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함께 LKe뱅크 공동대표를 지낸 김경준씨가 BBK 금융사기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후보가 BBK 자금흐름을 몰랐을 리 없다"며 "BBK 투자 유치는 모두 이 후보가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겨레21>이 13일 보도했다.
"나는 이명박 아래에서 일했다"
한국 정부의 범죄인도 청구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씨는 지난 10일(한국시각) 한겨레21과 가진 구치소 구내 전화를 통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김경준 씨는 "(이 후보와 함께 설립한) LKe뱅크는 BBK, 이뱅크증권중계의 지분을 100% 가진 지주회사였다"며 "대표이사(이명박 후보)가 회사 자금이 어떻게 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이 후보는 그동안 "BBK는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한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김 씨는 BBK가 삼성생명, 심텍 등으로부터 수백억 원의 자금을 유치한 것에 대해 "투자 유치는 모두 이명박 후보가 한 것이다. 내가 그 다양한 사람들을 어떻게 알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1999년 한국에서 '살로먼스미스바니'란 미국 투자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때 이 후보의 측근인 김백준 씨가 연락이 와 이 후보와 같이 일하게 됐다. 이 후보와 파트너이긴 하지만 내가 이 후보 아래서 일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김 씨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이 마무리되는 9월이면 한국에 가 검찰에 모든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주가 조작이나 옵셔널벤처스 자금 384억 원 횡령 등 자신의 혐의에 대해선 "어느 것 하나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옵셔널벤처스는 김경준씨가 BBK 자금을 투자해 주가조작을 한 뒤 회사자금을 횡령해 5200여명의 소액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는 회사다.
박근혜측 총공세…이명박측 "김경준은 '김대업'"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BBK 관련 의혹이 재부상하자 박근혜 후보 측 김재원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면 금융사기꾼과 대선후보가 검찰에서 서로 삿대질을 하는 형국이 벌어진다"며 "한나라당 유권자들은 이 점을 걱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 측은 김무성 의원 등 10여 명이 이날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해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수사결과를 한나라당 경선 전에 발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이 후보 측은 "이명박 죽이기를 위한 갖가지 공작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장광근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가 BBK의 사실상 창업주라는 김경준 씨의 발언은 대꾸할 만한 가치도 없는 허구"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김경준이야말로 또 다른 김대업"이라며 "우리는 그가 국내에 들어와 BBK 관련 의혹을 낱낱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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