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에이스' 류현진(20, 한화)이 마음 속의 가을 빚을 청산하는데 정확히 1년이 걸렸다.
지난 시즌 류현진은 18승 6패 2.23의 평균자책점에 204개의 탈삼진으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거머쥐었다. 신인왕은 물론 시즌 최우수선수(MVP) 자리까지 올라 단 번에 국내 최고 좌완 투수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가을잔치에서는 그 명성의 빛이 바랬다.
류현진은 지난 해 10월 9일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이현곤에게 만루포를 맞는 등 5.2이닝 동안 5실점한 채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팀은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등 성공적인 포스트시즌을 치렀지만 류현진은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꼭 1년 뒤인 2007년 10월 9일.
류현진은 이날 대구구장에서 열린 2007 삼성 PAVV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1차전에서 6.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막아 팀의 5-0 영봉승을 이끌었다. 탈삼진은 8개. 포스트시즌 첫승이었다.
총투구수는 128개.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나왔고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고루 섞어 상대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5회(삼자범퇴)를 제외하고 매 회 안타를 내줬지만 위기 관리 능력은 더욱 빛나 보였다.
특히 6회 볼넷과 연속안타로 무사 만루에 몰린 위기 상황에서 이날 백미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35타점으로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타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던 김한수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데 이어 김창희 대신 대타로 나온 박정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볼카운트 1-3에서 우측 담장을 빗겨넘어가는 파울 홈런을 맞는 등 아찔한 순간을 연출했지만 헛스윙을 유도했다.
또 류현진은 김재걸 대신 대타로 나선 강봉규조차 풀카운트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을 낚았다.
팀의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류현진. 과연 그의 '가을잔치 빚 청산'은 계속될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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