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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자 가족들 "미국 정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국제사회를 향한 호소문' 발표…"무력 사용 안돼"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의해 억류 중인 피랍자의 가족들이 31일 오후 '국제사회를 향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우리 정부가 아프간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단에 한계가 있다"는 청와대의 발표 직후 나온 호소문으로, 피랍자 가족들은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길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가족들은 호소문을 통해 "몇 시간 전 청와대는 '이 문제는 우리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아프간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단에는 한계가 있습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는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가족들은 믿고 있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다만 "우리 정부도 노력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하루속히 평화적으로 해결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국민 여러분의 지지를 호소한다"며 "특히 가족들은 미국이 21명의 무고한 생명을 구해주기 위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해 인도적인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길 호소한다"고 밝혔다.
▲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심성민씨가 한국인 추가 피살자로 밝혀진 가운데 31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의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에서 피랍자 가족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납치세력이 요구하고 있는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대한 권한이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있지만, 사실상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미국 정부라고 판단한 것이다.

현지에서 들려오는 교전 소식이나 무력을 이용한 피랍자 구출작전에 대한 소문도 가족들을 불안케 했다.

가족들은 호소문에서 "아프가니스탄의 교전 소식과 무력 진압 가능성 관련 소식에 대해 인질들의 생사와 관련해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평화적이고 인도적인 방법으로 남은 21명의 조속한 무사귀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세계인들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피랍자인 이선영(37. 여) 씨의 어머니인 김경자 씨가 대표로 호소문을 낭독했고, 김 씨가 호소문을 낭독하는 동안 기자회견에 참석한 24명의 피랍자 가족들 대부분이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은 미국 대사관과 접촉해 호소문을 전달할 의향이 있다고 말하는 등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서라면 미국 정부와 직접 접촉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가족들의 기자회견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내일로 예고된 협상시한(한국시각 오후 4시30분)에 더 이상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책을 강구하기로 안보정책 조정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납치세력들이 말하는 협상시한을 중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이다.
23명의 피랍된 봉사단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를 비롯한 여러 관계자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로서 23명의 봉사단 피랍된 지 13일째 됐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대한민국 정부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 도와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루 속히 피를 말리는 이 시간을 꼭 돌아오리라는 믿음으로 버텨왔습니다. 지금도 믿음이 변하지 않았지만 배 목사님에 이어 심성민 씨까지 희생당해 가족들 마음의 고통과 불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제 남은 21명조차 살 수 있을 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희망을 품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세상에 어느 부모가 눈앞에서 사랑하는 자식이 죽어가는 데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종교 이념 국가 문제도 아니며 가족들의 소중한 생명이 걸린 것입니다. 우리 가족들은 더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몇 시간 전 청와대는 이 문제는 우리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아프간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단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은 여전히 한결같은 희망과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들은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가족들은 믿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노력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하루속히 평화적으로 해결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국민여러분의 지지를 호소합니다.

특히 가족들은 미국이 21명의 무고한 생명을 구해주기 위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해 인도적인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호소합니다. 여전히 우리는 국제 사회가 이번 피랍 사태에 대해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억류된 21명의 가족들은 무사귀환을 위해 전세계인들의 협조를 호소합니다. 또한 가족들은 아프가니스탄의 교전 소식과 무력 진압 가능성 관련 소식에 대해 인질들의 생사와 관련해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평화적이고 인도적인 방법으로 남은 21명의 조속한 무사귀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세계인들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합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피랍가족 모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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