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2주 앞두고 벌써부터 추석영화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왕의 남자>와 <라디오 스타>의 이준익 감독은 40대 가장들이 대학 시절의 락밴드를 재결성해 꿈을 실현다나는 <즐거운 인생>으로,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김상진 감독은 코믹 납치극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으로 가족단위 관객을 공략할 예정이다. 봉태규, 정려원이 주연을 맡은 <두 얼굴의 여친>은 젊은 커플 관객에게, 최인호의 원작 소설을 하명중 감독이 영화로 옮긴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보다 나이가 있는 장년층에게 어필할 듯하다. 하지만 그 어느 영화보다 강력한 영화는 바로 "본 시리즈" 3부작 중 마지막 영화인 <본 얼티메이텀>일 것이다. 이미 평단과 관객층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본 시리즈"의 세번째 영화로, <본 슈프리머시>의 감독 폴 그린그래스가 다시 연출을 맡아 특유의 빠르고 흔들리는 카메라로 긴박한 스릴러를 표현한다. <인생은 아름다워>로 10년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영화가 오랜만에 선을 보인다. <호랑이와 눈>은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이미 선보였던 베니니 식의 순애보와 판타지, 코미디에 이라크 전쟁을 겹쳐놓았다. 과연 지중해의 따뜻한 햇살이 4철 내내 계속되는 로마 시내에서 '눈이 내리고 호랑이가 출현하는' 기적이 일어날지, 기대할 만하다.
. | 즐거운 인생 감독 이준익 주연 정진영, 김윤석, 김상호 |
대학시절 그룹사운드 '활화산'의 멤버였던 기영(정진영), 성욱(김윤석), 혁수(김상호)는 활화산의 리더였던 상우의 장례식을 계기로 20여 년만에 다시 모이고, 이를 계기로 상우의 아들 현준(장근석)까지 끌어들여 활화산을 재결성한다. 각각 명예퇴직 후 백수로 지내던 기영, 택배, 대리운전 등으로 힘들게 가족을 부양하던 성욱, 가족을 모두 캐나다에 보낸 기러기 아빠 혁수는 활화산 활동을 통해 다시 생의 기쁨을 찾는다. 다소 철이 없긴 하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용감하게 발을 딛고 다시 시작하는 세 남자의 '유쾌하고 신나는' 모습이 관객들에게도 큰 감흥을 준다. 특히 선굵은 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김윤석의 편안한 연기가 돋보인다.
. | 권순분여사 납치사건 감독 김상진 주연 나문희, 강성진, 유해진 |
어리버리한 3인조 납치범에게 납치된 국밥집 재벌 권순분 여사는 자식들에게 연락을 취하지만 자식들이 자신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자 크게 실망한다. 이에 3인조 납치범에게 적극적인 인질이 되어 5천만원을 요구하는 3인조에게 5백억을 제시하며 사상 최고가의 납치극을 직접 진두지휘하는데... 1979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덴도 신의 소설 [대유괴]를 각색해 영화로 옮겼다. <주유소 습격사건>, <광복절 특사> 등의 김상진 감독이 <귀신이 산다> 이후 3년만에 메가폰을 잡았고 권순분 여사로는 나문희가, 3인조 납치범으로 각각 강성진, 유해진, 유건이 출연한다.
. | 본 얼티메이텀 감독 폴 그린그래스 주연 맷 데이먼, 줄리아 스타일즈, 조앤 앨런 |
애인 마리의 죽음에 대한 복수와 자신의 기억을 온전히 되찾기 위해 트레드스톤 조직의 뒤를 쫓던 제이슨 본(맷 데이먼)은 '블랙브라이어'의 존재와 함께 자신이 이 작전의 1호였음을 알게 된다. 기밀사항인 블랙브라이어기 밖으로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트레드스톤의 노아 보슨 부국장은 무리한 진압 작전을 계속하고, 제이슨 본은 블랙브라이어의 비밀에 접근해 간다. <제이슨 본> 시리즈의 3번째 편으로, 2편 <본 슈프리머시>의 감독 폴 그린그래스가 연출을 맡았다. 거친 화면과 빠른 편집,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첩보 스릴러의 새 장을 열었다. 마침내 기억을 온전히 되찾으며 정체성을 찾게 되는 본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
. | 호랑이와 눈 감독 로베르토 베니니 주연 로베르토 베니니, 니콜레타 브라스치, 장 르노 |
건망증도 심하고 늘 덜렁대지만 낙천적인 시인 아틸리오(로베르토 베니니)는 매일 밤 아름다운 비토리아(니콜레타 브라스치)와 결혼식을 올리는 꿈을 꾸지만, 현실에서의 비토리아는 차갑기만 하다. 두 사람 모두의 친구인 아랍 출신의 시인 푸아드(장 르노)를 따라 이라크의 바그다드에 간 비토리아는 폭격을 맞고 혼수상태에 빠져들고, 이 소식을 들은 아틸리오는 구사일생으로 이라크에 가 극진한 정성으로 그녀를 돌본다. 과연 비토리아는 깨어날 수 있을까? 그리고 아틸리오의 사랑을 받아줄 것인가? 이라크의 비극을 담으면서도 베니니 특유의 극단적인 로맨티시즘과 판타지, 코미디가 어우러져 애잔한 슬픔과 함께 놀라운 희망과 감동을 선사한다.
. |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감독 하명중 주연 하명중, 한혜숙, 하상원 |
뉴타운 개발로 철거가 진행되는 구파발에 몰래 들어간 노작가 최호(하명중)는 어릴 적 살던 옛집을 찾아가 어머니를 기억하며 추억에 잠긴다. 하숙집을 하면서 병든 남편의 수발을 들고 세 남매를 키워내면서도 언제나 명랑하고 아름다웠던 어머니. 막내 최호는 어머니와 그 어떤 모자보다 더욱 돈독한 관계로 지내며 성장하지만, 20대가 된 최호는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형과 누나의 뒤를 이어 어머니를 혼자 남겨두고 떠나버린다. 최인호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땡볕>, <혼자 도는 바람개비> 등을 연출한 하명중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직접 노년의 최호 작가로 등장하는 한편 그의 아들인 배우 하상원이 젊은 최호를 연기한다.
. | 두 얼굴의 여친 감독 이석훈 주연 봉태규, 정려원, 김인권 |
엉뚱한 인연으로 만난 귀여운 여자 아니(정려원)에게 끌리는 연애 초짜 구창(봉태규)은 그녀가 다중인격 장애를 앓고 있음을 앓게 된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아니의 몸에서 튀어나오는 거친 성격의 하니 때문에 구창은 여러 번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지만, 그럼에도 사랑스러운 아니에게 점점 빠져든다. <방과 후 옥상>으로 주목받은 이석훈 감독의 코미디로, 이번 영화 역시 봉태규를 주연으로 기용했으며 주로 드라마에서 활동해온 정려원은 이번 영화로 스크린에서 주연을 맡아 극단을 오가는 성격의 1인 2역을 선보인다.
. | 여름 궁전 감독 로우 예 주연 구오 샤오동, 하우 레이, 후 링 |
1989년, 시골처녀 유홍은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 북경으로 상경한다. 잘 생기고 말도 잘 통하는 남자 저우 웨이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그는 자유분방한 외도를 즐긴다. 천안문 사태를 겪으며 중국의 격변기와 치열한 20대를 저우 웨이와 함께 하던 유홍은 결국 자신의 사랑을 감당하지 못하고 저우 웨이의 곁을 떠난다. 그로부터 10년 후 이들은 다시 재회한다. <수쥬>, <자줏빛 나비> 등을 연출한 로우 예 감독의 2006년작. 59회 깐느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으며, 이 영화로 로우 예 감독은 중국 정부로부터 5년간 입국 금지, 5년간 영화제작 금지 조치를 당했다.
. | 제 9중대 감독 표도르 본다르추크 주연 알렉세이 차도프, 아르투르 스몰랴니노프 |
아프가니스탄 침공 9년째인 1988년, 각자의 사연을 안고 군에 징집된 젊은 청년들은 3개월의 지옥 훈련을 거치고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한다. 임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후송되기 위해 수송기에 오른 선임 병사들과 마주치지만, 이들은 이륙한지 5분도 안 되어 폭격을 당하고, 제9중대의 청년들은 전쟁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면서도 자르단 3234 고지에 올라 게릴라인 무자헤딘과 맞서 마지막 전투를 벌이게 된다. 실제로 당시 전쟁에 참가했던 발레리 대령의 증언을 토대로 한 <제9중대>는 라디오 통신이 끊겨 소련이 철수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듣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은 이들의 실화를 그린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거대한 스케일의 러시아산 전쟁영화.
. | 사랑에 눈뜨다 감독 아키 요코 주연 구로타니 도모카, 키카와다 마사야 |
프리랜서 작가인 카오리는 유부남인 9살 연상의 사진작과 M과 연인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어느 날 그녀는 연하의 바이올리니스트 케이를 만나 불같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케이와의 본능에 충실한 사랑, 그리고 M과의 서로를 배려하는 사랑을 모두를 유지하며 두 남자 사이를 오가던 카오리는 케이가 자신을 결혼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부담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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