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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저널? 참 시사저널? 새 매체 기대하세요"

전직 <시사저널> 기자들 새 매체 창간 선포

"제호를 고민하신다고 들었는데, <삼성저널>은 어떨까요? 삼성의 모든 것을 계속 보도해서 자유 언론을 쟁취하시길 바랍니다."

지난달 26일 6개월여간의 파업 끝에 사측과 결별을 선언한 전직 <시사저널> 기자들이 '참언론실천시사기자단'이라는 이름으로 새 매체 창간을 선포했다. 2일 저녁 서울 목동 방송회관 방송노조협의회 사무실에서 열린 '시사기자단' 출범식에서는 각계인사들의 축사 및 격려의 말이 쏟아졌다.

<시사저널> 기자들이 '참언론실천시사기자단'이라는 긴 이름의 기자단으로 다시 뭉친 것은 지난해 6월 삼성 관련 기사 삭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던 <시사저널> 사태 때문이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이들은 오는 9월 중 창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새 매체가 '독립언론'의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9월 중 주간지 창간 목표…매체 제호 공모도

지난달 26일 사측과 결별을 선언한 <시사저널> 기자는 총 22명. 이들 가운데 대다수가 새로운 매체를 만드는 데 참여하고 있다.

새 매체는 주간지 형태로 꾸려질 예정이며 9월 중 창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7월말 투자자 모임을 꾸리고 8월 중순 주주 간 협약을 통해 법인 및 매체 등록을 할 계획이다. 자본금은 20~30억 원으로 설정한 상태며 소액투자자 모집을 비롯해 기자들이 퇴직금을 출자해 사원주주 그룹을 꾸릴 예정이다.

현재 '시사기자단'은 정기구독을 예약하는 구독약정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매체 창간이 확정되면 이를 정기 구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새 매체 제호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현재 시사기자단 사이트(www.sisaj.com)를 통해 공모하고 있다.

"우직함 어여삐 여기는 독자의 힘으로 현장에 갈 것"
▲ 2일 열린 '시사기자단' 출범식 및 새 매체 창간 선포식에서 고사를 낭독하고 있는 문정우 '시사기자단' 단장 ⓒ프레시안

'시사기자단'은 "새로운 매체는 기존 <시사저널>과 같으면서도 크게 다를 것"이라며 "사실과 진실을 좇는 <시사저널>의 정통성은 계승하되, 시대 변화를 담는 뉴미디어를 창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의 핵심 자산은 짧게는 7년, 길게는 25년 경력의 전문 저널리스트들"이라며 "새 매체가 전문보도, 탐사보도의 새로운 전형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아닌 것은 아니라고 외쳤던 양심의 힘으로, 그 우직함을 어여삐 여기는 독자의 힘으로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며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고진화 한나라당 의원과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을 비롯해 김훈 전 <시사저널> 편집장,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등 사태 발생 이후 꾸려졌던 독자모임인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회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심상정 의원은 축사를 통해 "시작은 소박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고 믿는다"며 "시사기자단 기자들이 가는 길은 대한민국 언론의 새 역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출범식 이후 기자들이 '시사기자단'의 문정우 단장 및 장영희 부단장과 나눈 일문일답.

- 창간 시기가 '9월 중'이라는데 다소 촉박하게 보인다.

"12월 대선 전에 본격적인 활동을 해야겠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실 지금쯤 정치부 기자들을 말할 것도 없고 현장에 나가 열심히 뛰어야 할 시기다. 하루라도 더 빨리 매체를 꾸려 현장에 나가야 한다는 판단이다.

- 새 매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구상은?

"18년의 낡은 틀을 깨고 시대 변화를 담을 수 있는 콘텐츠 전반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연구팀이 열심히 새 매체의 틀을 연구 중이다.

온라인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우리의 과제다. 사실 그간 <시사저널>은 온라인에서 가장 불친절한 매체였다. 새 매체의 온라인은 종이매체와는 또 다른 매체가 될 것이다."

- 새 매체에 투자 의향을 보인 투자자들은?

"여러 기업들이 투자의향을 보이고 있지만 법적 요건과 절차를 마무리하기 전까지 공개할 수 없음을 양해해달라. 신 매체에만 투자하기를 원하는 분도 있고 '시사저널'이라는 브랜드까지 가져가길 원하는 분이 있어서 회사와 협상해야 한다."

- 인쇄 매체가 사실 위기에 처해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새 매체 창간에 대한 가장 큰 우려이기도 하다.

"시사저널 경영진과 교섭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우리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좋은 기사를 내길 바란 반면 경영진은 적은 인원과 돈을 투자해 많은 이익을 내길 바랬다는 것이다. 우리는 새 매체를 통해 가능하면 다른 데서 보기 힘들었던 기사를 제공하고 싶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이미 좀더 (이슈에) 깊이 들어가는 매체에 강점이 있다고 본다.

또 1년간 기자들이 싸우며 얻은 소득은 독자들의 존재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분들을 통해 여전히 시사지에 대한 기대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독자들이 어떤 기사를 기억하는지 많이 대화를 했고 거기에서 힌트를 얻었다. 저희는 좋은 시사지를 원하는 독자들이 꽤 있다고 보며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사실 시사저널은 파업 전까지 적자를 낸 적이 없었다."

- 회사도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졌었는데.

"그 상황은 잘 모르겠다. 사측은 공식적으로 매각 시도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회계법인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사측이 자료를 제공했던 것이 사실로 나타났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성공할 수록 저쪽의 브랜드 가치는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반면 시사저널 사측은 '무슨 수로 기자들이 성공하겠나'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 회사와의 협상이 끝나지 않았다는데, 언제쯤 마무리될 예정인지?

"지금도 금창태 사장은 소송에서 줄줄이 패소하고 있지만 아직 고소고발이 남아있는 분들이 있다. 시사저널 사측은 기자 8명(노조 집행부 7명과 평기자 1인)을 포함해 시사저널 독자들을 고소고발한 상태다. 이들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기자들의 퇴직금 문제도 남아있다.

이런 조건들을 내걸면서 깨끗하게 결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사측은 결별 선언 이후 처음 한번 만나고 연락을 안 주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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