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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송교수, 언론재판의 희생양"

부인 정정희씨 국회앞 1인시위, "공개재판하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중인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의 부인 정정희씨가 13일 낮 12시 국회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1인시위’를 펼쳤다. 시민들의 자발적 조직인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대표 최창우)이 주관한 이날 1인시위에서 정 여사는 송두율 교수의 근황을 밝히고, 국가보안법의 반인권성을 토로했다.

***송교수, "언론재판의 희생양, 법정에서 승리할 것"**

정 여사는 “최근 공판 과정이 진행되면서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면서 “그동안 언론이나 보수세력이 제기했던 (송교수의) 북한 정치국 후보위원설이나, 남북학술회의가 북한의 지령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이 허위였음이 드러나고 있다”며 재판에 자신감을 보였다.

정 여사는 송교수가 이러한 고초를 겪고 있는 것은 보수언론과 보수정당의 색깔 몰이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주장했다.

정 여사는 “특정 언론이 ‘헌정이래 최대 거물간첩’이라는 선정적 표현으로 진실 규명을 더욱 어렵게 한 것이 사실”이라며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나아가 보수정당들에 대해서도 “구시대의 유물인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는 못할망정, 색깔몰이로 한 인간의 진정성을 무시하고 여론재판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판 진행과정에 대해서도 정 여사는 “이전 공판에서 오길남의 참고인 진술이 비공개로 진행되었고, 14일에 있을 예정인 황장엽의 참고인 진술도 비공개”라며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완전한 공개 재판이 진행되어야 한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 여사는 특히 국가보안법과 관련, “(국가보안법은) 시대에 어긋난 구시대의 유물”이라며 “(정부는) 더 많은 희생자와 양심수를 낳지 않도록 조속히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정 여사는 국가보안법이 한국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독일의 많은 지식인들과 일반 시민들은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여사는 12일 저녁 송교수의 지도교수였던 위르겐 하버마스 교수가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대한민국은 야만스런 국가”라며 “조속히 (송교수와 함께) 독일로 돌아오라”고 전화통화로 권고했다고 밝혔다.

***송교수, 건강 악화, 최근 병원치료 받아**

정 여사는 송 교수 근황과 관련해선, 지난 8일 안양구치소 지정병원인 안양병원에서 병원치료를 받을 정도로 건강이 크게 악화됐다고 전했다. 정여사에 따르면, 송교수는 천식과 고혈압을 지병으로 갖고 있는데 그동안 제 때 치료와 관리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송 교수의 건강악화는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교도소측의 무성의한 처사도 한 몫 했다는 것이 정 여사 지적이다. 정 여사는 “마취에 덜 풀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송 교수에게 수갑을 채우고 포승줄을 묶은 처사는 반인권적일 뿐만 아니라 폭력이다”라며 분노를 숨기지 않기도 했다.

이날 1인 시위에는 송 교수의 장남 송준씨(75년생, 화학박사)도 동행했다.

다음은 정 여사와 기자들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정 여사 일문일답**

문: 1인 시위에 참가한 계기는?
정 여사 : 1인시위를 주관하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의 대표 최창우씨가 공판장에서 제안을 해서 참가하게 되었다. 송 교수도 국가보안법에 의해 이런 고초를 당하는만큼 1인 시위에 동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문: 날씨가 매우 춥다. 1인 시위 참여 각오를 말한다면...
정 여사 : 오늘 체감온도가 영하 15도 안팎이라고 한다. 하지만 송교수가 조국의 냉대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훨씬 심할 것이다. 국가보안법이 폐지되고 양심수가 석방된다면 영하 30도라고 하더라도 24시간 동안 여기서 1인 시위를 할 수 있다.

문: 송교수의 최근 근황은 어떠한가?
정 여사 : 건강이 많이 악화되었다. 지난 목요일 1인시위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갑작스런 병원치료통보로 취소 되었다. 안양구치소가 지정한 안양병원에서 송교수의 내시경 검사가 있었다. 송교수는 평소에 천식, 고혈압 등의 지병을 가지고 있었는데, 구치소 측으로부터 천식발작과 고혈압이 원인으로 보이는 시력저하가 있다고 연락 받았다.

문: 안양병원에서 본 송교수는 어떤 모습이었나?
정 여사 : 병원 측의 부당한 조치로 송교수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오전 11시 30분에 병원에 갔으나, 병원 측은 치료 예정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이미 송교수가 진료실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라고 했다. 어이가 없었다. 진료실도 굳게 닫혀있어서, 송교수를 보기도 힘들었다. 인솔 교도관은 병원도 감옥의 연속이라며, 아무리 접견을 요구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 그럼 송교수를 그날 보지 못했단 말인가?
정 여사: 송교수가 교도소로 이동할 때 볼 수 있었다. 막 마취에 풀린 듯 송교수는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교도관들이 수갑은 물론이고, 포승줄까지 몸을 묶었다. 차가운 날씨에도 얇은 수의를 입고 고무신을 신은 송교수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 몰인정한 교도관들에 대해선 분노가 치밀었다.

문: 지난 일요일 귀국한 것으로 안다. 그간 독일에선 무슨 활동을 하였는가?
정 여사 : 3개월로 제한된 비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독일로 일시 귀국했다. 휴일이 겹쳐서 많은 활동을 하지 못해 안타까웠다. 하지만, 독일 유력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독일 사회에 송교수의 처지와 입장을 전했고, 전 대통령인 바이체크 씨와도 면담했다.

문: 송교수가 심한 고초를 받고 있다. 귀국에 대해 후회는 하지 않는가?
정 여사 : 송교수를 옆에서 수십년 동안 지켜보았다. 송교수의 조국에 대한 사랑과 통일에 대한 염원은 누구보다 잘 안다. 지금은 비록 고초를 겪고 있지만, 그를 통해 이 사회가 좀더 민주화되고, 살기 좋은 국가가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후회 하지 않는다.

문: 국가보안법에 대한 개인적 견해는 무엇인가? 이와 관련해 노무현 정권에 대해 할 말은?
정 여사 : 국가보안법은 시대에 어긋나는 구시대의 유물이다. 법의 존속은 송교수와 같은 양심수를 계속 양산할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희생자가 없도록 조속히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노무현 정권이 소수 정권으로서 국정 수행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더라도, 국가 보안법만큼은 우선적으로 폐지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국가보안법은 민주국가에서 존재할 수 없는 반인권적 악법이다.

문: 언론에 대해서 한 마디 한다면...
정 여사 : 송교수가 이런 고초를 당한 것은 보수언론의 색깔몰이에 기인한 바 크다. “유사이래 최대 거물간첩”이란 제목의 기사는 분명한 예다. 밝혀지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진실인 양 기사화 하는 것은 진실을 감추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음모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송교수의 여러 가지 혐의는 법정에서 허위로 밝혀질 것이다. 얼마전 공판에서 오길남 씨의 진술이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또한 14일 있을 황장엽 씨의 진술도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한다. 정확한 진실이 규명되기 위해서는 모든 재판이 공개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론은 이 부분에 대해 알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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