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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다음 카드는 '남북관계 전면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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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다음 카드는 '남북관계 전면 확대'"

[2007 남북정상선언] 북이 남측 요구 대폭 수용한 이유는?

지난 4일 발표된 '2007 남북정상선언'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부분 "생각보다 남측이 많이 얻어 왔다"는 것이었다.

정상회담의 주체였던 노무현 대통령도 이날 도라산 남측출입국관리소(CIQ)에서 있었던 대국민 보고 연설에서 "주문이 너무 많아 일거리가 한 보따리가 됐는데 돌아올 때 성과를 싸가지고 오는데 가져갔던 보자기가 조금 작아 짐을 다 싸기가 어려울 만큼 성과가 좋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만족감과 전문가들의 평가를 통해 이번 선언에 남측의 요구안이 상당히 많이 담겼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왜 남측의 요구를 대폭 수용해 합의한 것일까?

"北, 체제 유지 약속받고 경협 확대 결심한 듯"
▲ 4일 발표된 2007 남북정상선언은 남측의 요구가 상당히 많이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김정일 위원장은 왜 남측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것일까?ⓒ청와대 사진기자단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5일 "연내 불능화는 다시 북미관계가 악화됐을 때 미국과 대응할 카드를 버리는 것으로 1994년과는 질적으로 다른 결정"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북의 다음 구상은 남북관계 뿐"이라고 말했다. 경제 회생 및 발전과 안전보장을 이루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를 실현시킬 핵 다음의 '카드'가 남북관계였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말이다.

특별수행원으로 이번 정상회담을 함께 다녀 온 김 교수는 이날 서울 배재대학교 학술지원센터에서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남북관계' 토론회에서 "다만 전제조건은 남에서 앞으로 북의 체제를 변화시키거나 붕괴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말 것을 다짐받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는 노 대통령이 방북 이튿날인 3일 오찬에서 한 발언과 개성공단에서의 연설, 귀국보고에서도 나타난다. 노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김정일 위원장은 '개성공단이 발전되면 북한의 개혁·개방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여러 차례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도 "김정일 위원장 뿐 아니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우리 특별수행원들을 안내한 북측 안내원들도 한 목소리로 '개혁·개방이라는 말을 쓰지 말라'는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결국 김 위원장은 남북 경제협력을 통해 핵포기 이후의 경제회생을 이루고, 그 중에서도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측에게 '북의 개혁·개방'에 대한 생각을 버리라고 강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노 대통령의 아리랑 관람 도중 있었던 첫 번째 기립박수는 "상대방 체제를 존중하지 않고는 남북관계 진전은 없다는 정치적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어린이들이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요'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장면에서 노 대통령이 기립 박수를 침으로써 체제 유지에 대한 김 위원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했다는 것.

"종전협상, 김정일이 중국 배제 위해 3자 제안"

김 교수는 또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3자 혹은 4자'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3자를 주장했고 노 대통령이 이에 대한 외교적 파장을 고려해 3자 또는 4자라는 표현으로 '물타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각에서 북측이 남측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이상한 해석이 나오는데 이는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이라는 것은 북측도 중국이 빠질 수도 포함될 수도 있다는 의미를 다 열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도 "숫자는 북측에서 제안해 온 것으로 남북미는 당연한 것으로 보고 중국은 중국의 의사를 봐서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부시 미 대통령의 종전선언 방안을 설명했고 김 위원장이 관심을 가졌다는 것과 관련해 "이는 김 위원장의 긍정적인 답을 받아 온 것이며 결국 부시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김 위원장의 대답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평양도 2000년보다 차분해졌다"
▲ 정상회담이 열리던 평양의 거리를 지나는 여학생의 모습.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번 정상회담의 특징과 관련해 김 교수는 "차분함"을 꼽았다.

그는 "두 번째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남측의 분위기도 그랬지만 평양도 마찬가지였다. 1차 때 화면으로 본 것보다 방북 첫날 연도에서 환영하는 평양 시민들도 역시 차분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이미 7년 간 지속된 남북관계가 일상성을 갖게 됐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다녀온 인사들이 참석해 북측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하기도 했다.

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평양은 회색 도시를 탈출해 곳곳에 페인트로 단장돼 있었고 2000년과 비교해보니 도시가 활기가 넘치고 밝아졌다"며 "밤이 되니 거리의 나무에 우리의 연말과 같이 네온 등이 켜지는 등 전기 사정이 상당히 나아졌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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