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영화사 가운데 하나로 손꼽혀 온 'MK픽쳐스'의 공동 경영진 강제규, 이은, 심재명 씨 등이 최근 강원방송에 개인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MK픽쳐스'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만든 강제규 감독과 <접속>, <공동경비구역JSA>, <바람난 가족> 등 히트작을 양산한 이은·심재명 부부 프로듀서가 공동으로 경영했던 영화사. 강제규 감독 등 세 사람은 자신들의 주식 지분을 약 150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MK픽쳐스'는 지난 2004년 강제규 감독의 영화사 '강제규필름'과 이은·심재명 부부의 영화사 '명필름'이 합병한 후 '세신버팔로'라는 이름의 공구회사를 통해 우회상장에 성공, 설립된 영화사. 'MK픽쳐스'를 신호탄으로 국내 영화계에 일대 우회상장 붐이 일었으나 예견했던 대로 이 회사는 상장 이후 계속되는 수익률 저하로 결국 주식시장에서 자진 철수하게 됐다. 우회상장 붐이 일 당시 영화계 일각에서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기 어려운 영화사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궁극적으로는 주식시장에서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어쨌든 'MK픽쳐스'가 이제는 거꾸로 그동안 우회상장을 했던 영화사들로 하여금 지분 매각을 통한 주식시장 철수 붐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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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매각에도 불구하고 'MK픽쳐스'는 당분간 강제규,이은,심재명 공동경영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규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할리우드에서의 영화연출을 준비중이며 이은, 심재명 프로듀서는 신작 <소년은 울지 않는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세 공동대표가 영화제작에 필요한 자본 조달을 위한 것이었다면 굳이 개인지분을 매각할 필요가 있었느냐고 비판하고 있다. 회사의 부실화로 인한 손해는 주식시장을 통해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전가되는 현실에서 세 사람만큼은 결국 개인 주식 매각을 통해 이익을 본 것이 아니냐는 것. 보다 책임있는 경영을 위해서는 매각보다는 투자유치에 힘을 쏟았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강제규 등 세 사람의 행보가 어떻게 이어질지 영화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약 이들이 일정 기간 후 'MK픽쳐스'를 나와 완전히 독립을 시도할 경우 회사를 매각한 동기의 순수성이 의심받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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