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가 <디워>를 앞질렀다. 2위였던 영화가 다시 1위로 등극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만큼 두 영화가 엎치락 뒷치락, 현재의 극장가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화려한 휴가>는 개봉 5주째를 넘기면서 전국 66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디워>는 개봉 4주째에 800만 관객을 넘겼다. 두 영화 관객 수를 합치면 거의 1,500만 수준으로 일견 기쁘고 대견한 일이지만 또 그만큼 영화산업내 독점구도가 견고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세상사 모든 것이 일장일단이 있는 법이다. <스타더스트>의 '활약'이 눈에 띈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판타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나오는 배우들 면면의 화려함, 개봉후 입소문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개봉당시에도 영화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이 늦어 손해를 본 작품으로 꼽혔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뒷심을 보이고 있다. 뒷심을 보이길 원했던 작품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있습니까>와 <리턴>같은 영화들이다. 평단에서나 관객들에게서나 평가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흥행운이 뒤따르지 않는다. <화려한 휴가>와 <디워>의 폭발적인 흥행을 배경으로 이런저런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고 너무 볼 작품이 많은 탓에 이 두 영화에게까지는 관객 쏠림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는 힘겹게 100만 관객을 향해 가고 있지만 그 정도 수치로는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인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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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모았던 M&FC의 영화 <두사람이다>는 개봉 일자를 변경하면서까지 흥행 타율을 올리려고 했으나 예상치도 못하게 흥행성적이 좋지 않다. 작품 평가가 다소 엇갈린데다 지나치게 오래 노출된 탓에 관객들이 지레, '본 영화'로 치부한 감이 적지 않다. 마케팅은 그래서 어려운 일이다. 너무 빨리 노출되도, 너무 오래 노출되도 안되는 것이다.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영화다. 무엇보다 공포영화 시즌 끝물로 가고 있다는 점이 <두사람이다>의 흥행실패의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짐작된다. 이번 주부터 9월까지는, 추석 전야 대전투를 대비하는 기간이다. 큰 영화들, 상업적 수익이 크게 기대되는 한국영화들이 모두 9월 20일대에 몰려있다. 오히려 이렇게 태풍전야일 때 수작들이 대거 극장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요즘 극장가를 잘 찾아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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