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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어물쩍 넘어가려 하지 말라"

시민단체, 일제히 한나라당 비난 성명ㆍ집회

한나라당이 2002년 대선을 앞두고 SK그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백억원을 수수한 사실이 밝혀지자 경실련등 시민단체와 진보정당은 일제히 이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쓴 정치자금의 규모와 용처를 밝힐 것을 요구하는 집회도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경실련 "최대표가 추태를 보이고 있다"**

경실련은 23일 성명에서 "한나라당은 검찰이 최돈웅 의원의 SK비자금 1백억 수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자 이를 야당 탄압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다가 최돈웅 의원이 이를 시인하자 최병렬 대표가 대변인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추태를 보이고 있다"며 "사안의 심각성에 비추어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여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 넘어가고자 하는 것은 정치권의 전형적인 구태를 다시 보여 주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실련은 "만약 한나라 당이 국민들에게 진정 사과할 마음이 있다면 먼저 SK비자금 1백억에 대한 용처를 포함하여 대선 자금 수수내역, 기부자 명단, 지출 내역 등을 모두 공개하고 국민들에게 사죄한 후에 국민들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전면적인 대선 자금 공개 없이 이전에 해 왔던 것처럼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대충 넘어 가려 한다면 또 한번의 국민 사기 극을 연출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경실련은 특히 "국민들은 지난 민주당 대선 자금 추문과 최도술 씨의 SK비자금 11억 수수 사건과 관련하여 최병렬 대표가 '불법 대선 자금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계속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면 국민들의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야당임을 핑계로 공개를 거부하거나 합리화하는 행위는 논리적 설득력이 없으며, 국민들은 여·야 모두 불법정치자금 수수관행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원내 제1당인 한나라 당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노당, "한나라당은 부패원조당"**

민주노동당도 22일 성명을 내고 "야당 탄압이라며 검찰에 반발했던 한나라당의 '철면피' 행태에는 개탄하는 것조차 시간낭비이며, 최도술씨 비리 사건의 특검 주장까지 했던 한나라당에게는 '똥묻은 개'라는 이름조차 무색하다"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민노당 역시 "부패원조당으로서의 책임의식조차 없이 형식적인 사과만으로 이 사실을 덮으려 한다면,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최돈웅 의원은 자금의 사용처를 밝혀야 하고 한나라당은 대선자금의 전모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집회도 잇따라 열려**

한나라당의 행태를 비판하는 집회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전국 2백7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연대'(약칭 '정치개혁연대')는 23일 낮 12시 여의도에서 ' 최돈웅 의원 SK비자금 100억 수수 규탄 및 불법 선거자금 공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서 '정치개혁연대'는 한나라당은 총선자금, 대선자금 등 불법 선거자금의 실상을 공개하고 국민 앞에 사죄할 것을 요구하고 정치부패 척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국회입법에 앞장설 것을 촉구하고 시민사회와 국회의원이 동수로 참여하는 정치적 합의기구 형태의 '범국민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시급히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집회에서 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한나라당의 선거 자금을 낱낱이 공개할 것을 촉구하는 대표연설을 했고 22일 '한나라당은 부끄러운 줄 알라'는 직선적인 성명을 냈던 참여연대의 김기식 사무처장은 "정치권이 정치개혁연대의 요구를 어길 때 11월 시민사회의 비상한 행동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을 주축으로 한 '정치개혁국민행동' 소속의 65개 시민단체도 23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정치자금의 투명화와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별도의 집회를 갖고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친다면 먼저 대선자금의 전모와 그 용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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