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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조합원 59.06% "이철 사장 퇴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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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조합원 59.06% "이철 사장 퇴진해야"

예상보다 낮은 찬성률…노사 팽팽한 신경전ㆍ맹비난

철도노조(위원장 엄길용)의 조합원 59.06%가 "이철 코레일 사장이 퇴진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철도노조가 지난 22일부터 사흘 동안 실시한 경영진 퇴진 찬반투표 결과다.

어렵사리 과반수는 넘겼지만 철도노조는 당초 "압도적 가결"을 예상했던 것을 떠올리면 높은 찬성률은 아니다.

하지만 철도노조는 "사측이 유례없이 온갖 선거개입 및 방해 행위를 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과는 이철식 신자유주의 경영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을 확인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반면 코레일은 자체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 "조합원의 23%만 실제 사장 퇴진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더욱이 조합원 3분의 2에도 못 미치는 찬성률로는 오히려 노조 집행부가 퇴진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역공에 나섰다.
▲ 철도노조(위원장 엄길용)가 지난 22일부터 사흘 동안 실시한 경영진 퇴진 찬반투표 결과, 조합원 59.06%가 "이철 코레일 사장이 퇴진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프레시안

이번 투표 결과가 당장 이철 사장의 실질적인 퇴진까지 효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징적인 의미에 그친다. 그러나 공기업에서 최초로 노조가 사장 퇴진을 놓고 찬반투표를 벌여 가결됐다는 것은 이철 사장의 향후 행보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노사 양측의 신경전 및 비난전이 팽팽하다.

과반수는 넘겼지만…
▲ 이번 투표 결과는 당장 이철 사장의 실질적인 퇴진까지 효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는 아니다. 하지만 공기업에서 최초로 노조가 사장 퇴진을 놓고 찬반투표를 벌여 가결됐다는 것은 이철 사장의 향후 행보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프레시안

철도노조가 25일 발표한 투표 결과에 따르면, 전체 2만5143명의 조합원 중 2만2846명이 투표에 참여해 90.86%의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1만3493명이 이철 사장 퇴진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8804명, 기권은 2297명이었고 무효표가 549명이었다. (☞관련 기사 : 철도노조, '사장 퇴진' 조합원 투표 실시키로)

철도노조는 "이런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공격에 대한 반대투쟁, 비정규직 차별시정과 개선투쟁, 해고자 복직과 원상회복투쟁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록 투표자의 과반수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긴 했지만 기대에는 훨씬 못 미쳤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 김형균 교선실장은 26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투표 과정에 사측이 총력을 다해 개입과 방해 행위를 전조직적으로 벌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례 없는 하계 격려금을 지급해 현업 조합원들의 환심을 사려 하고, 하급 관리자부터 지사장까지 '내가 사표를 써야 하니 반대표를 던져달라'고 읍소를 하거나 전 조합원에게 사측이 일괄 이메일을 발송하고, 17개 지사별로 문자 메시지와 전화를 통해 투표를 방해했다"는 것.

김형균 실장은 "더욱이 과거에는 없었던 근무시간 중 투표 금지 방침을 세우고 업무협조에도 응하지 않는 등 공사의 선거 개입이 지나쳤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코레일의 강병수 인사노무실장은 "회사의 입장에서 노조의 사장 퇴진 운동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직원들에게 설명한 것일 뿐 선거 개입이나 방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코레일, 자체 설문조사 결과 발표…"노조 집행부가 퇴진압력 직면할 것"

코레일도 26일 노조의 찬반투표에 맞서 자체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역공에 나섰다. "실제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조차 61.1%가 퇴진 투표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코레일은 투표 다음날인 2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70.7%, 투표 조합원의 61.1%가 "사장 퇴진 투표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820명의 코레일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이 설문조사에서는 투표 참가 조합원의 13.9%가 "이번 투표가 공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코레일은 덧붙였다. 설문조사는 95%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9%포인트였다.

코레일은 "이는 이번 투표가 노조 집행부의 명분 없는 투쟁전략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라며 "철도노조 집행부는 국민의 경영정상화 요구 및 변화와 혁신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거부하고 파업으로 가기 위해 다수의 선량한 조합원을 볼모로 한 극단적 정치투쟁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체 조합원의 23.39%만이 사장 퇴진에 동의"?

코레일이 이날 배표한 보도자료의 제목은 "조합원의 23%만이 실제 사장 퇴진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나"였다. 전날 공개된 철도노조의 찬반투표 결과는 59.06%의 찬성이었다.

코레일은 2차 설문조사에서 "이철 사장 퇴진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을 넣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23.39%라는 수치가 나올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코레일은 "투표결과 찬성률이 59.06%인 점, 투표자의 46.8%가 실제 사장 퇴진보다는 파업으로 가기 위한 동력 확보 차원에서 투표에 참여한 반면, 43.6%가 이에 동의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찬성 조합원 1만3493명의 43.6%인 5882명만이 실제로 사장 퇴진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5882명이 전체 조합원의 23.39%라는 것이다.

이런 논리 전개에는 '철도노조가 사장 퇴진 투표를 강행한 이유가 실제 사장퇴진보다는 파업으로 가기 위한 동력 확보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동의 여부 답변 결과가 반영됐다.

하지만 이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한 조합원이더라도 '투표가 파업으로 가기 위한 동력 확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현을 한 것인지, 사장 퇴진 투표 행위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사 표현을 한 것인지가 분명치 않다는 점에서 23.39%라는 수치의 신뢰도는 의심해볼만 하다.

더욱이 설문조사는 820명을 상대로 한 것이고 철도노조의 찬반투표는 전체 조합원의 90%가 참가한 결과라는 점에서도 '사장 퇴진에 얼마나 찬성했느냐'에 대한 코레일의 '역공'은 다소 궁색해 보인다.

"왜 찬반 여부를 직접 묻지 않았냐"는 질문에 코레일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직접적인 질문이 조합원들을 자극할 우려가 있어서"라고 답했다.

28일부터 임단협 교섭 예정…파업까지 이어질까?

철도노사가 사장 퇴진을 놓고 이처럼 극심한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8일부터 철도노사는 2007년 임단협 교섭을 시작한다.

철도노조 김형균 교선실장은 "이철 사장의 퇴진 운동은 정부의 계획보다 더 나아간 구조조정을 알아서 밀어붙이고 있는 경영진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사표현이 핵심이었고 임단협 교섭은 이와 별개"라고 말했다.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한 압박의 의미가 더 컸던 것으로 임단협 교섭에는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는 말이다.

코레일도 임단협 교섭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가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KTX·새마을호 승무원 및 인력충원, 외주화 등 현안에 대한 특별단체교섭 요구에 코레일은 "이는 임단협 교섭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무난한 임단협 타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형균 실장은 "파업을 상정해 놓고 교섭을 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섭 내용에 진척이 없어 최종 결렬될 경우 대의원대회와 조합원 투표를 거쳐 파업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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