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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검증의 가을' 넘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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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명박, '검증의 가을' 넘길 수 있을까?

'맷집론' vs '붕괴론'…'도덕성' 논란의 향후 전망

이명박은 버텨냈다. 당 내 경선이 진행되는 동안 줄줄이 이어진 부동산 비리 의혹, BBK 논란, 위증교사 논란, 차명재산 8000억 원 은닉논란, 서울시장 권한을 이용한 특혜시비 등 각종 '의혹 시리즈'와 한반도 대운하, 신혼부부 집 한 채 등 '부실공약 논란'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후보는 결국 한나라당 경선의 관문을 넘었다.

문제는 본선이다. 과연 '이명박 대세론'은 본선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경선을 통과했음에도 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도덕성 검증'은 과제는 그가 '한나라당 대표선수'로 끝까지 버텨낼수 있을지의 관건이다.

코 앞에 닥친 '검증의 가을'은 최대 고비

경선과정에서 이 후보는 '이명박 의혹 시리즈'를 말끔하게 해결했다고 보기 어렵다. 의혹의 양대 축인 '도곡동 땅'과 'BBK 의혹'은 여전히 검증의 도마 위에 있는 살아 있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명박 후보 측에선 경선 과정 속에서 박근혜 전 대표 측과 주고받은 각종 '검증공방'이 오히려 내성을 키워 줬다는 낙관적인 평가가 나왔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박근혜 전 대표 쪽에서 다양한 메뉴의 의혹을 제기했지만 모두 먹히지 않았다. 물론 범여권의 의혹제기가 얼마나 정교하게 이뤄질지는 변수지만 경선 과정에서 방어하는 입장에 있었던 캠프도, 또 지지자들도 일정하게 면역력을 키웠다고 본다"고 말했다.
▲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 ⓒ프레시안

정치 컨설턴트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도 "이 정도라면 유권자들이 적어도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9월 하순 추석을 전후한 시점은 도덕성 검증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월에는 임시국회가 열린다. 소문만 무성했던 'BBK 의혹'도 면책특권이 주어지는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공식화됐었다. 9월 임시국회라는 '합법적인 폭로의 장'을 통해 범여권이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무차별 검증공세를 펴리라는 것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다.

'도곡동 땅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후보의 큰 형인 상은 씨의 도곡동 땅 지분은 제3자의 것"이라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던 검찰이 추가로 수사결과를 발표할 경우에는 '차명 부동산 은닉의혹'에 다시 기름을 붓는 격이 된다.

BBK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김경준 씨도 오는 9월 귀국해 "이명박 후보가 BBK의 실질적 소유주라는 증거를 밝히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실제로 경선과정 속에서 일정한 내구력을 입증한 이 후보이지만 눈에 보이는 '증거들'과 함께 증폭되는 의혹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굳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경선과정에서 흔들리지 않았던 40대-수도권-화이트칼라 계층은 그러나 어떤 변화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이동하는 계층이기도 하다"면서 "네거티브 학습효과가 앞설지, 의혹제기의 파괴력이 앞설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명박 대세론을 구축해 온 지지율 고공현상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경선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물론 이 후보에게도 기회요인이 있다. 한나라당 최초의 '실질적 경선전'의 관문을 결국 넘었다는 전시효과는 그의 최대 자산이다. 지난 1년 간 국민적 관심은 한나라당 경선에 쏠려 있었다. '전통보수' 박근혜 후보의 끈질긴 추격을 끝내 따돌린 '뒷심'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는 조건은 일단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여권의 상대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만큼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할 수 있는 시기도 두 달 가량 남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분열 가능성 등 '경선 후폭풍'에 대한 봉합과 본격적으로 제기될 의혹에 대한 대응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박성민 대표는 "보수 내부의 개혁의 목소리가 대단히 높다"면서 "앞으로 두 달이 관건이다. 화합과 혁신, 혁신과 화합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는 것이 그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대선까지는 아직 120일이 남아 있다. 분열이든 검증이든 그의 가을이 평화로울 것이라고 보는 시선은 드물다. 막을 내린 한나라당 경선은 대권을 꿈꾸는 그에게 있어서는 도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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