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투구폼이 빠를 뿐 아무 문제가 없다."(황석중 심판위원장 대행)
"그렇게 따지면 문제 안 될 투수 없다."(김경문 두산 감독)
시즌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SK 김성근 감독이 두산 외국인 투수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의 투구폼에 부정투구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황석중 심판위원장 대행은 이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이에 대해 '무대응' 원칙을 내세웠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프로야구가 김성근 감독의 발언 때문에 더욱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리오스·랜들, 보크성 투구폼 부정투구다."
김 감독은 22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전날 던진 리오스의 투구를 직접 재현해 보이며 "타자가 타격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던진다"며 "계속 그런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보크 판정을 받아야 하고 명백한 부정투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김 감독은 21일 경기에서 2회초 박정권 타석 때 심판에게 항의를 했지만 주의해서 지켜보겠다는 대답만 들었을 뿐이다.
김 감독은 "이런 외국인 투수들의 나쁜 습관을 계속 놓아두기 때문에 틈만 나면 그런 변칙적인 모션을 취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보크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나 지침을 심판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라며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규칙위원회에 이 사안을 올려 포스트시즌에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해 문제가 확대될 분위기다.
특히 김 감독은 5회 리오스의 행동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비판했다. "(정근우의 타임아웃 때) 마운드에서 욕을 한 것은 물론 그 상황에서 어떻게 3루로 던질려고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다분히 감정이 섞인 플레이다"며 "한국 선수를 깔보지 않고서야 그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근우도 당시 상황에 대해 "타격자세를 가다듬지도 않았는데 바로 투구를 해서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리오스는 가끔 그럴 때가 있다"며 "말이 안되니 몸으로 그러지 말라고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이날 덕아웃을 방문했던 허구연 MBC 해설위원도 리오스의 투구에 대해 "가끔 애매한 투구 동작을 취할 때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랜들 역시 공을 타자에 보이지 않고 던지는 투구폼이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일단 정지하면 아무런 문제될 것 없다."
이에 대해 황석중 심판위원장 대행은 "규칙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황 심판위원장 대행은 "투수는 세트포지션에서 일단 정지만 하면 된다"며 "리오스가 다른 국내 투수와 비교해 빠른 투구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정지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일단 투수가 시간과는 상관없이 길든 짧든 정지동작을 취하면 보크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황 대행은 "투구 동작의 템포는 상황 혹은 상대 타자에 따라 빠를 수도 있고 늦어질 수도 있다"며 "이는 타자의 타이밍과는 전혀 상관없다. 투수는 당연히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으려고 노력하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리오스의 투구는 심판입장에서 볼 때 규칙에 위반되는 상황이 전혀 아니며 만약 멈추지 않고 던진다고 판단되면 심판이 바로 잡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KBO 규칙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황 대행은 "규칙위원회에 이 안건이 정식으로 올라올 경우에는 분명 정식으로 논의가 될 것이다. 다만 이는 규칙 문제가 아니라 심판의 판정문제다. 다른 구단 감독들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상태고 심판들에게 물어봐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고 강조했다.
◆"대응하지 않는 것이 상책일 것 같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맞받아칠 문제는 아니다. 이에 대해 자꾸 말하면 문제만 커지고 감정만 상할 뿐"이라며 "이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김 감독은 "잘하는 것은 인정하면 될 문젠데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렇게 하나하나 다 따지고 들면 8개 구단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투수가 없을 것"이라고 김성근 감독의 발언에 대해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 김 감독은 "트집을 잡아 프로야구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