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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 색깔공세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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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국언론, 색깔공세 멈춰라"

이종수 KBS 이사장, 언론의 송두율 보도 비판

이종수 KBS 이사장이 자신이 송두율 교수의 입국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기존언론의 보도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이 이사장은 5일 광주대학교 언론홍보 대학원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송두율 교수 입국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6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일부 언론에서는 송 교수를 귀국시키는 데 KBS 이사장인 내가 발 벗고 나선 것처럼 보도를 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일부에서 '기획입국' 운운하며 마치 나와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 사이에 송두율 교수 부분과 관련, 모종의 '의혹'이 있는 것처럼 부풀리고 있으나, 이는 공영방송의 메커니즘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프로그램 제작은 제작진의 고유권한으로 KBS 집행기관조차도 관여하지 않는다”며 “특히 KBS이사회는 큰 틀 속에서 정책 기획 및 진행에 관한 보고를 받고 의결하는 기관이므로 이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KBS 내의 어떤 인사와도 사전에 협의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요청에 의해 기념사업회 나병식 상임이사, 박호성 서강대 교수 등과 동행해 송두율 교수를 만나러 베를린에 다녀온 이유에 대해 "오랜 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할 당시, 해외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내용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경험이 있기에 외로운 삶을 살고 있는 한 옛 동료를 외면할 수 없었고, 또 비교적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나 자신을 돌이켜 볼 때 미안한 생각도 들어 인간적 차원에서 동행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민주사회와 통일의 한 길에서 모범이 될 한국언론과 성숙한 정치권을 희망한다"며 최근 송두율 교수를 둘러싼 '색깔논쟁'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다음은 이 이사장의 반박문 전문이다.

***송두율 교수의 입국과 관련한 나의 입장**

송두율 교수의 초청을 둘러싸고 일고 있는 나와 관련한 일부 억측에 대해 해명하고자 합니다. 나의 방독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요청에 의해 송두율씨의 지인 자격으로 이루어졌습니다.

***1. 송 교수의 귀국 추진 배경**

나는 지난 8월 26일부터 1주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의 요청에 의해 기념사업회 나병식 상임이사 그리고 박호성 서강대 교수와 함께 통일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 다녀왔습니다. 우리들은 베를린에 살고 있는 송 교수를 만나 귀국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송 교수를 귀국시키는 데 KBS 이사장이 '발 벗고' 뛴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송 교수의 초청에 관한 일체의 프로그램은 기념사업회에서 만들었습니다. 나는 송 교수와 오랜 지인 관계임을 감안, 나병식 상임이사의 요청에 의해 KBS 이사장 자격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단순히 동행한 데 불과 합니다. 그리고 베를린에 머무는 동안 단 한시도 개인행동을 한 적이 없습니다.

나는 오랜 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할 당시, 해외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내용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나는 외로운 삶을 살고 있는 한 옛 동료를 외면할 수 없었고, 또 비교적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나 자신을 돌이켜 볼 때 미안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해외에서 오래 살아본 사람은 고독이 얼마나 무서운가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당시 인간적 차원에서 동행했음을 거듭 강조합니다.

어쩌면 방독에서 동행을 요청한 나병식 이사의 의도도 여기에 있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즉, 송 교수의 옛 동료 중 한사람이 귀국하여 잘 지내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였다고 봅니다.

***2.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갔나**

다음으로 송 교수가 앞으로 한국문제를 논할 때 한국사회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송 교수는 이미 귀국의사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정황을 감안할 때 송 교수의 귀국에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우리들은 수차에 걸쳐 송 교수를 부인과 함께 만났습니다.

그리고 송 교수 스스로가 상황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국내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나는 나의 경험으로 비춰보아 해외인사들에 대해 일부에서 잘못 알려진 것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거리낄 게 없다면 들어와도 좋다는 의사를 표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어디까지나 초청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주로 경청하는 입장이었습니다. 9월 1일 송 교수가 귀국을 결정한 후 밝은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3. 「민주사회건설협의회(민건회)」에 대하여**

「민건회(Forum fuer Demokratie in korea e.V.)」는 1974년 유신 독재에 항거하여 독일에서 결성, 법원에 등록된 '사단법인'체입니다. 민건회는 당시 유학생 및 종교인, 광부, 간호사 등 독일사회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동참한 연합체라 할 수 있습니다.

민건회는 5.18 진상규명과 구속자 구명운동에 참여했으며 그리고 군부독재하에서 고통을 당하던 김대중, 김지하 등 고난당하는 민주 인사들의 구명운동에 동참했습니다. 민건회는 1987년 '6.29 선언 이후' 한국의 민주화와 함께 사실상 활동이 중지된 상태입니다.

***4. 송두율 교수와의 인연**

송 교수와는 1974년에 처음 만났습니다. 1970년 대 말 송 교수가 베를린 자유대학 아시스텐트로 오며 제가 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던 관계로 자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1989년 제가 귀국한 이래 가끔 안부나 전해들을 뿐 사실상 특별한 왕래는 없었습니다. 지난 9월 22일 송 교수가 귀국한 이후에도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갖지는 못했습니다. 그의 모습을 매스컴을 통해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습니다. 하루 속히 진실이 밝혀지길 바랍니다.

***5. KBS 1TV 프로그램 '한국 사회를 말한다'에 관하여**

일부에서 '기획입국'운운하며 마치 저와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 사이에 송두율 교수 부분과 관련, 모종의 '의혹'이 있는 것처럼 부풀리고 있으나, 이는 공영방송의 메커니즘을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프로그램 제작은 제작진의 고유권한으로 KBS 집행기관조차도 관여하지 않습니다. 특히 제가 이사장으로 있는 KBS이사회는 큰 틀 속에서 정책 기획 및 진행에 관한 보고를 받고 의결하는 기관입니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KBS내 어떤 인사와도 사전에 협의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아울러 '한국 사회를 말한다' 제작진과 독일에서 만난적도 없습니다. 실제 제작진이 누군지 조차 모릅니다.

그리고 제가 이 프로에 출연한 것은 해외에서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경험을 가진 사람의 자격으로 인터뷰 요청에 응한 것입니다. 이러한 저의 발언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질 경우, 공인으로써 합당한 책임을 지겠습니다.

***6. 한국언론의 성숙함을 기대하며**

그 누구도 독일 통일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신뢰 위에 서 있던 정직한 언론과 건강한 정치권을 기억하게 됩니다. 민주사회와 통일의 한 길에서 모범이 될 한국언론, 성숙한 정치권을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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