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가 19일 검증청문회에서 자신의 '서초동 땅'에 대해 현대건설이 특별보너스로 사준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 거짓말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향신문>은 20일 현대건설 퇴직 임직원들의 모임인 '현대건우회' 우한영 사무총장(60)이 "급여로 땅을 주는 회사가 어디 있나"며 "서초동 땅은 이 후보 개인이 산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보도했다.
이 후보는 서초동 1717의 1(1082㎡) 땅을 77년 10월17일에, 서초동 1709의 4(1245㎡)와 1718의 1, 1718의 2(1554㎡) 등 3필지를 같은 해 10월20일에 각각 자신의 명의로 매입했다. 이후보 명의의 서초동 땅은 4필지 총 3881㎡(1174평)이다. 매입을 전후해 이 일대는 대법원과 서울지검·고검 이전을 골자로 한 도시계획이 발표돼 지가가 크게 상승했다.
이 후보는 서초동 땅 4필지 중 두 곳을 1993년 국회의원 재산공개를 앞두고 당시 공시지가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으로 처분하기도 했다.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는 19일 검증청문회가 끝난 뒤, 입을 모아 "사실만을 말했다"고 거듭 강조했었다.
"서초동 땅, 정주영 회장이 특별보너스로 준 것"
이 후보는 19일 한나라당 검증청문회에서 "현대건설이 중동에서 대형공사를 수주해서 정주영 회장이 간부들에게 특별 보너스를 줬다"며 "정택규 관재이사가 내 방에 와서 정주영 회장 지시라며 '통장을 은행에 맡기면 인플레라 가치가 없으니 살림을 대신 맡아주라'는 명령을 받고 왔다고 했다. 정 이사는 회사가 관리하다 나중에 값이 오른 뒤 팔아서 통장에 돈을 넣어 돌려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 땅에는 관심없었다. 정 이사가 땅을 매입해 관리하다가 통장 대신 땅 문서로 돌려주게 됐다는 확인서를 써놓은 바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또 "(개인 땅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89년에 전 재산을 국세청이 전부 조사한 적이 있다. 그때 개인 땅이라는 것을 알았고 토지 이용을 위해 (한 필지를 더) 샀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언급한 정택규 (총무)이사는 지난 4월 사망했다.
"서초동 땅, 이명박 개인이 산 것"
그러나 이 후보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건우회 우한영 사무총장은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회사가 이명박 사장의 부동산에 도움을 준 것은 논현동 땅에 집을 지어준 것밖에 없다"고 이 후보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우 총장은 "임원들이 땅을 가지고 있으면 거기에 집을 지어주기는 했다. 이런 식으로 혜택을 받은 사람이 4~5명 정도 된다"며 "그러나 특별상여금으로 현물을 준 적은 없다. 다 현금으로 줬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현대건설은 서초동에 땅을 갖고 있지 않았다"며 "서초동 땅은 이후보가 개인적으로 산 것이다. 땅을 살 수 있는 (재정적) 능력은 됐다. 당시에는 중동공사가 피크였을 때다. 보너스도 많이 주던 시기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 총장은 이 후보가 1977년 현대건설 사장 재직시절 인사부 급여담당 차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97년 현대건설 인사·구매·개발담당 이사로 퇴직했다고 <경향신문>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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