여겨왔던 프로젝트인데다가 헐리웃이 아닌 아시아의 여러 국가가 합작하는 형태로 만들어질 예정이어서 전세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간 헐리웃에서 왕성하게 활약해온 테렌스 창에게 이것이 커다란 도전이었다고 한다. 지난 15년간 워낙 인프라가 잘 돼 있는 헐리웃의 메이져 스튜디오와 작업해왔으나 이 작품의 경우 펀딩부터 모든 인프라를 스스로 만들어가야 했기 때문. 더욱이 헐리웃에서와 달리 이러한 대규모의 영화에 경험이 풍부한 스탭과 기술인력을 찾기가 힘들었고, 결국 필요한 분야에 대해 외부의 전문 인력들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테렌스 창의 설명이다. 이러한 분야 중 특수분장과 특수효과, 무술의 분야에 한국의 인력과 기술이 진출한 것이다. 공동제작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현장에서의 소통 문제일 것이다. 현장에서 직접 뛰는 라인 프로듀서인 이치윤 씨는 무엇보다도 1)서로 일하는 방식의 차이 등에서 기인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와, 2)현장에서의 각 파트간 정확하게 업무가 분담될 수 있도록 사전에 미리 인지하는 것, 3) 다양한 국적의 스탭들 간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각 국가의 제작환경이 다르고 일하는 스타일이 다른 만큼, 사전에 미리 충분히 소통을 하고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예컨대 <집결호> 당시만 해도 각자의 국적에 따라 한국팀, 한국 프로듀서 등으로 불리었다는 이치윤 PD는 이러한 호칭이 한 편의 작품을 '같이'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 원활한 팀웍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 덧붙였다. (<적벽>의 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공감을 얻어 '특수효과 프로듀서' 등 분야에 따른 호칭으로 불리우게 됐다고 한다.) 수많은 합작 프로젝트에서 총프로듀서로 활약해온 다니엘 위와 테렌스 창 역시 이치윤 PD의 이러한 지적에 크게 공감하고 나섰다. 국적은 물론 서로 익숙한 시스템이 다르더라도, 하나의 작품에서 만난 이상 '같은 작품을 만들고 있는 한 팀'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통 합작 및 공동제작 프로젝트는 '거대 예산의 블록버스터' 형태로 만들어지지만, 다니엘 위는 중국과 함께 <크레이지 스톤>이라는 저예산 영화를 공동제작하여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크게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다니엘 위에 의하면, 예전부터 중국에서 코미디를 찍고 싶었으나 중국인의 감성을 온전히 담으려면 중국인 각본가가 쓴 대본으로 중국인 감독이 찍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다행히 중국에서 실력있는 감독이 영입된 뒤 중국 내 유수의 배급사가 합류하여 중국 내에서 총 135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참고로 최근 <트랜스포머>의 경우 600여 개의 스크린에서 개봉했다.) 중국에서도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를 와이드 릴리즈 방식으로 배급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까닭에, 저예산 영화를 이렇게 배급해 흥행에 성공한 것은 제작 시스템 자체의 성공이라는 것. 이 과정에서 다니엘 위는 '함께 일했던 중국의 배급사가 매우 훌륭한 파트너였다'고 밝히면서, 미지의 시장에 진출하고 함께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성수 감독 역시 크게 동의를 표한 내용이다. 김성수 감독이 이끄는 나비픽쳐스에서 <중천>을 제작할 당시 중국측 프로듀서로 합류한 장시아가 매우 능숙하게 일을 처리해 주었다고 소개하면서, 사람이 됐든 회사가 됐든 결국 합작영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작점은 훌륭한 "파트너"라 강조했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는 사회를 맡은 김성수 감독과 제작을 맡은 다니엘 위의 공동 프로젝트가 화제에 올랐는데, 이는 김성수 감독과 다니엘 위 등이 함께 설립한 회사 옥토버 필름에서 역시 중국 등을 포함한 다국적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 300만 위엔의 순제작비를 투입할 예정으로, 2,000만 명이 들어야 BEP(손익분기점)를 맞출 수 있다는 이 프로젝트는 <리엔 아이파>(영어로 'Last Foreigner, 한국제목 미정)라는 제목을 달고 있으며, 국내의 IHQ와 중국의 폴리보노 사가 투자를 하고 중국 내 배급도 폴리보노가 맡기로 결정된 중-한-홍콩 합작 프로젝트이다. 중국 시장을 겨냥하여 준비 중인 이 영화는 스탭의 90%가 중국인들로, 김성수 감독과 <중천>에서 중국측 프로듀서로 함께 일했던 장시아가 영화의 창조적인 부분을 이끌어가게 된다고 한다. 최근 <디워>의 미국 개봉을 계기로, 영화산업에 큰 관심이 없던 일반 관객들도 우리 영화의 해외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해외 시장에 진출해 가시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다니엘 위가 강조한 대로 먼저 그 시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치윤 PD의 말을 빌어 "일부 분야에 대해서는 아시아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영화의 수준"은, 그저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다양한 영화들과 함께 공존의 길을 모색하면서 서로 상생하고 발전의 계기를 삼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됐을 때 비로소 '시장 진출'이라는 말이 제대로 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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