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세 편, 즉 <두 사람이다>와 <죽어도 해피엔딩>, 그리고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가 나란히 개봉하며 무더위를 공포 혹은 웃음으로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세 편 모두 만화 혹은 다른 영화를 원작으로 둔 영화들로, 평론가들은 대체로 <죽어도 해피엔딩>을 가장 지지하고 있지만 관객들이 어느 영화의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두 사람이다> 외의 호러영화로는 <블레어위치> 감독의 차기작으로 외계생명체와의 사투를 그린 <얼터드>, 네트워크 망을 타고 확산되는 저주 바이러스의 공포를 그린 <펄스>, 태국의 전통 연극과 살인사건, 저주의 혼령을 혼합한 태국 호러 <사령 : 리케의 저주>가 대기하고 있다. 코미디로는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심슨 가족>의 극장판인 <심슨 가족, 더 무비>가 개봉한다. 호러영화와 코미디의 홍수 속에서 마이클 윈터보텀 감독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리스트로 오인받고 2년 넘게 감금돼 있던 파키스탄 계 영국 청년들의 실화를 세미-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재현해낸 <관타나모로 가는 길>과 영화를 사랑하며 버스터 키튼과 프랑수아 트뤼포의 팬이라면 무조건 달려가서 볼 수밖에 없는 <애프터 미드나잇>이 단연 눈에 띄는 작품들. 이밖에 <약지의 표본>과 북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대니얼 고든 감독의 다큐멘터리 <푸른 눈의 평양시민> 역시 이번 주에 개봉할 예정이다.
. | 죽어도 해피엔딩 감독 강경훈 주연 예지원, 임원희 |
해외영화제 여우주연상이 확실시된 여배우 지원(예지원)의 집에 그녀에게 청혼하기 위해 네 남자가 모여든다. 하지만 이들은 차례차례 지원의 집에서 사고로 죽고, 지원과 그녀의 매니저 두찬(임원희)은 시체를 처리하느라 동분서주한다. 그러나 그날 밤엔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자꾸 지원의 아파트에 드나들며 이들의 시체처리 노력을 방해한다.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한정된 공간에서 상황이 꼬여가면서 빚어지는 소동극.
. | 두 사람이다 감독 오기환 주연 윤진서, 이기우, 박기웅 |
막내고모가 큰고모를 살해하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 여고생 가인(윤진서)에게도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학교 담임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 함께 운동을 하던 동료마저도 가인을 죽이려 공격을 한다. 자신을 걱정해주는 남자친구 현중(이기우)의 사랑도, 학교 왕따인 석민(박기웅)의 경고도 믿을 수 없게 되면서 공포에 휩싸인다. 강경옥의 동명 원작 만화를 영화로 옮겼다. 귀신이나 초자연적 존재가 아닌, 내 옆의 가까운 '사람'이 가장 무서운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 |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감독 임영성 주연 정준호, 김원희 |
혜주(김원희)와 그녀의 딸 옥희(고은아)가 사는 집의 사랑방에 서울에서 온 손님 덕근(정준호)가 머물게 된다. 혜주는 젊고 잘생긴 서울손님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덕근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손녀를 찾아주면 1억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사랑방에 온 전직 선수 출신인 덕근은 손녀 찾는 일이 꼬이면서 우연히 혜주의 1억짜리 통장을 발견하게 되는데...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현대 배경의 코미디로 각색했다. 원래 8월 8일에서 22일로 개봉일이 변경됐다.
. | 심슨가족, 더 무비 감독 데이빗 실버만 더빙 댄 카스텔라네타, 줄리 캐브너 |
식당에서 우연히 돼지새끼를 집으로 갖고 오게 된 심슨 가족. 그러나 호머가 돼지 변을 무심코 호수에 버린 이후 이들의 마을 스프링필드에는 오염된 호수 때문에 큰 재앙이 몰아닥친다. 미국에서 무려 20년 가까이 큰 인기를 끌며 17시즌째 방영되고 있는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심슨 가족>의 첫 극장용 버전. TV판의 성우들과 제작진이 고스란히 참여한 것은 물론, 감독인 데이빗 실버맨은 TV판 <심슨 가족>의 연출자 중 한 사람이자 영화 <몬스터 주식회사>의 공동감독이기도 하다.
. | 펄스 감독 짐 손제로 주연 크리스틴 벨, 크리스티나 밀리안 |
해킹광인 조쉬가 갑자기 자살한 이후, 이상한 문자메지시를 받은 조쉬의 친구들이 차레로 자살을 한다. 조쉬의 친구이자 역시 메시지를 받은 매티는 조쉬의 컴퓨터를 조사한 끝에 저주의 바이러스가 네트워크를 타고 들어와 조쉬를 자살하게 했음을 알게 되고, 이 바이러스가 네트워크 망을 타고 급속도로 퍼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인터넷과 핸드폰, PDA 등 네트워크 망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일상을 소재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 <회로>를 리메이크했다.
. | 애프터 미드나잇 감독 다비드 페라리오 주연 조르지오 파소티, 프란체스카 이나우디, 파비오 트로이아나 |
토리노의 영화박물관에서 야간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마르티노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아만다를 보기 위해 매일 좋아하지도 않는 프라이드 포테이토를 사러 간다. 어느 날 경찰에게 쫓기던 아만다가 영화박물관으로 숨어 들어오고 마르티노는 그녀를 자정 이후 마법과 같은 영화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러나 아만다에겐 이미 차량절도범인 연인 엔젤이 있는데... 버스터 키튼과 프랑수아 트뤼포를 인용하고 그들의 영화에 오마주를 바치는, 영화광들의 로맨틱 판타지.
. | 관타나모로 가는 길 감독 마이클 윈터보텀, 맷 화이트크로스 주연 리즈 아메드, 스티븐 베킹엄 |
영국 팁톤에 사는 파키스탄 계 청년 아시프는 파키스탄에 사는 소녀와 결혼하기 위해 들러리가 되어줄 친구 루엘, 모니르, 샤피크와 함께 파키스탄에 갔다가 같은 회교도 국가인 아프가니스탄의 사람들을 돕기 위해 국경을 넘는다. 그러나 이들은 미군에게 체포되고 테러리스트로 간주돼 큐바의 관타나모에 있는 수용소까지 끌려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억류된다. 실화를 세미-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재구성한 영화로 2006년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 | 얼터드 감독 에두아르도 산체스 주연 제임스 가먼, 브래드 윌리엄 헹키 |
15년 전 외계생물에 납치됐던 5명의 남자들 중 4명만이 살아 돌아온다. 어느 날 숲속에서 외계생물을 포획한 이들은 이 외계생물을 상대로 자신들의 분노를 발산하려 한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불신이 쌓여가는 가운데 충돌하게 되고 그 사이에 외계생물은 쇠사슬을 풀고 사라지는데... 1999년 <블레어 위치>로 큰 주목을 받았던 에두아르도 산체스 감독의 두 번째 영화.
. | 푸른 눈의 평양 시민 감독 대니얼 고든 |
냉전이 한참임던 1962년, 비무장지대에서 순찰을 돌던 미군 병사 드레스녹이 38선을 넘어 북으로 망명한다. 다른 미군 망명자들과 함께 북한의 말과 글을 배우고 정착하며, 영화배우로 변신해 인기스타로 떠오르기까지 한다. 아직까지 평양에서 살고 있는 그의 진실을 대니얼 고든 감독이 다큐멘터리에 담았다. <천리마 축구단>과 <어떤 나라>에 이은 대니얼 고든 감독의 북한 3부작 중 세번째 영화.
. | 사령(死靈): 리케의 저주 감독 몬톤 아라양쿤 주연 피샤나르트 사카콘, 아파시리 니티폰 |
배우 지망생인 팅은 경찰이 살인사건의 현장을 검증할 때 재연을 맡아줄 배우로 연기수업을 하며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어느 날 미스 유니버스 출신의 여배우 민이 끔찍하게 살해당하고 그 남편이 용의자로 지목된 가운데, 살인사건 현장에서 재연 연기 연습을 하던 팅은 민의 혼령으로부터 남편이 범인이 아니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때부터 팅은 이상한 일들을 겪기 시작한다. 태국 전통의 연극인 '리케'와 살인사건을 적극적으로 결합시켜 만들어낸 태국 호러.
. | 약지의 표본 감독 디안느 베르트랑 주연 올가 큐리렌코, 스티페 에르체그 |
음료공장에서 실수로 약지 끝이 잘리는 사고를 당하고 일을 그만두게 된 이리스는 낯선 항구도시에서 표본실의 조수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표본실 원장으로부터 매일 그 어느 때든 신기로 다짐받고 구두를 선물받은 이후 이리스는 원장에게 급속도로 빠져들고, 잊고싶은 기억을 표본으로 만드는 사람들의 흔적 사이에서 그녀는 자신의 약지를 표본하기로 마음먹는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원작자인 오가와 요코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옮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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