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미각의 소유자답게 프랑스 최고급 식당의 요리사를 꿈꾸는 시궁창 쥐 한마리가 로스앤젤레스의 백전노장 형사와의 싸움에서 이겼다. 디지털애니메이션의 명가 픽사가 디즈니와 손잡고 만든 8번째 장편 <라따뚜이>가 12년만에 돌아온 <다이하드 4>를 누르고 6월 마지막주(6월 29~7월 1일) 북미 박스오피스의 정상을 차지한 것. " 대중예술로서 흠잡을데없는 작품"이란 뉴욕타임스의 극찬에 가까운 평에 힘입어 좋은 개봉 성적이 예상되긴 했으나, 액션물 <다이하드4>를 1000만 달러 이상 따돌리며 선전한 것은 다소 의외다. 3940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첫주말 3일간 4722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라따뚜이'란 '쥐(rat)'과 '휘젖다(touille)'의 합성어. 2위 <다이하드4>는 3408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3315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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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따뚜이 ⓒ프레시안무비 |
<라따뚜이>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픽사의 다른 흥행작들과 비교하면 저조한 개봉성적이라고 할 수있다. <토이스토리 2><니모를 찾아서><카>등은 개봉 첫주말에만 5740~7000만달러의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배급사인 부에나비스타(디즈니)측은 앞의 3작품이 개봉됐을 당시와 비교했을 때 , 올해 여름시장은 훨씬 더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에서 <라따뚜이>의 개봉성적에 비교적 만족을 나타내고 있다. 더구나 미국독립기념일(7월 4일) 휴일이 끼어있는 7월 첫째주엔 입소문에 힘입어 흥행바람이 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라따뚜이>와 <다이하드4> 이외에 6월 마지막 주말 박스오피스 상위 10위권에 새로 집입한 영화는 9위 <시코>와 10위 <이브닝>이다. 마이클 무어감독의 <시코>는 개봉 2주차에 441개 스크린에서 확대개봉돼 45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무어감독의 전작인 <화씨 911>이 개봉 첫주말에 2390만달러의 흥행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1/5에 불과한 성적이다. 하지만 제작사인 와인스타인 컴패니측은 미국 의료체제의 문제점을 고발한 이 다큐멘터리가 사회적인 관심사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장기흥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브닝>은 메릴 스트립, 글렌 크로스,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등 연기파 여배우들이 총출동하는 가족 드라마다. 한편 한주전 박스오피스 1위였던 <에반 올마이티>는 2주차 흥행성적이 51.6%나 하락해 3위로 밀려났다. 박스오피스 상위 12편의 흥행수입은 1억 4670만달러. 4주 연속 하락하다가 5주째에 겨우 2%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 영화업계 일각에서는 당초 기대작이었던 <에반 올마이티>와 <오션스 13>의 부진으로 인해, 올 여름 할리우드가 사상최대의 흥행 기록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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